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무인도

허선아 |2007.06.29 00:04
조회 30 |추천 0


너의 운명은 네 성격 탓이었으리라

육지의 발끝에라도 달려가 붙어 있거나

아니면 물 속으로 차라리 잠겨 버릴 일이지

이만큼 거리를 두고 외따로 떨어져

댓잎으로 바람 향해 울을 치고

아침바다 같은 것들만 네게 오게 하는 것이

오지 못하게 한 것들로 한없이 외롭게 사는 것이

 

너의 운명은 네 고집 탓이었으리라

떠나온 곳에 대한 사랑을 완전히 버리거나

아니면 네 기슭에 인가 몇 채라도 지어

고즈넉한 사람 한둘쯤은 살게 할 일이지

제 깊은 곳에 상사화 몇 포기 자라게 하고

저녁마다 언덕 위에 왕달맞이꽃도 키우면서도

바위너설이 물살에 다 문들어지도록 홀로 사는 것이

 

부드러운 네 고집 탓이었으리라

댓잎같은 네 성격 탓이었으리라

 

 

- 도종환의 `무인도`中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