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OO어르신과는 5분만 이야기해도 금세 유쾌해 집니다. 방문하는 곳들이 모두 힘든 하루하루 보내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들어 갈 때나 집을 나설 때나 마음이 편치 않죠. 그런데 어르신은 무엇이 그리도 유쾌하게 만드는지 연신 웃음 떠나지 않는 얼굴로 말씀도 재밌게도 해주십니다.
웃으시며 하시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 듣고 있자니 어찌 보면 남들에겐 큰 시련이고 절망으로 다가왔을 일들이네요.
장녀로 부모님 일찍 여의어 줄줄이 남동생 뒷바라지로 젊은 시절 보내고, 남편 만나 고생 덜까 하다 금세 남편도 잃고... 하나 있는 아들마저 사업실패로 어르신 앞으로 카드빚만 잔뜩 남긴 채 혼자 떨어져 힘들게 생활하시고 계시 다네요.
언젠가 어르신 이런 사연 모르는 분이 “왜 혼자 사십니까? 이제 재혼하셔서 재미있게 알콩달콩 사시지~” 라고 하신 적이 있답니다. 어르신은 듣다 웃음이 나 이렇게 말씀 하셨다네요. “이보시오~산비탈 가파른 내리막길을 전속력으로 뛰어내려오는데 옆에 예쁜 꽃이 보입니까? 내가 지금 그렇소~ 옆에 예쁜 꽃 봤다가는 나는 자빠져서 죽습니다.” 웃으면서 말씀하시지만 지금껏 힘든 삶 말해주는 마음 씁쓸한 말씀입니다. 어르신 눈에도 눈물이 잔뜩 고여 계시네요.
유쾌하신 어르신이 웃으며 눈물 보이시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가슴 아프던지...기가 막힌 힘든 일들 모두 허허 웃으며 털어내려 해보지만, 죄진 것도 없이 한평생 열심이었건만 보답은커녕 수급자 신세로 혼자 하루하루가 걱정인 지금 상황까진 떨쳐지지 않나 봅니다.
이런 어르신들께 사기를 치는 나쁜 사람들이 있네요. 몇 년 전 약장사에게 약 한통 사시고 멀쩡히 돈을 지불 했는데 약을 한 통 더 가져갔다며 값을 더 내놓으라고 몇 년이나 지난 지금 고소장이 들어가 있답니다. 몇 년 지난 영수증이 있을 리 없고, 약값이 1~2만원도 아닌 탓에 두 손 놓고 계시네요. 어르신들께 ‘사기, 횡령’이란 무서운 이름으로 고소장이 날아오면 얼마나 심장을 졸이실지... 참 화도 나고 마음도 아프네요.
꽃 분홍 예쁜 옷 걸치신 어르신얼굴은 집을 나설 때도 내내 웃고 계십니다. “한번 안아봅시다.”하고 유쾌하고 화통하신 어르신 식으로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지금이야 조금 힘든 하루하루지만 어르신 즐거운 마음에 우리들 나누는 마음까지 보탠다면 산비탈 내리막길 아닌 평지에 핀 예쁜 꽃, 풀들까지 구경하실 날이 오겠죠. 다음엔 어르신 화통하신 웃음만 내내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