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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 가장 아프고도 아름다웠던 그 여름

박진홍 |2007.06.19 17:03
조회 47 |추천 2

이 그림은 실제 장면에 나오는 건 아니고 이미지 컷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기 좋지 아니한가. 실제로 이렇듯 한가하게 여유를 즐긴 둘만의 시간이란 건 없었으니...


간만에 내 감성을 촉촉히 적셔주는 영화를 만났다

이 영화를 개봉 당시에 왜 보지 못했나에 대한 기억은 없다

사는 것이야 뭐 늘 바쁜거니까...

사실 이병헌과 수애라는 캐스팅만 보더라도 충분히 끌리는 작품이니까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라면 이 영화는 나를 세번 울렸다

그것도 아주 펑펑 울게 만들었다

워낙에 내가 울보인 천성 탓이 큰 거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특히나 고문 후에 대면한 둘이 서로를 부정하다가 헤어지는 장면,

거기서 이병헌이 돌아 서서 아아악 소리를 내며 달려 가 수애를 끌어 안는

그 장면에서 나는 끅끅 소리내며 울어 버렸다...

 

참 혹 이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피하고픈 분들은 지금 당장 이 창을 닫아 주시라

줄거리 빼고서 뭔 얘기를 할 재주가 내겐 없다


저명한 학자이자 교수 윤석영(이병헌)은 우연한 기회에 TV프로그램과 인연이 되어

그의 잃어 버린 첫사랑을 찾아 나서게 된다

아주 폐쇄적인 삶을 살아 온 듯한  이 노교수에게 첫사랑의 기억은 과연 얼마나 소중한 기억이길래?

그렇게 과거로의 여행은 시작된다


1969년 여름

그렇다면 내겐 태어난 지 이태되는 해가 되는데 이건 뭐 영화와 무관하다

늘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하는 집에서 벗어나고자 석영은 막연히 동아리의 농촌활동 그룹을 따라 떠난다

거기에서 만나게 되는 운명의 여인


서정인(수애)이다


(수애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다소 비음 섞인 낯설고 애띤 목소리였는데


의도적이었던 건지 아무튼 극중에는 사심 없고 순수한 목소리로 들려 좋았다)


둘의 첫만남은 촌로에 있는 폐가에서이다

영인이 들어 온 걸 모르는 정인이 불현듯 석영을 발견하고는
그리고선 벌어지는 사태란 익히 짐작들 하는 바이다. 바로....



이런 거지 뭐..흐흐흐...


 


둘은 이렇게 처음 만나게 된다

하라는 농촌 활동은 안하고 늘 뺀질 거리는 대학생 석영과

월북한 빨갱이 아버지를 둔 슬픈 운명의 정인

시작부터 비극이 예고 된 이들의 만남은 시작 되는 것이다

서로가 아무리 부정할라고 해도

오히려 서로에게 더 빠져 들어 가 버리는... 그것이 혹 사랑이란 이름이던가?



정인을 바라보는 뺀질이 대학생.... 역시 예사롭지 않은 감정을 석영은 느낀다

 

자꾸만 정인을 쫒아 다니는 석영

정인은 그러나 그렇게 치근대는 그가 싫지만은 않다

그녀는 마을 도서관 사서이다. 마을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역을 도맡았다. 때는 1969년, 마을에 문맹이 많을 시기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비록 빨갱이였지만 마을에 도서관을 지어 준 인물이다

사람들은 그녀의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하고 또 그리워 하기도 한다
그런 탓에 사람들은 그녀를 내치지도 살뜰히 보살펴 주지도 않는다

즉 그녀는 마을에 어울려 살면서도 늘 이방인인 것이다.

용량초과로 그림을 많이 못 올리겠다.

안타깝도다.....

 

읍내 가는 길을 모르겠다며 억지로 읍내로 정인을 데려 가는 석영

거기서 정인은 레코드 가게 쇼윈도에 귀를 대고 음악을 듣는다

한없이 행복한 표정으로....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석영은 사랑을 느낀다

이 장면에서 정인을 바라보는 석영의 표정은 이병헌만이 할 수 있는 표정이었다

사랑하는 여인을 호기심 어린 눈동자로 관찰하듯이 바라보는 그 표정이란...

음악을 들으며 그녀는 행복하다


 

 

그런 그녀를 보며 사랑을 느끼는 석영


 

읍내에서 돌아 오는 길에 버스를 놓쳐 도보로 긴 길을 돌아오게 된다

여기서 투정부리는 뺀질이 대학생

그러나 요고 잘 안묵힌다...

 

냇가를 건너면서 둘은 급기야 이런 순간을 맞게 된다

위험천만~!


어설프게 대쉬하는 석영과 이를 유연(?)하게 잘 대처하는 정인 ^^;

 

간만에 마을에서 상영하는 활동사진

석영은 둘만을 위해 특별석(?)을 제작 해 둔다

그러나 운명은 이들을 호락호락 사랑만들기를 하게 내버려 두지를 않는다

영화를 상영하는 날 정인의 실수로 마을 도서관이 깡그리 불타 버린다. 정인의 보람인 일 자리가 날아가 버린 것이다.

