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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논리에 포위당한 기독교 기업(이은창)

박종운 |2007.07.29 23:50
조회 84 |추천 0

자본주의 논리에 포위당한 기독교 기업(이은창)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랜드 사태는 기독교 기업들이 이 세상에서 기독교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게 하는 한편 그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까지 던지게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랜드가 기독교 기업을 표방하고 있지만 이랜드는 기독교 기업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따라서 기독교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이랜드는 억울한 점이 많을 것이다. 이랜드는 기업의 정직과 투명에 가장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실제 이랜드는 다른 대기업들이 정치자금 등의 부패혐의에 연루되거나 사주가 도덕성 시비에 휘말릴 때도 늘 예외적인 기업으로 분류되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의 탈세와 달리 정직하게 세금을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랜드는 성경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어느 정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법과 관련한 이랜드 사태는 지금까지 이랜드가 추구해 온 것만으로는 온전한 기독교 기업의 모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아무리 정직하게 살려고 해도 구조적인 문제가 정직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개인이 정직한 삶을 살고 있어도 개인이 불의한 조직에 있을 때 이런 문제들이 발생한다. 예수님이 친구처럼 지냈던 세리와 창녀들도 바로 그 희생자들이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 구조의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정직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들을 죄 짓게 하는 권력구조와는 싸우셨지만 구조의 희생자인 죄인들은 품으셨다.


그런 점에서 이번 비정규직법의 가장 큰 책임은 구조의 문제를 기업과 노동자에게 전가한 채 방관하고 있는 국가에게 있다. 그러나 기업도 그 구조의 문제를 피해가서는 안 된다. 자본과 노동의 문제를 성경적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기업운영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랜드는 노조에 대한 상처와 불신을 가지고 있다. 노조는 기업의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인생 막대기로 사용될 수 있다.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더라도 적극적으로 품고 대화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또한 기업의 생존이 성경적 가치와 충돌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대안 찾기가 필요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영리추구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와 공존할 수 없다고 단정 짓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을 제한하는 것이며 스스로 기독교 기업임을 부정하는 행위다.


이대 앞 작은 옷가게로 출발한 이랜드의 신화에는 박성수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열정적인 노력 외에도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방울, 그리고 한국교회와 기독인들의 관심과 기도가 자리 잡고 있다. 성장의 이면에 많은 요소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그 성장의 요소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의미 없는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기독교 기업을 부정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이랜드는 깨달아야 한다.


이번 이랜드 사태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독교 기업은 불가능하다는 절망을 선언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다양한 기독교 공동체를 통해 역사하시는 것처럼 기독교 기업을 통해서도 역사하기를 원하신다. 기업의 성장이 성경적 가치를 훼손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그 자체로 기독교 기업의 존재가치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이랜드 사태는 기독교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체와 기독인들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보다 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위해 하나님이 허락하신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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