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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에게 건너가려 할 때

정다영 |2007.08.15 23:29
조회 53 |추천 0

  그날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물결이 물결을 불러   그대에게 먼저 가 닿았습니다  
 입술과 입술이 만나듯   물결과 물결이 만나  
 한 세상 열어 보일 듯 했습니다  
 연한 세월을 흩어 날리는   파랑(波浪)의 길을 따라   그대에게 건너갈 때   그대는 흔들렸던가요  
그 물결 무늬를   가슴에 새겨 두었던가요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강물은 잠시 멈추어 제 몸을 열어 보였습니다
그대 역시 그처럼 열리리라 생각한 걸까요
 공연히 들떠서 그대 마음 쪽으로 철벅거렸지만
 어째서 수심은 몸으로만 겪는 걸까요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이 삶의 대안이 그대라 생각했던 마음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없는 돌다리를
 두들기며 건너던 나의 물수제비,
 그대에게 닿지 못하고 쉽게 가라앉았지요
 그 위로 세월이 흘렀구요
 물결과 물결이 만나듯 우리는 흔들렸을 뿐입니다

 
    권혁웅 ,

      시집 `황금나무 아래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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