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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두려고 합니다.

나이만 먹... |2003.02.13 00:30
조회 1,393 |추천 0

상고 나오고 할줄아는데 경리일이랑 사무쪽일이었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그쪽에서 벗어나 볼려고 학원을 다녔는데 IMF터지고 그쪽 경기도 안 좋아지고 해서 지금의 회사에 들어 오게 되었습니다.

근데 무진장 후회가 됩니다.

대기업간판을 걸은 회사라 계열사나 그쯤 될줄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업무대행

월급은 80만원에 이것저것떼고 제손에 쥐어지는 건 75만원쯤 됩니다.

카드막고 통신비에  보험료내고 나면 제손에 떨어지는 거 얼마 없습니다.

이회사에 평생 있어야 월급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 승진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호흡기가 약해서 어릴때 아예 그쪽병원에 출근도장을 찍었는데 담배피우면 기침하는 뻔히 옆에서 보면서 사무실에 있는 사장님 아예 담배를 보루째 놓고 핍니다.

하루에 재떨이를 얼마나 비우는지 모르구요.

여름에 더워서 에어콘 키면 전기세얘기 겨울에는 기름값 얘기

그렇다고 난로에 기름 한번 넣어준적 없습니다.

제가 알아서 기름통에서 빼서 제가 알아서 넣었구요.

제가 다니는 회사가 시내에서 멀리떨어진 산속이라 버스도 안다니는 곳입니다.

그러니 교통수단은 남직원들 차를 얻어타야 되니 당연히 처음에 얘기한 출퇴근 시간은 날아간 현실이구

어느 날 남직원이 일이 있어서 사장보고 저 좀 태우고 가라고 했더니 이 양반이 잊어버리고 그냥 가버렸다네요. 

그때가 12월 가장 추운 날중 하나였는데 가만히 있으면 콧물이 줄줄 흐르고 귓볼이 땡땡 어는 날씨였습니다.

나중에는 오기가 생겨서 전화도 하기싫고 그렇게 한시간을 기다리다가 다시 집에 오니까 전화가 오드라구요.

너 왜 안오냐구

짜증이 이빠이 나서 저 이제 부터 회사 안나간다고 했지만 같이 근무하던 남직원이 사정사정해서 간신히 붙어있는데 진짜 있는 정 없는 정 다 떨어졌습니다.

남직원이 그러대요.

그만둘려면 여직원 구해 지고 인수인계는 하구 그만두라구

근데 어떤 여직원이 여기 붙어 있으려고 하겠습니까? 사장님은 뻑하면 얘기합니다.

저오기전에도 여직원이 줄을 섰는데 사회경험도 많아보이고 참을성도 많아서 부족해 보이는 나를 뽑았다고

근데 남직원이 그러대요.

제가 최고로 여기 오래 버티는 아가씨라고 말입니다.

여직원들이 전화가 오긴 왔지만 외곽지역이라는 말에 바로 전화가 끊어지더라고

재고조사한다고 한달에 2번은 밤8시아홉시까지 야근하는데 제 월급은 변동사항이 없습니다.

겨울에는 비수기라 한가한 편이라서  6시퇴근에 토요일1시퇴근이지만

여름에는 기본이 평일 7시8시 토요일5시입니다.

그래 놓고도 월급은 똑같습니다.

이런 회사에 님들이라면 붙어있겠습니까?

첨에 면접볼 때는 간단한 사무나 보고 전화 몇 통받는 거라고 재고나 정리하는 진짜 간단한 일이라고 하더군요.

하는 일에 비해 그래도 월급이 많은 건 외곽지역이기 때문이라고

근데 일해 보니까 눈돌아갑니다.

재고를 입출고하는 프로그램도 없어서 그냥 엑셀의 연산기능으로 쓰는 중입니다.

여기 다니고 시력 무진장 나빠졌습니다.

한달에 입출고가 40억 가까이 되는데 입출고 그래프를 엑셀의 기초로 그려야 합니다.

