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얼마만에 읽는 판타지란 말인가. 아동문학의 이해 수업을 들을 때 읽은 그,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나는군. 판타지 동화. 아! 한밤중의 톰의 정원에서. 서툰 번역체의 제목이라니. ㅁㅁ의 ㅁㅁ의 ㅁㅁ가 뭐니. 의를 두 번이나 써서 어색할 대로 어색한 저 제목. 금방 떠오르지 않아 애먹었네; 딴데로 애기가 많이 샜구나. 어쨌든 오랜만에 읽는 판타지였다. 제목부터 고양이 전사들. 왜 이딴 책을 빌려왔냐며 엄마에게 괜한 떼를 부리는 것부터 시작.
한밤중의 톰의 정원을 읽고서(솔직히 읽은 것도 아니다. 대강대강 페이지 넘겨보고 단지 독후감 숙제를 해야한다는 사명감에 네이버에 검색하여 리뷰들을 속독해놓고선 읽었다고 자부하고 있는 이런 몹쓸 인간같으니라곤.) 독후감에 이런 글귀를 써 놨었지. 본래 판타지를 싫어했던 나는 판타지와 나는 맞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판타지를 접하는 것 조차 꺼려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생각을 바꿔먹었다는 둥의 말 그대로 교수님께 '보여주기'위한 멘트성 발언. 하지만 역시나 말뿐. 엄마가 판타지 소설을 빌려오니 대놓고 싫은 티를 팍팍! 그래도 너무 심심한 병원생활에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이거 왠걸.
고양이 전사들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페이지를 넘기는데 속력이 붙기 시작하더니 읽기 시작한지 몇 시간만에 다 읽어 버렸다. 재밌더라, 생각보다. 유치할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뒤로 한 채 나를 끌어드리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나 할까. 에린 헌터라는 두 여성 작가들은 꽤나 매력적인 언어로 고양이 전사들의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었다. 참고로 에린 헌터는 두 여성 작가들의 이름을 각각 쓰는 편보단 한 사람인냥 예명을 사용한 고양이 전사들의 두 작가이름이다.
파이어포. 숲속 세계에 대한 동경을 하고 있는 어느 집고양이는 그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숲의 부름을 따라 그 세계로 달려간다. 그 곳에서 야생고양이. 즉, 전사로써 삶을 살아가고 또 그 전사들에게 의지하면서 종족을 유지하는 고양이들의 삶을 선택하게 된다. 애완용 고양이였지만 전사의 피가 가슴 속에 용솟음치던 파이어포는 그 곳에서 전사의 길을 걷게 된다. 고양이들의 세계라니. 그들의 세계에서 눈을 돌려 인간의 눈으로 보자면 도둑고양이들의 생태아닌가. 그런 고양이들을 보고 작가 에린 헌터는 이 책을 썼다 생각하니 새삼 작가들의 놀라운 상상력에 경악할 수 밖에.
다른 판타지물이라곤 아주 오래 전에 읽기를 포기했던 해리포터와 독후감 과제에 치여 읽는둥 마는둥 했던 한밤중의 톰의 정원에서가 다인 나는 이 책이 얼마나 완성도 있고 작품성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독자들이 이 책을 외면했을 지도 모르고 혹은 유치한 판타지의 삼류급 작품일지도 모르지만 난 왠지 재밌다. 이건 나만의 생각인가. 그렇담 슬픈데. 전사로 빠르게 승급한 파이어포. 그의 전사로써의 이름 파이어하트. 그의 용감무쌍한 행로가 궁금하여 난 오늘도 빠르게 책장을 넘기고 있다.
다만 6권이라는 긴 시리즈물이라는게 나를 옭아매는군. 젠장. 해리포터같이 3권정도 읽다가 그 흥미가 다 해 읽다가 포기하는 수가 생기겠어. 으암. 다 읽어버리겠어. 이까이꺼, 후딱 해치워 버리자꾸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