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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병

김경민 |2007.07.09 14:17
조회 41 |추천 2


죽음에 이르는병, 상사병

 

매년 이맘때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부스스한 머리칼에 꺼칠한 얼굴,촛점없는 눈망울로 생각날때마다 가슴아픈여인.

여러차례 나를찾아왔다가 어렵사리 만나게된날. 눈물을 글썽이며

털어놓던 절규......

"3개월전부터 아무것도 먹을수가없고, 잠도 잘수가 없어요!"

당연히 맥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기력이 떨어지고 손가락하나 까딱할 힘도없이 지쳐있었으며,가슴에 맺힌 화기가 위로 치받을때마다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울정도로 괴로워했다.

 

진찰결과 내장기관에는 별 이상이없었으나,마음의병이 단단히 들어있는 상태였다.이 마음의 빗장을 어떻게 열어야할까 하는 고민을 할필요도없이 한달음에 쏟아놓는 그녀의사연은 놀라웠다.30대중반의

평범한 주부로보이는 그녀에게 자나깨나 눈에 밟히는사람.남자가 생긴것.

서로가 가정을 가진지라 겉으론 무심한척하지만 오매불망 생각나는

그사람때문에 생병이 들어버린것이다.이세상 누구에게도 할수없는 그이야기를 눈물,콧물범벅으로 털어놓으면서 그녀의 병은 이미반쯤

치료되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그녀가 나에게 원한건 진심으로 그녀의 심정을 헤아리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었다.

비장과심장의 기운을 보강해주면서 화기를 다스리는약과 가슴깊이

우러나오는 따뜻한말로 그녀를 다독러겨서 보냈지만 그녀를 생각할때마다 미처 못해준 한마다가 마음에 걸린다.

 

'탈대로 다 타시오,타다 말진 부대마소...' 아마 그녀도 그걸 원했으리라.

 

황진이를 기녀의 길로 가게만든것도 처녀시절 이웃집 총각의'상사병'으로 알려져 있으며,예로부터 죽음에 이르는 몹쓸병으로 알려져있다.

 

상사병은 말그대로 생각을 많이하여 생기는 병이다. 요즘사람들은 '사랑해'라는말을 너무쉽게 하지만 원래 '사랑하다'는 말은 '생각한다'는 의미였다. 누군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것.

그것이 쌓여 그리움이 되는것,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동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음양의 이론으로 이'사랑'을 담아내었다.

음(여자)이 저홀로는 음이 되지못하고 양(남자)이 저홀로는 양이 되지못하니 음양이 서로 어울려 조화를 이루어야 세상이,이 우주가 돌아가는것. 따라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빛속에는 별도,달도,이우주도 다 들어있다.

 

사랑이란 한사람이 다른사람에게 느끼는 '특별한'재발견이다.

사랑에 빠진순간 이세상의 모든것은 나를 위해 빛을 발하고,

사랑이 끝났을땐 세상이 나를 버린듯 빛을 잃어버린다.

신화에 의하면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사람은 물불을 가리지않고

사랑을 갈구하다가 그사랑을 얻지못하면 목숨까지도 버렸다니,

도대체 사랑이뭐길래 이렇게 사람을 못쓰게 만들어 놓는지....

 

 

한자로 '사랑 애'자는 '받을 수'자에 '마음심'자를 합친말이다. 마음을 주고받는 일이 바로 사랑이라는 의미다.

그마음이 일방적으로 가기만하고 되돌아오지못할때 바로 병이 되는것이다.

 

오늘도 이넓은 하늘아래 또 누가 가슴앓이를 하며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밤을 새고있을까?

 

[이은미원장,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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