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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유동규 |2007.07.25 14:13
조회 40 |추천 0



- 그 남자

 

넌 꼬들꼬들한 라면 좋아하지?

난 국물이 다 졸아들 정도로 제대로 푸욱 익은 라면이 좋거든?

 

넌 커피를 싱거운 국처럼 마시잖아.

난 진한 자판기 커피가 제일 맛있더라.

 

그리고 넌 시끄러운 영화를 싫어하는데

난 졸리운 영화를 싫어하고.

 

또.. 난 밤늦게까지 놀 수 있는데

넌 맨날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하구.

 

넌 추운 걸 절대 못 견뎌서 사월까지 내복 입잖아?

근데 그거 알지?

난 겨울에도 반소매 입고 다니잖아.

대신 여름엔 에어컨 없는 데선 숨도 못 쉬구!

 

그리고 난 닭고기를 못 먹는데 넌 회를 못 먹구.

 

참, 넌 우리 할머니처럼 아침잠이 없더라.

난 드라큘라처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데..

 

텔레비전 보는 것도 그래.

난 축구, 바둑, 그리고 동물의 왕국 이렇게 세 프로만 보는데

넌 그것만 빼고 다른 건 다 보잖아.

 

참 신기하지?

그런데도 난 니가 왜 이렇게 좋냐?

아무래도 우린 전생에 기계 속에 달려 있던 톱니바퀴들이었나 봐.

너무 다른데, 너무 잘 맞잖아.

그치?

 

 

- 그 여자

 

글쎄.. 난, 우리가 닮은 점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어쨋은 우리 둘 다 라면을 좋아하긴 하잖아.

그러니깐 라면 먹을 때

일단 좀 덜 익혀서 내가 먹다가, 퍼지면 니가 먹으면 되겠다, 그치?

 

둘 다 커피도 좋아하구!

취향이 다른 거야 뭐..

원두커피 뽑을 때

첫 잔은 진하니까 니가 마시고, 두 번째 잔부터는 연하니까 내가 마시면 되지!

 

극장 가는 거 좋아하는것도 공통점이잖아.

세상엔 안 졸립고 안 시끄러운 영화가 훨씬 더 많으니까

같이 영화 보는 것도 문제가 안 되구.

 

또 난 일찍 들어가야 하고 넌 통행금지 없으니까,

니가 맨날 나 바래다줄 수 있어서

난 그것도 너무 좋거든!

 

겨울엔 너 추위 안 타니까

내가 추워하면 옷 벗어 줄 수 있어서 좋구.

너무 더울 땐 나도 걸어 다니는 거 싫어.

같이 은행에서 잡지책 보고 데이트하면 될 거구.

 

닭고기락 회는 평생 안 먹고 살 수 있어.

세상에 먹을 게 얼마나 많은데..

 

어.. 그리고 난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까

너 지각 안하게 깨워 줄 수 있어.

내가 늦게까지 공부해야 할 때는

니가 나 깨워 주면 되겠다.

 

근데.. 텔레비전은 어떡하지?

난 바둑이나 축구는 진짜 싫은데..

우리, 텔레비전은 보지 말구

그냥 라디오만 듣고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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