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귀국해 국내에서 머물고 있는 서태지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녹음실을 마련해 곡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새 앨범에 대한 행로가 주목되는 요즘이다.
서태지의 한 지인에 따르면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께 서태지가 새 앨범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며 3년 전 서태지의 앨범 유통 계약을 맺은 예당 엔터테인먼트 측과 최근 앨범 발매시기를 최대 1년 늦추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새 앨범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어떤 변화된 모습과 음악을 들고 나타날지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는 아직도 대중들에게 '서태지'라는 이름이 강렬한 흡입력을 지닌다는 이야기다.
1992년 생소한 ‘랩’이라는 음악 장르를 들고 나와 당시 음악계를 비롯한 대중문화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음악적 혁신성. 이후 매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추구한 실험성과 도전 정신은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최근 이슈 외모 트렌드인 동안, 쌩얼 등에도 빠지지 않는 얼굴. 거기다 극도로 언론에 노출을 꺼리는 ‘신비주의’적인 모습과 동시에 자신을 ‘서서방’이라 부르며 팬들과 살갑게 지내는 귀여운 모습까지.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그가 소구하는 매력은 이처럼 끝이 없지만,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그가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자신의 말을 실천하는 자세에 있다.
1996년 1월 31일 정상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은 돌연 은퇴했다.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유림회관에서 열렸던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음반을 만들어내는 창작의 작업은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의 연속이였음을 고백합니다”는 말로 은퇴 이유를 밝히고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선언함으로써 4년간의 가요계 생활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는 은퇴 후 낸 베스트앨범 부클릿에 ‘그래, 끝난게 아냐. End가 아닌 And로 이어지는 우리 사랑...’이라는 글을 올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팬들에게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로운 희망으로 이어질 것임을 약속했다.
그리고 서태지는 자신의 그 약속을 지금껏 지키고 있다. ‘난 알아요’로 젊은 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시작해 문화대통령이라는 수식어까지 얻게 된 그의 은퇴는 정확히 말하면 연예인 - 스타 자리의 은퇴였다. 2집 ‘하여가’를 통해 국악과 가요를 접목시키는가 하면 3집 앨범에서는 ‘발해를 꿈꾸며’와 ‘교실이데아’ 등으로 사회적인 문제들을 노래하는 등 그의 음악적 시도는 계속 됐지만 ‘교실이데아’나 ‘시대유감’과 같은 곡이 그 사회성 강한 가사 때문에 심의에 걸리고 갱스터 랩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며 은퇴 직전 발표한 4집 앨범이 표절시비를 겪는 등 새로움을 향한 그의 노력은 곳곳에서 장애를 만났다. 새로운 음반을 만들어내는 창작의 작업은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의 연속이었다는 그의 말은 어쩌면 제도권 안에서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의 고통을 의미한 것인지도 모른다.
은퇴 후 한결 자유스러워진 몸과 마음으로 자기가 원한 음악 세계 마음껏 펼치고 있는 모습이야말로 그가 말한 ‘And'의 의미였을 것이다. 혁신성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하드코어 장르의 솔로 1집 ‘TAKE TWO’를 시작으로 감성 코어라 불리는 7집 ‘seotaiji 7th issue’까지.
공백 기간이 길어서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언젠가 돌아올 태지(Taiji) 하고 기다리면 기다림에 보답하는 앨범을 가지고 나온다는 한 팬의 말처럼 자신의 약속을 지키며 등장할 서태지의 8집 앨범에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