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도 없고, 말할 기운도 없다.
오늘(26일) 새벽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 세력에 피랍된 한국인 23명 중 1명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한국인 피랍자들의 생사와는 상관없이 아시안컵 결승에 오르지 못한 축구를 이야기 하고, 주가가 2000P에 이르렀다고 환호하고, 한국형 블록버스터 D-War와 할리우드 영화의 경합을 논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에서 혼 없이 떠도는 이들은 아직도 피랍자들이 이슬람 근본주의가 강한 아프가니스탄에 선교활동을 하러간 기(개)독교도들이니, 유서를 쓰고 선교하러 갔으니 순교해라, 그냥 죽어서 돌아오지 마라, 테러단체와의 어떤 협상도 없다, 국민들 앞에 먼저 용서를 구했어야 한다, 구출 비용을 국가에서 내면 안 된다, 스님의 머리에 손을 얹고 회개하라고 하는 기독교인의 사진은 진짜다 등등의 광기를 토해내고 있다.
'집단 지성'이 '집단 광기'로 사형선고를 내리다!
탈레반에 이들이 기독교 선교를 위해갔다는 이메일을 보내고,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집단 지성'을 발휘한다는 블로고스피어에서 조차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피랍자들의 사진과 관련 없는 사진들로 악성루머를 생산, 유통시키는 숨어있던 '집단 광기'(정도를 넘어선 그들의 '화풀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국인 피랍자를 살려 달라' '가족의 품으로 되돌려 보내 달라'고 애원하는 것도 모자란데, 그들을 '죽이라' 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 주도의 전쟁(대테러전쟁), 소탕작전(불멸의 자유작전)에 한국군이 지원(재건과 의료지원이라는 명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극구 외면한 채, 피랍사건의 본질과 핵심을 무모하고 어긋난 종교간 대립과 갈등, 비난으로 몰아가고 피랍된 한국인 23명의 인권과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면서, 그들의 생명을 쥐고 있는 탈레반이 아닌 국내 네티즌들은 23명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그러다 한국인 인질 1명이 죽었다.
하지만 한국 사회와 사람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아니 무서우리만치 싸늘하다.
피랍자와 같은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아무리 그동안 기독교, 교회에 쌓여 있는 울분과 반감이 많다 하더라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슬퍼해야 하는 게 같은 생명을 가진 인간의 도리일진데 말이다. 청와대와 일부 국회의원, 정치인의 상투적인 애도의 글만 뉴스페이지를 장식한다.
피랍 한국인들의 생명을 지키는 길을 택하라!
피랍의 원죄와 한국사회의 야만
그리고 피랍자들의 죽음을 기원하던 이들은, 이제 기독교과 교회를 향해 쏘아대던 날카로운 비난의 화살을 '탈레반으로 돌려야 한다' '파병은 계속되어야 하고 철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피랍사건의 본질과 핵심은 기독교와 교회의 무모하고 오만한 선교활동이라고 했던 이들이, 어이없게도 '테러와의 전쟁'을 일삼는 미국의 패권, 전쟁논리를 되새김질 하고 있다.
아무튼 22명의 생사가 확실치 않지만, 아프가니스탄 관리는 무사하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인 피랍자들의 안전과 생명은 지금도 위태롭고, 위험한 기로에 서 있다.
탈레반의 살해 위협보다 이들에게 한국인을 죽이라고 종용, 압박하는 점령군의 소탕작전과 너무나 쉽게 인간의 생명을 논하는 야만적인 한국사회의 광기 때문이다.
미군이 주도하는 나토 연합군과 아프가니스탄군이 한국인 인질 1명 살해 소식이 전해지자 구출 작전을 위해 긴급히 병력을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그 동안 연합군은 탈레반의 근거지인 남부 지역에 공세 수위를 높여왔다고 하고, 최근 이틀간의 진압작전으로 탈레반 75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25일 밝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살해된 한국인 인질은 건강상태가 악화되었지만, 점령군의 소탕작전으로 보급이 끊긴 탈레반이 치료를 할 수 없는 인질을 살해했다고 한다. 그리고 NHK는 외신에서 풀려났다는 8명의 인질도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탱크 배치로 탈레반 무장 세력들이 자신들의 신변위험을 느끼고 인질을 풀어주지 않고 다시 근거지로 돌아갔다고 한다.
피랍자를 살리는 길을 택하라!
'테러와 어떤 협상도 없다' '테러리스트의 요구조건을 받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과 미군이 22명의 한국인 인질을 잡고 있는 탈레반을 자극하고 있음에도 우리 정부는 이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고, 국민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니 인질들의 생사 따윈 관심조차 없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방금(오후2시 30분경) AIP는 탈레반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한국인 인질 8명이 풀려났다'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고 보도하면서, 탈레반은 오늘 오후1시(한국시간 오전 5시30분)까지 탈레반 수감자들이 풀려나지 않을 경우 인질을 추가 살해하겠다고 한다.
피 말리는 인질 협상을 끝내는 길은, 결국 그들의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것이다.
그것은 테러리스트와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대테러전쟁'에 휘말려 피랍된 한국인의 생명을 지키는 길이고 살리는 길이다. 그것을 위해 정부와 외교부는 전쟁광 미국을 설득시켜야만 한다. 탈레반 수감자들을 풀어줄 수 있는 열쇠를 가진 미국 말이다. 또다시 22명의 생명을 끝내 저버리는 어리석고 미친 도박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그들이 온전히 살아 돌아오길 바란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대테러전쟁'에 희생양이 된 한국인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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