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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여중생을 더 힘들게 하는 사람들........

안혜령 |2007.06.18 16:36
조회 43,687 |추천 431

지난 토요일 저녁.

택시를 잡았습니다.

라디오에서 뉴스가 나오더군요. 밀양 여중생 사건, 3년 후 요즘의 이야기에 대해서요.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만 남았다는 보도는 그날 아침에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었지만

들을 때마다 가슴이 떨리고, 분노가 치밀었더랬습니다.

그 순간도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사 아저씨가.

 

 

사실 그거, 그 여자애가 이상한 거라고.

싫으면 싫다 하면 될 일이지

즐긴 거 아니냐고...

 

 

무서웠습니다.

세상에 아직도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더군요.

이렇게 무섭고 차가운 세상의 편견에 그 아이 홀로 맞서야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중학생 여자애가, 마흔 명의 남자애에게 집단으로 성폭행을 당하는데

그게 싫다며 손사래치고, 반항한다고 되는 일일까요.

무수한 짐승들에게 짓밟혀지면서, 단 한 순간이라도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을까요.

제 성격을 보아 싸움 한 번 커지면 겉잡을 수 없을 거라 판단한 신랑의 만류에

한 마디 쏘아붙여주고는 더 말을 하지 못했지만

내리고 나서는 마음이 너무 아파,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불쾌하고 억울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미웠습니다.

이렇게 답답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그저 몇몇일 뿐이라고 애써 달래는 신랑이 안쓰러워 그치긴 했지만

그건 너무 미약한 자위.

저리도 확고한 신념을 가진 어른들이 아이들의 그 상처에 뿌릴 소금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남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볼 줄 아는 마음이 그리도 가지기 힘든 걸까요.

아픈 일을 당한 사람의 등을 따스하게 다독거릴 줄 아는 세상을 꿈꾸기가 이리도 어려운 걸까요.

이상향은 한낱 나만의 꿈일 뿐이라는 잔혹한 현실에

오늘도 새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저, 내가 너와 함께 울어줄께라는

소용 닿지 않을 마음 속 외침이 전부네요.

 

 

 

==

덧글 1.

많은 분들이 함께 분노해주심에 위안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덧글 2.

유료글꼴로 올라간 걸 확인하지 못했네요.

(글 막 올렸을 땐 그냥 이 글씨체로 보였어서..)

급히 수정합니다.

충고해주신 님, 고맙습니다.

 

덧글 3.

리플을 읽다보니, 이런 글 역시 또다른 상처가 될 거니 자제해달라는 말이 있더군요.

네, 옳아요. 저도 그래서 다시 이 문제를 끄집어 낸 모 방송사에게 눈을 흘겼더랬습니다.

가해자들이 솜방망이처벌을 받고 나왔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마음으로라도 피해자를 응원하고 있을 거라고 믿었으니까요.

하지만 너무도 당연한 듯이 말하는 저 아저씨를 만나고는 마음이 바뀌었어요.

이 글로 인해 피해자가 또다른 상처를 받는다면 정말 저도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3년 전처럼 또 흐지부지 넘어간다면 더 큰 상처로 남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저 나름으로도 많이 고민하고 올린 글이니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추천수431
반대수0
베플진은주|2007.06.19 00:31
제일 열받는건 반항 하지그랬냐..네가 힘껏 하지 않아서다 라는 법원 판결.. 법원은 반항하다 41명에게 구타당해 죽은 여중생의 시체를 보고싶었나보다. 죽지않고 살아서 고소한다고 물먹이는 법원. 검사 판사 경찰 다 남자였다는데. 현대판 위안부다. 내몰은 것은 여자들을 지키지 못한 힘없는 남자였으면서 다 여자가 잘못되서 즐겨서..? 위안부들에게 즐긴다는 말이 가당키나 한것인가. 여중생에게 꽃뱀이라하면 비난하는 여론과 무엇이 다른가. 그 여자애도 화냥...X인냐? 그러니까 가해자들이 그 여자애탓이라며 정당화시키고있는거다. 교육시킬껄 시켜야지.. 너희집가족이 당해봐라. 보상금뜯는 꽃뱀이란 소리함 들어봐라. 사람일 모르는거다. 네희들이 키운 성폭행범들에게 너희가족이 당하길 빈다. 그때나 여자애가 즐겼다는 말을 써라. 힘껏반항하지 못했다고 탓해라. 그럼 너희 판결을 인정하마.
베플김경욱|2007.06.18 23:31
장애인 시며느리 수 년간 성폭행해온 시아버지는 징역 2년 6개월 형. 강남 부잣집 따님 성폭행한 남자는 무려 징역 10년 형. 이 나라 웃기는 사법행태만 봐도 치가 떨린다. 이 나라 돈많은 인간들이 펼치는 머니코미디도 이젠 지겹다. 이런 상황일수록 더욱 올바른 사회 인식을 가지고 더 나은 세계를 향해 노력해야할 소시민들마저도 이모양 이꼴이면 이 나라 사회는 도대체 무슨 힘으로 진보한단 말인가. 정말 대한민국 만세다. 불의에 진정으로 개탄할 줄 모르는 그들의 어리석음에 건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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