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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의 이야기 PART 1

최영범 |2007.07.24 23:57
조회 698 |추천 1

새 천년이 시작되던 해의 어느 봄날

 

신입생 모임에서 당신의 뒷모습을 처음 보았습니다.

 

탤런트 누구를 닮은 동기가 있다는 말에

 

눈을 크게 뜨고 당신을 찾아보았어요

 

먼발치에서 당신의 등에 대고 내가 처음 한말이

 

“별로 안 닮았는데” 였다는것을 당신은 모르실테죠^^ 

 

며칠이 지난후 당신과 나는 조그만 동아리의 신입 회원으로써

 

서로의 존재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내가 보았던 당신의 얼굴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음은

 

아마도 당신이 첫눈에 반할만한 나의 이상형과는 거리가 있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별로 말은 없어 보이지만 쾌활하게 잘 웃고

 

나를 보면 무섭다는듯 인상을 잘 쓰던 그대 얼굴과

 

잔뜩 긴장한듯 보이던 뒷모습이 생각나는군요..

 

어느 술자리 모임에서 당신은 내게 처음으로 말을 겁니다.

 

“핸드폰 한통화만 써도 될까?”

 

배터리 마지막 한칸이 아슬아슬하던 내 전화기가 혹시 꺼질까

 

불안해하며 건네던 당신의 모습은 귀엽기보다는

 

조금 어색하고 불안해 보였던것이 사실입니다. 

 

그 이후로 가끔씩 부딪치는 일상적인 만남을 계속하다가

 

당신과 나 사이에는 약 3년간 왕래가 단절됩니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술독에 빠져사는 괴짜 남학생과

 

뭇남학생들의 애정공세에 시달리며

 

행복바이러스를 뿜어대는 귀엽고 깜찍한 여학생과의 거리는

 

남북한 분단의 거리보다 더 멀기 만한

 

그런 것 이였겠죠..

 

몇 년 후

 

강풍이 몰아치던 강원도의 한 군부대에 편지가 한통 도착 합니다

 

재미없어 보이는 동기가 불쌍해서인지 몰라도

 

당신에게 처음으로 위문편지가 왔네요^^

 

그다지 특별한 내용은 없었고, 시시콜콜한 사는 얘기와

 

자기가 즐기는 게임속의 활약상들을 자랑하는 내용이 

 

중심 이었던 편지였지만...

 

고맙게도 나의 23번째 생일날 도착해주었고

 

관물대 위의 편지 한통은

 

제설작업에 지쳐 복귀한 나의 가슴 한켠에

 

집 생각 친구생각 따뜻하게 피워 올릴 수 있었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훗날 나는 이 편지를 나의 애장품 목록에 포함시켜 보관하게 됩니다.


드디어 나는 예비역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삽질 곡괭이질 대신에 미친듯 공부가 하고 싶었던 열정이 넘치는 복

 

학생입니다.

 

나는 도서관 한켠에 나의 공간을 만들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낙엽이 서서히 붉음을 뽐내던 가을의 어느 날 오후

 

생각지도 못했던 당신이 찾아 왔네요

 

몇년만에 보는 당신의 입술은 더욱더 붉었고

 

머리위에서는 오로라가 피어나는듯 아름다웠습니다...

 

“도서관 계속 나올래? 나랑 같이 공부하자”

 

머릿속이 뱅뱅 돌았지만, 복학생은 씩씩했었죠 ^^

 

어색한 복학생은 기꺼이 그녀의 자리 하나를 더 책임지게 됩니다.

 

몇 달 동안 계속 만나고 부딪치니 많이 편해지고 좋습니다.

 

마음이 안정되어 공부도 더 잘 되는것 같군요

 

아마 나는 그녀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곁에는 항상 누군가가 있습니다..

 

나의 존재는 그 누군가의 등장으로 인해 아주 사소하고 별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군요

 

예쁘기만 했던 그녀에게 조금 화가 납니다.

 

 


 

시간은 참 매정하게도 흘러가 버렸습니다.

 

나는 도서관을 떠나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먼곳에 있는 당신은 가끔씩 그리운 고향하늘의 별 같은 존재입니

다..

 

몇 년의 시간이 더 흐르면서

 

우리에게는 많은 기쁨과 슬픔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디에서 또 만나 부딪치며 추억을 쌓고 감정을 공유

 

할 수 있을까요..

 

나에게 그대는 황홀한 사랑의 대상이었으며

 

무서운 독설가였고

 

속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을수 있는

 

참 다정한 사람이기도 했음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을 다시 만들기에

 

나는 나이가 조금 많은 것 같고..

 

그다지 순수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랑은 그다지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나는 과거에 당신을 사랑했으나

 

그것을 부끄러워 했습니다

 

사랑을 얻지 못함을

 

나의 부족함을

 

이해할 수 없는 당신을 원망하며 나쁘다 생각했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받고 싶은 것이 없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주고자 하는 마음뿐입니다.

 

이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는 내가 무섭기도 하지만

 

기쁜 나의 마음을 감추고 싶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밝고 명랑한 웃음이 잘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변하지 않겠습니다

 

조용히 간직 하겠습니다..

 

힘들고 피곤할땐 내 생각을 하며 활짝 웃어주세요

 

나는 사랑을 아는 사람입니다

 

행복한 사람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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