거기에 설살가상 석영도 서울로 올라가야 된단다

 

버스가 떠나는 다음날

정인은 망연자실하여 숲속을 터벅이는데

거기에 나타난 석영

"저..버스를 타고 한참 가다가 말이죠..저 정말 가려고 했거든요... 근데......"

궁색한 변명을 늘어 놓는 석영의 품안으로 정인이 뛰어든다

 

이제는 서로의 사랑이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제 진정한 사랑이 된다 서로에게...



"서울로 같이 가요 정인씨"

"예..그래요 같이 가요."

왜 그렇게 선선히 정인은 서울로 가자는 제의를 수락한 것일까

2차원적인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정인이 서울행만 하지 않았더라도

가슴 아픈 일은 일어 나지 않앗을 게 아닌가

그러나...유복한 가정의 아들과 빨갱이의 딸

이 둘은 어차피 안되는 것이겠지?

 

석영의 학교로 간 날

정인은 교정에 남아서 석영을 기다린다

불행히도 같은 시간 일어 나는 삼선개헌 반대 시위

그리고 경찰의 난입

발사되는 최루탄

앙망진창이 되는 학교

그속에서 석영은 정인을 잃고 정인은 석영을 잃는다

경찰의 진압몽둥이에 정신을 잃는 석영

 

아찔한 기억에서 깨어 나 보니 여기는 구치소 안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이 변해 있다

아버지가 다녀갔다

빨갱이의 딸 정인을 알고 있노라고 자백하면 인생 끝장난다고

절대 모른다고 답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석영은 정인을 부정하여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석영 하나만 믿고 올라 온 정인을

서울에 의지할 곳이라고 전무한 정인을

 

둘을 잔인하게 맞대면 시켰을 때

정인의 눈앞에서 석영은 정인을 모른다고 답한다

실망도 잠시

이내 정인도 석영을 모르노라고 답한다

아마도 정인은 그게 석영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했으리라


그녀의 사랑이 그녀를 모르는 여자라 말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 분리수감되는 순간

으아악 비명 지르며 달려간 석영이 정인을 껴안는다

아아 내사랑 미안해요 미안해요 내사랑.....

바로 이장면에서 나는 꺼억꺼억 소리지르며 울어 버린 것이다


바로 이 장면이다. 내가 통곡한 장면...

 

아버지의 힘으로 먼저 출소한 석영은 아버지 앞에 무릅꿇고 정인을 빼내 달라고 호소한다

그래서 정인도 결국 출소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아버지는 정인에게 단서를 달았다

석영을 떠나라는....

 

출소하던 날 정인은 미안함에 어쩔바 모르는 석영에게 말한다

"나 배고픈데..."

 

"나...배고픈데..."

 

역사에서 정인은 이별준비를 하고

석영은 아무 것도 모른 체 정인의 손을 꼭 쥐고 있다

머리가 아프다는 정인

약을 사오겠다는 석영

그렇게 약을 사러 나서는 석영의 손을 정인은 두차례나 움켜 잡는다

'아아 이대로 내사랑이 가버려요...이대로 내사랑이....'


'이대로 가면 영영 다시는 보지 못하리....'

 


'왜 그런 표정이에요 웃어요 김치~~~~~'

 

그렇게 떠나 온 석영은 다시는...

다시는 정인의 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렇게 세월은 무심히 흘렀고 여기저기 석영은 안다니 곳 없이 정인을 찾아 다녔지만 찾지 못했다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정인이 늘 소일삼아 만들던 편백나무 책갈피 꽂이(이렇게 부르면 되는 거 맞나 모르겠다)를 보게되고

그 인연으로 정인이 소사로 머물렀던 국민학교를 찾아 가게 된다

"처음 오시던 그날부터 어찌나 씩씩하시던지...."

학교교사의 말이다

소사로 머물렀 던 정인은 늘 밝고 명랑하고 씩씩했다

아이들과 늘 함께 어울렸으며 틈틈이 편백나무 잎으로 그것을 만들곤 했다

그것이 돌아 다니다가 언젠가 내사랑이 그것을 보면

그것을 증표로

 '나 잘지내요 아주 편안하게 잘 지낸답니다'라고 메세지 역할을 해주게 될 거라면서...

 

그랬던 그녀는 화장을 하여 학교앞 바다에 뿌려졌단다

생전에 그리 아끼는 편백나무 그것들과 석영이 주워주었던 물고기 모양 돌멩이 그리고 아이들과의 사진들...

그런 소박한 유품을 받아 들고

석영은 한없이 슬픔에 잠긴다

그러나 또한 그 순간 살아 있는 석영과

살아 있지 않은 정인은 영혼의 교감을 나눈다


 

 

사랑이란 결국 아름다운 기억을의 집합

기억 속에서 하나하나 살아 나온 추억들이

살아 남은 석영에겐 늘 생생한 사랑이 되어 준다

 

다소 '에델바이스'스러운 이야기이지만

허나 간만에 실컷 울어 보았다 '그 해 여름'으로 인해....

 

언제들어도 왠지 모르게 아릿해지는 그 이름

'사랑...'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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