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떳다방"식 대선 후보들

최기덕 |2007.07.19 19:39
조회 65 |추천 0

         ‘떴다방’식 대선후보들
              
                               최 기덕(한국의 미래, 대표)

 

우리 속담에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더니 작금의 대선 정국이 그러하다. 지금까지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만 무려 60여명으로, 정당의 중앙당들이 다 빠져나가 조용했던 국회 앞 서여의도의 사무실이 모두 동이 났다고 한다. 이곳의 유동인구도 5배 이상 늘어나 상인들은 때 아닌 호황에 즐거운 비명이다. 전매 차익과 프리미엄을 노려 전국에서 몰려든 ‘떴다방’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투기과열지구의 모습과 흡사한 광경이다.

 

야구나 축구 경기에 메이저와 마이너 리그가 있듯이 대선 예비후보들 중에도 메이저 리거로는 한나라당의 빅 투라는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있고, 범여권엔 손학규, 이해찬, 한명숙, 김혁규, 정동영, 천정배등 6인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마이너 리그엔 메이저급으로 격상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수많은 대기 후보들이 있으니 이들의 면모를 보면 한나라당의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를 필두로 민주당의 이인제, 김영환, 추미애, 신국환이 있고 민노당엔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등이 있다. 이외에도 김원웅, 신기남, 김두관 등이 출마선언을 하고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고 유시민, 김민석, 김병준, 심대평 등이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과거에도 이런 저런 직에 출마해온 선거꾼들이라서 그들의 본업인 공직 출마를 탓할 수는 없다. 이들에게 공직 출마는 ‘존재의 이유’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출마경력도 세월이 흐르면서 인플레가 되어 21세기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대통령직으로까지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다.

 

이들 전문 정치인들 외에도 시민사회 후보로 문국현, 이석연, 박세일이 거론되고, ‘Mr. 쓴소리’로 인기를 끈 조순형 의원마저 이 대열에서 뒤처질까봐 곧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대선 때마다 단골로 출마하는 공화당의 허경령 후보등 상습 출마증후군(candidate syndrome) 환자(?)가 허다하나 일일이 다 거론하기는 지면이 아깝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선 출마를 위한 예비 후보로 등록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다. 첫째는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면이 있고, 둘째는 차기 총선을 앞두고 합법적으로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사전 선거운동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셋째는 어느 정도 지분만 확보하면 프리미엄을 받고 되 팔수 있다는 ‘떴다방’식 계산이라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흔히 “요즘 세상엔 돈이 있어야 정치도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치판의 고수(高手)들은 “정치를 한다고 해야 돈도 들어온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평생을 정치만 했지만 그분의 재산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상고 출신이라 원체 셈이 밝고 돈은 본인이 직접 챙긴다는 개인적 특징부터 론 스타의 대주주라는 설, 미국에 투자한 마트들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는 루머까지 그분의 돈에 얽힌 비화는 한도 없다. 그분이 한 사업은 정치 입문 후에는 장남이 했던 ‘백제갈비’집 3년뿐인데 50년간 그토록 많은 돈을 끌어 모으고 쓸 수 있었던 비결은 “내가 언젠가는 대통령이 된다”는 자기 확신과 지지자들에 대한 세뇌의 결과이다.

 

정치는 벤처사업과 같아 대박이 난 사람도 있고 쪽박을 찬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개미 투자자들은 언제나 피를 보게 된다. 지금 거론되는 ‘운동꿘’ 출마자들 동네에선 전설적 인물이었던 이신범 전의원이 출마를 권유하는 지인들에게 “아사리 판에 졸(卒)들이 노는데 차(車), 포(包)가 왜 끼냐”고 말한 것처럼 정치인은 자기 분수와 때를 알아야 한다. 돈 많고 권세 있는 유력자(有力者)가 아닌 사심 없고 덕(德)이 있는 유덕자(有德者)가 정치를 할 수 있는 시대는 언제 올 것인지. 아무리 주식시장이 호황이라도 부화뇌동하지 않고 우량주를 찾아내는 혜안이 필요한 때이다.       

 

(선진한국, 제29호 2007/7/25)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