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을 본 이후로 이 거미인간에 대해 애정을 느낀 지는 꽤 되었다.
대단히 할리우드적인 것을 좋아하는 동시에 지겨워하고,
굉장히 판타지 블록버스터스러운 영화를 사랑하는 동시에 진저리치는 이상한 나의 취향...
그 습성에 맞는 것 중 하나가 이 스파이더맨인 것 같다.
화려한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정체성과 선택이라는 근본적이고 소소한 주제를 담고있는 뽀대나는 블록버스터 시리즈.
그 주제들을 나름대로 진지하게 담고 있는 1편과 2편에 비해,
3번째 시리즈라는 위용에 걸맞게 등장한 3명의 악당들의 고민과 갈등을 효과적으로 담아내기에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은 부족해 보였다.
그리고 러닝타임보다 버거웠던 건
갑자기 코미디 영화가 되는가 싶게 돌변하는 피터 파커와, 무식하게 커다란 샌드맨까지...
덕분에 이전 시리즈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스토리상의 허점들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였다. 그 우연의 반복들이란... 4편 정도까지는 만들 수 있겠지만.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그래도 재미는 있다.
웨슬리 아저씨가 너무 늙었다는 걸 증명한 블레이드3나 다들 열받아서 날뛰기만 하는 엑스맨3 같은 영화들보다는~
그러니 아직은, 스파이더맨 4번째 영화를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