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워 100분토론 후기
다른 것보다
저를 믿고 저한테 이렇게 저렇게 얘기하라고 조언하신
수많은 네티즌들이 매우 마음에 걸립니다.
뭐랄까 제가 신의를 저버린 것같은 느낌인데
전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네티즌의 뜻을 대변할 수 없었습니다
수백여 분이 저에게 말씀해주신 각종 공격꺼리들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ㅠ_ㅠ
제 앞에 앉은 두 분이
한 분은 비교적 작은 영화 만드는 분이고
한 분은 네티즌의 공격을 받을 것이 뻔한 지식인이라
전의가 없었습니다
물론 원래 말주변도 딱히 없는 편이지만 ㅎㅎㅎ
지금도 충분히 과열된 상태에서
티비에서 싸우면 한국 영화 공멸구도이기 때문에 안 싸우는 게 목표였고
최소한 영화감독님은 호응해주길 기대했었는데... 의외로 디워의 내적인 문제에만 집중하시더군요
누가 맞고 누가 틀리는지
검증하면 다다?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인이면 한국영화를 사랑하고 한국영화의 미래를 염려하는 것이
누가 맞고 틀리는지 규명하는 것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대립구도는 정말 비생산적입니다
지금 보니 진중권 씨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나본데
백해무익한 일입니다
세상엔 냉정하게 할 말하는 분도 있어야 합니다.
사실 그 분 말이 맞는 말입니다
다만 저만은 비록 시시비비로는 틀리더라도 냉정하게 평가하고 그만인 사람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제 주장은 매우 비논리적입니다.
애국주의 딱지 붙이지 말자, 하지만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
이런 건데
당신도 결국 애국주의 아니냐
이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지요
이 두 개의 모순은 상식선에서 조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동안 상식선에서 잘 조화시키며 살아왔다고 보구요
하지만 이걸 논리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면 당연히 둘은 충돌합니다
No 애국주의 <-> 한국 영화를 위하자
하지만 저로선 이 사이에서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회색적 기질을 어떻게 할 수가 없군요
걱정되는 건
이런 식이면 점점 더 ‘한국 영화의 발전을 위해~‘라는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
배격해야 할 애국주의적 대중행위가 되어
다른 것을 지켜줄 힘도 약화될까 하는 겁니다
특히 스크린쿼터를 공격하는 여론에 힘이 실리는 것을 경계합니다.
또 지성계가 그렇게 냉정한 평가자 모드로 나오면 일반 국민과의 괴리가 점점 커져
이 소모적인 대립도 계속 되겠지요.
의견개진할 자유야 누구에게나 있는 거지만
다수가 소수나 개인을 공격하는 일은 제발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안에 대한 저의 소극성은
게시판에서 동성애니 호모니 하는 공격글을 봤을 때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걸 보면 소름이 끼칩니다. 디워를 강하게 옹호하면 이런 공격도 결국 옹호하게 되는 듯한 구도가 되어버렸습다.)
지금 보니 진중권 씨에 대한 인신공격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은 아닙니다.
심형래 감독의 성장을 기뻐하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한국 시민사회의 성숙과 관용을 함께 염려해야지
공격과 증명, 감정배설은 무익한 일입니다.
아무튼 저에게 여러 가지 조언해주신 수백 분의 네티즌 여러분껜
정말 죄송합니다
실탄을 주셨는데 제가 사용하질 않았습니다
믿어주셨던 분들을 배반한 셈이네요.
하지만 저는 지금처럼 공격이 횡행하는 상황에 절대로 네티즌편만을 들 수 없습니다.
지금 같은 구도는 항상 힘들군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