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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와의 인터뷰 Part 2

노준영 |2007.06.23 21:32
조회 94 |추천 0
<EMBED src="http://mediafile.paran.com/MEDIA_3573260/BLOG/200706/1182601541_06. 기억 (Feat. 임지훈 for Funkafric Booster).mp3" hidden=true type=audio/x-mpeg loop="true" autostart="true">
그들과의 유쾌한 대화, Part 2

 

노 : 변질이라고 하시니까, 전 질문을 계속 이어가야 하긴 하는데..(전원웃음)

 

H : 변질이라고 한 게 나쁜 뜻은 아니예요.

 

노 : 사실 변질이라는 게 나쁜 뜻은 아니죠. 하지만 최근에 흑인음악이라는 것 자체에 변질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을 수 없는 게, 단순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니요’ 같은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죠. 대중성을 찾다 보니까 단순해지는 것 같고, 발라드 음악들도 가수의 보컬을 부각시키려 하다 보니 R&B 보컬의 느낌을 받아들이게 되죠. 그래서 발라드가 R&B가 되는 애매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그래서 세계적인 흑인음악의 트렌드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단순화’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견이 엇갈릴 것 같은데요, 음악적 순수성을 추구한다면 아닌 거지만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간다는 측면에서는 좋을 수 있죠.

 

박희영 : 단순화라고 하셨는데, 여러 가지 흑인음악 중에 한가지로 편중되는 것을 단순화라고 정의하시는 건가요?

 

노 : 그렇게 보셔도 되겠죠.

 

이철규 : 니요는 들었을 때 말랑말랑 하잖아요. 흑인음악이 말랑말랑해지고, 멜로디 위주로 가는 게 대세라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부분을 한국 사람들이 음악적인 부분을 따올 때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보컬적인 기교, 비욘세나 어셔 같은 가수들의 퍼포먼스 쪽을 가져올 수 있지만, 흑인음악의 트렌디한 부분 자체를 가져온다는 것은 아무리 8마디나 16마디 코드가 반복되면서 음악이 단순화된다고 해도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헤리티지도 이런 부분에 부딪쳤었어요. 보컬적인 부분은 잘 꺾으면 R&B 창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잖아요. 저희가 대중음악을 함에 있어서 한국 사람의 정서를 간과할 수는 없더군요. 그러다 보니까 흑인음악의 부분들을 가져오면서, 동시에 한국적인 슬픈 느낌을 넣어야 한다는 한계에 부딪치게 되었어요.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것이 투자하시는 분에게 있어서 콤플렉스가 되기도 했구요. 2집의 방향을 잡아 보니까 말씀하셨던 단순화, 단순화한 반복에 의한 감동도 있기 때문에 생기는 단순화의 매력과 동시에 울어줘야 하는 부담감과 퍼포먼스가 약하다는 것에 대한 대중에서 보여주는 부분들을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결론적으로는 저희가 대중음악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절충적인 부분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당하지 못한 생각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처음에는 노래 실력과 힘으로 밀어붙이면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저희가 제대로 연구를 더 해야 하고, 동시에 한국적인 정서를 존중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멋진 음악을 가져오더라도 사람들이 좋다고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한계를 느끼게 되는 것이죠.

 

노 : 말씀을 듣고 나니까 많은 생각이 떠오르네요. 사실 음악 평론하는 사람들은 음악을 세세한 진실을 모를 수 있습니다. 듣고 나서 변하는 경향을 잡아내고 알아내는 것 뿐이지, 속마음까지 전부 알 수는 없는 것이죠. 직접 듣고 나니까 정말 제가 단순하게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서 반성하게 되는군요.

