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먹지 말자는 의견으로 글과 사진들을 올렸다가 많은 분들께 이토록 부정적인 답변을 받게 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한 번도 이 나라를 떠난 적이 없었던 저에게 대한민국은 순식간에 낯선 땅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미 대한민국은 개고기를 기호식품으로, 고유의 전통음식문화로 여기고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몰매맞을 짓을 각오한 대담무쌍한 행위였다는 것!을 확인하는 씁쓸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를 키우고 있고 개를 통해서 개라는 동물의 성향 및 작은 생명의 소중함까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더 나아가 가족의 화평까지 두루 두루 경험하고 있는 저로서는 아직까지도 개고기를 먹는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아야 하고 그것이 아름다운(문화라는 것 자체가 대대손손 전할만한 가치있는 것으로 규정되므로 굳이 이 말을 사용했습니다) 우리의 식문화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본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고 참을 수 없을 만큼 견디기 힘든 일'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고기를 먹겠다는데 언제 타인에게 피해 준 적 있느냐'고 강변하시겠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생업에 바쁜 중에도 굳이 개고기 반대 시위에 동참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도 적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개고기 먹지 말자는 말 한 마디 했다가 늘 듣게 되는 말 중 하나가, "그러면 소, 돼지, 닭, 생선 등도 먹지 말라고 하지? 왜 하필 개만 두둔하는가? 너도 개지?" 등등. 이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한 번 직접 먹지 말 것을 진지하게 제안해 보십시오. 그 또한 제가 하고 싶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채식을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과다한 식육을 절제하자는 것입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강요'가 아닌 '제안'입니다. 현대의 가공할 만한 소, 돼지, 닭 등의 대량 사육과 생산 및 소비야말로 머지 않은 미래에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나친 육류섭취로 인한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육류 증식 및 사료 경작지 확보를 위한 무분별한 남벌 등 이미 환경 보전에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이러할진대 여기에다 '개'라는 한 개체까지 추가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국토의 일부분을 잘라내어 대량사육하고 널리 번식시켜 우리 식탁에 올려놓겠다는 발상은 도통 이해하기 어려운 넌센스가 아닐까 합니다.
단순히 개는 우리의 친구, 반려자이니 개고기를 먹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먹을 때는 개도 안건드린다는데, 맛있게 드시고 계신 분들한테 야만인이라며 손가락질하고 먹지 말라며 개장국을 빼앗아 던져버리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개고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서구사상에 물든 사대주의자들이라거나 또는 안하무인 '개 밖에 모르는 속물적' 애견인으로 치부하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의 관습을 과대포장하여 우리의 문화라고 떠벌리지는 말아달라는 당부입니다. 우리 국민 전체가 개를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개를 특별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개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개의 성향을 좀더 면밀히 알게 되었고 개인적인 견해가 180도 달라졌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저도 이전에는 '나만 안먹으면 되겠지'라는 소극적 견해를 가지고 있었으나 생각이 변하니 지금 이렇게 없는 시간 쪼개어 부족한 글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자랑스런 '오수의 개' 전설이 내려오고 있고 주인을 저버릴 줄 모르는 충직한 진도견을 배출한 나라로서의 자부심 또한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한편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제 자녀에게는 개고기를 먹이고 싶지도 않고 우리 식문화라고 가르칠 생각도 없습니다. 차라리 우리 민족의 동물애호의 아름다운 전통을 발굴하여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