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몰래 빌려온 만화책을 친구와 둘이서 낄낄대며 보던 중학교 시절, 나는 (통칭 A4)을 만났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이 책은 내 인생과 함께하는 만화가 되었다.
중학교 때는 한국 만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스케일과 재미에, 고등학교 때에는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스토리에, 지금은 14권의 책이 담고 있는 역사와 신화, 삶과 운명에 대한 철학에 울고 웃는다.
얘기는 이렇다. 고대 갈데아의 알려지지 않은 신비한 나라, 불새의 후예인 여왕이 다스리는 달의 나라 아르미안의 각기 다른 운명을 지닌 네 왕녀의 삶이 펼쳐진다.
그 중 첫째인 레 마누와, 파멸의 운명을 지닌 넷째 레 샤르휘나는 각자가 여왕이 될 운명을 지녔기에 필연적으로 대립하게 된다. 영광의 운명을 지닌 둘째 스와르다와 위대한 지도자를 운명의 상대로 가진 셋째 아스파샤를 비롯한 네 자매는, 어느 누구랄 것 없이 기구한 운명과 하나의 실타래처럼 얽힌 인연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해진 운명으로 달려간다.
는 네 자매 외에도 역사적인 인물과 신, 정령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며(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 황제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기록된 역사와 신화, 가상의 역사를 퍼즐처럼 배열해 만의 세계를 창조해냈다.
그 방대한 스케일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신일숙이 이 작품을 처음 시작한 나이가 24세 였다는 사실이다.
질투와 경외를 동시에 느끼며, 나지막히 내뱉어본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