 

임효찬 : 쉬운 말로 하면 흑인 음악이 가져야 할 본래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쉽게만 가고, 트렌디한 걸 쫓아가는 것이죠. 아까 로린 힐 이야기를 하셨는데, 밥 말리라는 거장의 영향을 받고 생각하면서 성장했죠. 요즘의 음악은 로린 힐 처럼 재해석의 시대라고 생각해요. 이미 나올 것은 다 나와 있고, 얼마나 멋있게 재해석하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재해석을 본래의 것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분리되지 않고 크게 벗어나지 않게 잘한 앨범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대중적으로 인정을 받느냐 못 받느냐의 여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거든요. 그게 다 맞아 떨어져서 로린 힐의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 앨범처럼 1000만장이 팔리는 앨범이 나오면 좋은데, 그게 안 되었을 때의 실패를 두려워해서 대중적이고 쉬운 음악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듣는 사람입장에서는 “이거는 좀 아니다”, “왜 이렇게 만들었지?” 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왜 이렇게 변할까, 처음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라고 아쉬워하게 되는 거죠. 흑인음악에서는 이런 문제가 있어요. R&B, R&B 하는데, 리듬이 없는 R&B가 나오는 것이죠. R&B가 아닌 데도 R&B라고 하니까 매니아 층과 흑인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화가 날 수밖에 없죠. 왜 R&B라고 하느냐고 말이예요. 음악이 쉽게 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요. 음악 잘하는 매니아들도 음반을 팔아서 이걸로 먹고 살 수 있으면 괜찮을 거예요. 하지만 이게 안 되다 보니까 어떤 음악이 대박이 났다 하면 그길로 갈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 버린 것 같아요.

 

노 : 좋은 지적이시네요. 이 말씀을 하시니까 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생각이 나네요. 이 시상식은 대중성이 음악성이 척도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지금 음악성에 관해 말씀하셨잖아요. 대중 음악상에 대해 이런 말이 있어요. 상을 받는다고 해도 받은 아티스트들을 대중이 잘 모른다는 것이죠. 그래서 대중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결국 괴리가 생기는 거죠. 저는 음악성이 대중성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이상주의적인 견해겠죠. 하지만 직접 말씀을 들어보니까 피부에 와 닿는 게 너무 많네요. 역시 이상일 뿐인 것 같아요.

 

H : 이상적으로 그렇게 되면 너무 좋을 텐데, 현실적으로는 노력을 해야죠.

 

아티스트가 느끼는 대중성과 음악성에 대한 느낌은

평론가와 대중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직접 음악을 하고 피부로 느끼는

장본인들이기 때문이죠.

제가 짧게 생각했던 부분을

되짚어 주는 헤리티지 멤버들의 사려깊고

성의있는 답변에 다시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진지한 분위기, 그리고 거대한 필자의 뒤통수

 

 

노 : 저는 이런 생각도 해 봤어요. 지배적 언론 매체에서 헤리티지는 대부분 음악성 이야기만 해요. 근데 저는 이게 좋지 않다고 생각을 했어요. 어떤 가수에 대해서 “앨범이 좋은데 성공을 못해서 안타깝다” 라는 말을 하게 되면 정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어요. 대중들이 그렇게 인식을 하기 때문이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언론 매체에서 한 방향으로 미는 게 이런 부작용을 가져 올 수 있어요. 음악성이 좋다는 것, 물론 좋은 칭찬이죠. 물론 그렇지만, 완벽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희영 : 그런 거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말씀을 하시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저희 그룹을 알려야 되는 상황에서 그렇게 언론 매체에 나간 것 같아요. 처음부터 대중성을 가지고 가는 그룹은 없잖아요. 시작하는 찰나기 때문에 음악적인 걸로 기사거리에 나가면서 음악적인 것을 부각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적인 것이 대중적인 것과 같이 가면 좋은데, 현실이 어렵기 때문에 말이죠. 대중적인 걸 저희가 잘 받았으면 자연스럽게 기사화 되었겠죠.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부딪히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노 : 너무 분위기가 무겁네요. 재미있게 해야 하는데^^: 제가 헤리티지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 ‘너를 위해’고 ‘기억’이라는 곡도 좋아하는데, ‘기억’ 이라는 곡은 듣다보면 에시드 느낌이 많이 나더군요. 혹시 애시드의 영향을 받으셨나요?

