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다. 그놈의 대사관은 무슨놈의 업무를 3시 50분까지 한단 말인가. 땀 뻘뻘 흘려가면서 한남동까지 찾아갔더니 막상 날 반겨준 건 굳게 닫힌 문과 스페인 직원의 업무종료 메세지 뿐이었다.
비자 만드는 게 시작부터 애먹이는 걸 보니 분명 스페인 생활도 순탄치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에 겁부터 잔뜩 질려버렸다. 게다가 요즘은 꿈을 꾸어도 스페인어로 중얼중얼 댄다. 이건........ 실전 급당황 시추에이션을 그대로 예상하는 불길한 메세지........?
유로피안 남자들도 좋지만 스페인어부터 제대로 하고 가야 어필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 더 BURNING하게 된다. 게다가 2달 남짓 얼마 남지않은 한국의 생활에 아쉬움이 남지만 문제는 같이 지낼 사람이 그다지 맘에 들지도 않고 피곤하고 귀찮다.
바보 난 연애를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고. 이렇게까지 솔직해지다니 내 정신도 많이 쇠약해졌구나. 아니야 이럴 때가 아니지. 더 무장해야돼 정신통일 작렬..!
가서 어느 빌어먹을 놈들을 만나고 사생결단 내려야 할 사건도 많겠군. 그래. 요즘따라 무슨일을 하든 '마지막'이란 생각만 든다. 죽는 생각도 들고 진심으로 현실로 와닿는다. 죽는게 무섭다. 이뤄놓은 업적이 순식간에 무너질 생각을 하니 겁에 질린다.
허락해줘. 내가 또 행복할 수 있게, 그리고 죽지않게 언제나 날 수호해줘. 성공해서 시건방 거성의 마인드로 모두를 다 밟고 꿇여 앉히고 발등에 키스받고 충성받는 최고의 퍼스트클래스 좌석에 앉아 실컷 부려먹고 톱이 된다. 톱을 노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