기본데이타의 줄수가 1500에서 2000 단위를 넘어가는 걸 일일이  수작업으로 표기하면서 그래프를 그리랍니다.

하루하루 수백가지가 넘는 품목 매출정리하고 재고 정리하고 독한 담배냄새맡아가며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눈에서 눈물나고 진물이 흐릅니다.

계속 기침을 해서 가슴은 따끔거리구요.

대기업에서 하청을 맡아서 하는 일인데 한달에 봉급으로 천이 나가면 모기업에서 받는 돈은 2천이 넘습니다.

사장님은 높은 양반접대한다고 술 왕창마시고 골프 치러 다니고 뻑하면 회사 안나오고 저는 허리가 휘고

어디 전산프로그램으로 입출고하는 창고에 빈자리 없습니까?

저 정말 그쪽계통은 자신있게 할 수 있습니다.

저보고 한겨울에 그 추운 산속에서 사람없다고 실물재고조사도 시키시는데 말 다했죠.

시키는건 더럽게 많습니다.

산속에 있어서 동파방지시켜 놓은 쇠파이프도 얼어버리는 곳에 물청소하라고 등떠미는 사장님

근데 저 입사해서 한번도 저빼고 누구도 빗자루를 들거나 걸레를 들고 청소를 하는 걸 본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일을 시켰으면 돈이라도 많이 주던가

지게차 운전하는 기사들이 받는 돈이 백이십이랍니다.

지게차기사들이 속았다고 생각한데요

첨에 월급150만원에 보너스 700% 주는 다른 곳에 붙었는데 사장님이 여기는 대기업계열사니 뭐니 해서 조건이 좋을 거라고 얘기하는 바람에 믿었는데 알고 보니 순 뻥이라고

성수기되기전에  나간다고 말입니다.성수기 되면 사람죽습니다.

상여금 200% 라는 말에 저5월에 입사하고 추석때 대충 따지면 50% 내지 40%는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20% 떡값주더군요.

설날에 되니까 그나마 안줄려고 했는데 생각해서 50% 준다고 하대요.

제사상차리라고 엄마한테 건네니까 쥐뿔도 남는게 없대요.

추석때도 거래처에서 보낸 선물들 개중에 좋은 건 미리미리 챙겨서 가져가시고 남는 거 직원들 나눠줬습니다.

이번설에는 그렇게 들어 온 선물도 없으니까 못준다고 그러대요.

솔직히 일은 더럽게  힘들고 할일이 태산이라 내 시간도 없고 월급도 적고

그러니 근로의욕이 날로 저하될 수 밖에 없죠.

더군다나 사장님은 자기 친한 거래처면 위에는 보고도 안하고 일을 덜컥 저지릅니다.

다른 데 나갈 물건을 빼서 먼저 거기를 주는 거죠.

그럼 당연히 물건이 비게 되고 재고가 마이너스가 되니 제입장에서는 그걸 본사에 올릴 수 밖에 없답니다.

하루하루입출고를 모두 본사에 보고를 하게 돼 있으니 말입니다.

근데 사장님이  저지른 일은 다 내가 혼나고 본사직원이 실수한 거는 그럴 수 있다며 얘기하고 솔직히 그쪽에서 실수해서 제가 뭐라고 했거든요.

그 일 수습하느라고 저녁에 8시 아홉시까지 야근하는데 방실거리면서 전화받기는 제 인내력에 한계가 있어서 얘기했더니  저만 뭐라고 하고 나중에는 그러대요.

나같은 사람 써주는 것만도 감지덕지 아니냐 식으로 말입니다.

회사가 여기 한군데밖에 없답니까?

그냥 그자리에서 박차고 나오고 싶어도 교통편이 없어서 그러질 못했습니다.

첨에는 여직원은 쓸 일이 많을 거라며 한달되면 바로 바로 월급이 나온다 하더니 묶어둘 심산인지 보름터울을 두고 주드라구요.

이번에는 보름치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관두려구요.

제가 속병으로 죽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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