 

H : 그 곡은 아마 만들어주신 분이 영향을 받으셨을 거예요. 그 곡은 완전히 저희 영향에서 벗어난 곡이예요. 받은 곡이이죠. ‘임지훈’ 씨라고 아소토 유니언의 곡도 쓰셨고, 지금은 ‘Funkafric Booster’ 라고 밴드로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셨던 분이 만드셨어요. 이 분은 애시드 재즈의 영향을 받은 것보다는 아프리칸 재즈에 심취를 해 계신 분이예요. ‘기억’의 스타일은 평소에 좋아하시지 않는 스타일의 곡이예요(전원 웃음). 아소토 유니언의 Think About‘ Chu도 즐겨하시지 않는 곡이라고 말씀하셨는데(전원 웃음), 평소에 계속 연주하시고, 공연하시고, 1930년대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들으며 완벽한 아프리칸 재즈를 하시는 로맨티스트예요. 이런 분이 주신 곡이죠. 결론적으로는 영향을 받았다고 해야 겠군요. 저희도 지금까지 블랙가스펠과 흑인음악을 해 왔지만, 멤버 각각이 음악을 쓰는 경향이 비슷하지가 않아요. ‘너를 위해’ 를 쓴 친구도 메리 J 블라이지 스타일을 좋아하죠. 각자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다를 거예요. 하지만 저희를 하나로 묶어주는 건 역시 블랙 가스펠이죠.

 

노 : 그렇군요. 제가 말씀을 들으면서 질문을 조금씩 합치고 있어요. 질문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요^^: 계속 진행을 하도록 하죠. 저는 크로스 오버에 관심이 많아요.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죠. 흑인음악은 아직까지 크로스 오버가 된 부분이 많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흑인음악과 가장 어울리는 크로스 오버를 할 수 있는 장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철규 :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제가 보기에는 판소리예요. 한국적인 음계가 흑인음악과 조금 다를 뿐이지 꺾고, 넘고, 담 넘어가는 것, 그리고 목을 간다는 인위적으로 파열시키는 행위, 폭포수와 싸우며 목을 상하게 만드는 게 흑인음악적인 느낌과 맞닿아 있어요. 판소리가 가장 어울립니다.

 

김효식 : 차이점이 있다면 흑인들은 타고 나는 거고, 저희는 갈아야 하는 거죠. 언젠가 TV에서 일종의 판소리 콩쿨 같은 걸 하더 라구요. 명인들이 심사를 하시고, 판소리에 입문을 하려는 사람들이 소리를 하는 거죠. 보통 때 같으면 돌렸을 텐데 한 사람이 부르는 느낌에서 흑인음악에서 듣던 소울이 나오는 것 같아 보게 되었죠. 한 없이 올라가는 데 이 소리가 너무 감동적 이었던 거죠. 내가 내고 싶던 소리가 바로 저거라고 생각했어요. 내 목소리에는 그냥 발라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한복을 입고 나온 여자 분이 하는 소리에서 묻어나오는 색깔을 흑인음악에 접목하면 끝도 없는 파장을 내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던 거죠. 그 순간에는 농담처럼 들렸을지 모르지만, 정말 괜찮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이철규 : 흑인음악도 한의 정서잖아요. 물론 저희 세대는 알 수 없는 한의 정서기는 하지만 말이죠.

 

임효찬 : 제가 들은 이야기 중에 이런 게 있어요. 흑인들은 소울에 목숨을 걸잖아요. 리멤버 타이탄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백인과 흑인 미식축구 선수가 학교 합병으로 인해 싸우다가 화해를 하는 내용이예요. 화해를 하는 과정에서 백인학교 주장이 흑인학교 주장에서 물어봐요. 네 힘은 어디서 나오냐고 말이죠. 흑인주장이 대답하기를 소울 파워라고 하더군요. 역시 소울에 목숨을 거는 거죠. 이런 흑인들이 소울이라는 것에 대해서 같이 공감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민족이 한국 사람들이라고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공감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노 : 말씀을 듣고 보니까 정말 그렇네요. 괜찮을 것 같은데요.

 

김효식 : 예전에 핸드폰 런칭쇼를 간 적이 있었는데 장사익 명창이 오셨어요. 저는 그런 느낌을 처음 알았어요. 장사익 선생님이 그런 음악을 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직접 소리를 하시는 걸 들으니까 말이 안 나오더군요. 저게 소울이다, 흑인음악도 필요없고 저게 소울이구나 라고 느껴서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어요. 소리도 어떻게 보면 매니아 음악일 수 있는데, 너무 좋더 라구요. 이때도 한번 느꼈어요.

 

노 : 소울은 노력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정말 새로운 말을 들었네요.

 

 

Part 3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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