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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다

이지혜 |2007.06.30 21:04
조회 79 |추천 1

시간에 쫒겨

불안에 쫒겨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일을

의무와 책임으로 밀어넣어버리는

어리석은 짓, 하지 말자.

 

어떤 열정이라도

의무와 책임이 개입되는 순간

그 뜨거운 불꽃은 반감된다.

 

지난 여름 4개월동안

내가 춤을 추며 느낀것이 그것 아니었던가.

내가 그것을 결국 그만 두었던 이유는

복학을 연기해야 하고,

지나친 체력소진과

기존 인간관계유지의 어려움,

생활패턴의 변화,

기본적인 생활자금조차의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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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이외의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두려움때문이 아니었다.

이유는 단 하나.

 

내가 그것을 더이상 '즐기지 못했기 때문' 이다.

 

어느순간

음악을 듣고 내 느낌을 믿고 움직이는 것이 아닌

거의 반사적으로

쿠쿵 딱.

이런 리듬에는 저런 feel을.

저런 멜로디에는 이런 테크닉을.

나는 춤을 추는 댄서가 아닌

움직임을 외우고 훈련할 뿐인 '기술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연습이 말 그대로 '연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만약 정말 내가

온전히 원하고 온전히 즐기고 온전히 사랑했다면

모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계속 했겠지.

 

이런 경험을 이야기 해주면, 사람들은 메아리처럼 한결같이 답한다.

 

"좋은 경험이었어."

 

그래 맞아. 좋은 경험이었지.

그것은...어쩌면 실패였다.

선택과 열정, 혼란과 좌절 그리고 포기.

내가 처음으로 경험한 그것은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많은것을 포기해야했던 그 동안의 경험은

나에게 있어 소중한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었고

나는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미친자를 바라보며

진짜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었고

선택을 하는 방법과 포기를 하는 방법,

그리고 되도록 후회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게 해주었다.

아주 일부분이긴 하지만 군대에서 경험할 법한

서열관계와 비논리적인 상황에서도 인내하고 융화하는 요령,

신체적 가학(이라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지만) 을 통해

다는 아니지만 군대간 남자들의 심정의 아주 일부분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욱하는 나의 성격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배웠고.

 

자 이제.

실패를 통한 교훈을 얻었으니

제자리로 돌아가야지?

 

워..워..

 

지금의 열정은. 지금의 불꽃은

오히려 그때보다 못하다.

 

나도 모르게 자꾸 세뇌시키고 있다.

'성공하려면 뭘 해야되구 뭐도 해야되...'

마음만 앞서서 자꾸 나를 채찍질 한다.

나의 빌어먹을 '성공강박관념' 덕분이다.

조급하면 조급할수록

내 의지는 온데간데 없고

수동적인 행동을 기계적으로 반복할 뿐.

 

목표가 보이지 않아 맘은 한없이 불안한데

왠지 모르게 하긴 해야할 거 같아서

하는 많은것들..

이거 정말..해야하는거야?

어디로 갈지 확실치도 않으면서

왠지 해야만 할것같고

해야 사회생활이 편할것 같다는

그 직감은 직감이 아닌 강박관념아니야?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잠시의 멈춤으로 인해

다른 누구에게 뒤쳐질까봐 그러지도 못한다.

여유나 진짜 내가 원하는 꿈. 따윈 없는 세상같다.

1년에 천만원에 육박하는 미친 학비가 아까워

울며 겨자먹기로 출석카드를 찍고, 최소한의 과제를 제출한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에이티브가 어디있어?

제길.

 

 

 

 

나 이제 3학년.

바보짓은 지난 2년으로 충분해(휴학기간 1년은 빼고.

오히려 그때 놀고먹었던 것은 바보짓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나 결심한다.

부모님의 안달에도_

동료의 걱정을 가장한 비웃음에도_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 원칙을 지키겠다고.

학점에 연연하지 않고_

세상이 정해놓은 Elite코스에 굴복하지 않고_

그냥 삶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즐기겠다고.

정말 하기 싫은 과제라면 불평불만터뜨리며 억지로 할 바에는

내가 좋아하는 다른 것에대한 레포트를 써서 제출해버리자고.

그냥 즐길래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래

 

미친듯이 달려서 쌓이는건 경력과 성공이 아니라

스트레스 뿐이라는 걸.

 

'미치다'는 진짜 의미는

'즐기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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