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11일 밤(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중동 축구의 맹주 사우디 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D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다. 한국은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주며 사우디와의 악연을 끊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1-0으로 앞서던 후반 32분 사우디의 야세르 알 카타니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아쉬운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비록 승점 3점을 획득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한국은 강호 사우디를 맞이해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었다. 바로 2010년 월드컵의 주역으로 활약할 22~24세 연령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한 것이다.
1983~85년에 출생한 이 연령대의 선수는 아시안컵에 출전한 23명의 대표팀 선수 중 9명이나 된다. 이들 중 대부분은 박성화 감독이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맡을 당시 그의 지도를 받고 자란 선수들이다. 사우디전 선제골의 주인공 최성국과 4명의 수비수 중 강민수를 제외한 3명이 모두 박성화 감독의 작품이다.
사우디전에서 최성국은 좌우를 오가는 넓은 움직임으로 상대의 수비수를 교란시켰고 한국이 경기를 지배할 수 있게 했다. 경기 후 사우디의 앙구스 감독도 "한국의 측면 공격수들에게 혼났다"라며 최성국의 플레이에 강한 인상을 받았음을 토로했다.
최후의 보루인 포백 라인도 박성화 감독으로부터 포백 수비의 기본을 배운 오범석, 김진규, 김치우가 포진해 역습에 능한 사우디 공격수들의 발목을 잡았다. 나이에 비해 경험이 풍부한 김진규가 중앙에서 자리를 확고히 하고 공격 전개가 좋은 오범석과 김치우의 겁없는 오버래핑은 사우디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비록 오범석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했지만 전체적인 경기 운영은 어린 나이의 선수들로 구성된 수비 라인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핌 베어벡 감독은 앞으로 남은 두 번의 조별리그에서도 '박성화의 아이들'을 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고 누적으로 사우디전에 결장한 이호가 바레인과의 2차전부터는 출전할 수 있어 미드필드 운용을 더욱 다양하게 할 수 있게 됐다. 베어벡 감독이 많은 신뢰를 보낸 오장은도 대표팀 중원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수비에서는 김진규와 함께 U-20 대표팀에서 중앙 수비수 콤비를 이뤘던 김치곤이 포백 수비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항시 대기중이다.
아시안컵 우승 길의 1차 관문인 8강 진출을 위해 한국은 오는 15일 바레인과의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 하는 입장이다. 다소 부담스러운 경기이지만 한국은 박성화의 아이들을 중심으로 팀을 뭉쳐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기자
사진=사우디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한 최성국 ⓒGettyImages멀티비츠/나비뉴스/스포탈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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