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놈들은 잔인한 거랑 무서운 거랑 구분을 못한다'는 주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영화.
영화 화면의 절반은 눈을 가리고 봤다. 하나도 안 무서운데 너무 끔찍한 장면들이 많아서.
무섭지도 않은 게 중간중간 말도 안 되는 코미디 장면이 나와서 참 어처구니도 없었을 뿐 아니라.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 천지인 주제에 거짓말이란 걸 은폐하려는 교묘한 짓거리까지 일말의 양심의 가책 없이 퍼질러 놓고 있다.
무슨 경찰들이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증거물을 수집하는 다큐 필름 같은 걸 보여주면서... 이 영화는 진짜진짜 실화인 척 말하고 있다.
근데 개뿔.
이 사건은 실제로 1970년대에 일어난 것도 아니고, 1940-50년대 일어난 일인데다, 전기톱은 실제 사건에 아예 등장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이 사건은 미해결도 아니고 너무 쉽게 범인이 밝혀진 케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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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살인마의 정체는 미국 윈스콘신 주 플레인필드에 살았던 Ed Gein이라는 아주 수줍고 얌전한, 여자가 되고 싶어하던 영감탱이.

[에드 게인의 실제 모습. 순박하게 생겼다.]
도대체 어디서 "전기톱"이 나왔는지 알 수가 없는데, 대체로 시체의 머리를 자를 때 전기톱을 쓴 거 같다는 경찰의 말에서 저 유명한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문구가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실제로 사람을 죽일 땐 흔히 쓰는 사냥 총을 썼지만, 죽인 뒤에 워낙 엽기적으로 사체를 훼손? 단장?해 놓는 바람에 전세계적인 인기인이 돼 버렸다.
경찰이 이 양반 집을 살인혐의로 급습했을 때, 지하 대들보엔 여자의 시신이 거꾸로, 성기에서 목까지 갈라진 채 매달려 있었다.
사실 이 광경은 이 지방 사람들에게 흔한 것이었다.
왜냐, 사슴 사냥 시즌만 되면 사슴을 죽여 이렇게 목에서 배 밑까지 갈라 대들보에 매달아 놓았거든.
우리의 순진무구한 에드 게인은 이 장면을 그대로 답습, 인간을 똑같은 모양으로 학살해 놓은 거였다.

[시체 훼손 및 살육의 현장이 된 에드의 집.]
더 끔찍한 것은 이 작자가 여성의 피부를 벗겨 옷을 만들었다는 점.
에드는 기이한 성도착자로 여성이 되길 원했단다. 그래서 처음엔 무덤을 파헤쳐 어성의 시신을 모으고 피부를 재단하다가 결국엔 살인까지 저질렀던 것.
이 지저분한 인간은 이렇게 쓰고 남은 여자 시체를 어디에 처분해 버린 게 아니라, 이리저리 분해해 집안 곳곳에 장식품인 양 보관해 뒀다고.
에드 게인이 흉악범이 된 가장 큰 원인은 엄마였다.
엄마가 아주 극성 맞은 예수쟁이였다고 한다. 성경 말씀에 지독히 경도돼 자기 자식들을 쥐 잡듯 잡았다. 무참할 정도로. (아버지는 술주정뱅이로 어릴 때 일찍 돌아가셨다고.)
에드에겐 형이 하나 있었는데, 이 형은 엄마에게 틈만 나면 대들고 반항하고 욕을 했던 반면, '착한' 에드는 엄마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랐다고.
한번은 에드 집 농장에 불이 난 사이 에드의 형이 머리에 깊은 상처를 입은 채 시체로 발견됐다. 주변 사람들은 평소 엄마에게 반항적인 형을 싫어했던 에드가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끝내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깔끔하게 단장하게 법정에 나선 에드.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
어쨌든,
그는 여자만 죽였으며, 대략 5-6명 정도만 죽인 걸로 추정되고 있지만 법정에선 50대 아줌마 1명만 죽인 걸로 판결이 났다.
그나마, 살인에 대한 처벌은 고작 정신병원 수감이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나. (미국은 사람을 백만명 죽여도 정신병이라고 우기면 편하게 여생을 마칠 수 있었던 듯. 지금도 그런진 모르겠지만.)
그가 수감된 정신병원에서 에드는 그 어떤 정신 착란 증세도 보이지 않았고, 엄청 모범적인 생활로 병원 직원들의 인기를 한몸에 독차지 했다.
이곳에서 에드는 난생 처음 행복감을 느꼈고, 1984년 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착하고 말 잘듣고 모범적인 '정신병자'로 살다 갔다.

[착한 에드(오른쪽). 병원에서 잠깐 나왔을 때. 이 살인마는 사람을 살육해서 붙잡히고 난 뒤에 오히려 호강하며 살았다.]
암튼, 이 아저씨를 모델로 만들어진 블록버스터 영화 유명한 것만 보면.
-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동명 제목의 영화만 4개 만들어졌다, 모두 구라-픽션임.)
- 사이코
- 양들의 침묵 (양들의 침묵이 에드 게인의 실화를 가장 많이 가장 가까이 활용했다.)
- 13일의 금요일
- 엑스 파일 (이건 TV 드라마)
위 텍사스 살인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에 다 있다.
http://www.crimelibrary.com/gein/geinmain.htm
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느낀 건데,
살인마에 대해 부풀려 지고 짜집기 되고 왜곡된 정보들이 너무너무 많다.
그냥 있는 사실만 얘기하면 될 걸 왜 그렇게 덧붙여 거짓말을 만드는지 알 수가 없다.
영화 제작을 위해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