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이야기.
넌 참 많이 변했구나.
그렇게 소중하게 기르고 있던 긴머리가 몰라볼 만큼 짧아져 버린 만큼,
그만큼 넌 많이 변했구나.
생크림 잔뜩얹은 까페모카 프라프치노 대신에
그렇게 쓴 커피를 어떻게 먹냐며 눈을 찌푸리던 니가 아무렇지 않게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고,
언제나 즐겨입던 밝은 색들의 옷대신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으며,
한톤 높은 소리로 무슨 이야기를 해도 재미있게 들어주던 너를 대신에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며 간간히 "응, 그렇네" 라며 말하고,
언제나 나만을 바라보며
나만을 사랑하고 있다는 그 눈빛은
이제 더이상 나를 바라보지 않고 있어.
너의 그 마음조차도
그렇게 흘러버린 시간만큼 변해 버렸네.
난 변한게 없는데.
너를 사랑하는 이 마음조차도.
여자 이야기.
지나버린 시간만큼
난 너무나 많이 변해버렸는데
어째서 너는 그대로 인거니.
적당히 이마를 가린 그 머리도,
깔끔한 남방과 약간은 헐렁한 그 청바지의 그 차림도,
무뚝뚝하게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다가도
내가 물이라도 엎을라 치면
어느새 알고 조용히 치워주는 자상함하며,
내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나조차 잊어버리는 일들까지 다 기억해주는 기억력하며.
그리고
여전히
이세상에 나만을 바라봐주고 있다는 그 따뜻한 눈빛까지도.
미안.
너무나 변해버린 난,
변함없는 너를 사랑할 자신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