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라는 것이 보기 드문 묘약이라
순간의 들이킴으로 하여 지워내고 털어냄이 한결 가벼웁다.
허나 안도의 한숨은 찰나의 산물이여서
그 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머릿속의 지우개를 조근조근 녹여버린다.
하나님, 부처님 다 제치고 우리와 가장 가까운 신이 바로 '주신'이니
그 분이 없다면야 속타는 중생들 무엇으로 목마름을 달래랴.
근엄한 신의 은총 한아름 안으니
벌개진 낯짝이야 그 분이 그려주신 호사스런 화장이고
비틀대는 모양새 한번 발랄하니 그 분이 사사하신 군무라
화장실 변기와 독대하며 토해내는 노르스름한 죽사발은
그 분이 친히 등을 두드려 내 마음속 독소를 빼내는 것이다.
그 은혜 따사로와 살포시 안기면 흥건한 축복이 온몸을 적시니
허름한 빈 병은 대충 제껴두고 풍만한 내 뱃속에 그 분을 모신다.
시장하실까 하여 들이키는 해장국 한그릇에 싸늘한 옥체 겨우 녹이셨는지
움켜졌던 위장을 놓아주시어 만신을 평화롭게 하신다.
그대의 은혜가 하늘과 같으니
보은의 길이라 함은 끊임없이 취하여 서운치 않게 해드리는 것이라
오늘도 근심걱정 안주삼아 들이붓는 쓴잔 세례에 몽롱한 영혼이 흥에 겨웁다.
070726 AM09:16
Written by. BW[;張]
(출처 : 예비 구성작가 장기영의 [습작노트] - 싸이월드 페이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