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그대라서 행복한.. 사랑을 말하다.

안휘 |2007.08.23 17:07
조회 46 |추천 0


춥다.
날씨 포근하다.
보름달 떴어.
비와.


여자는 남자에게 그렇게 자주자주 문자 메세지를 보냅니다.
비가 그쳤다고.
해가 난다고.
바람이 분다고.

그러면 남자는 언제나 이렇게 답장을 하죠.


'응. 나도 사랑해.'라고..

 

둘 사이의 문자 메세지가 처음부터 이렇게 자연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시절,
남자는 여자의 이런 메세지에 많이 당황스러워 했죠.


'보름달이 떴어요.'


여자의 이런 메세지를 받으면 남자는
도대체 답장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거든요.


'아니, 그럼 밤에 달이 뜨지.밤에 해가 뜨나?'

이게 남자의 솔직한 심정이었죠.

'장마철이 좋아요.
아~ 매일매일 비가 오는 계절이라니요.'

여자의 잔뜩 감성 어린 메세지에도 남자는
역시나 난감한 얼굴이 되어서는,

 

'아, 미치겠네.진짜.그래서 나보고 뭐, 어쩌라는거야?'

 

혼자서 중얼거리다가... 결국 이렇게 답장을 보내기도 했었죠.


'저기.. 저희 집에도 창문 있거든요.'

 

그렇게 두 사람이 사랑을 시작할 듯, 말듯 하던 시기에
남자는 군대에 가게 됐습니다.

다들 아는데로 훈련병 때 가장 반가운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위문편지.
여자는 문자 메세지를 보내던 실력으로
남자에게 매일매일 편지를 보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편지에도 꼬박꼬박 그런 내용들이 적혀있었죠.


'지금 서울엔 눈이 와요.
거기도 눈 많이 오나요?
춥지 않아요?
오늘.. 달 뜬거 봤어요?
내가 손톱을 잘라서 하늘에 휙 버려놨는데..
지금 새벽 3신데요.
밤이 푸르러요. 구름이 너무 선명해요.'


편지.
그 따뜻함이야 말 할것도 없지만..
그래도 편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잖아요.
내가 지금 보내면 그 사람은 이틀 후에나 받게 되죠.
여자의 편지를 품고 잠이 들며...
늘 같은 하늘을 같이 보지 못하는 것이 좀 아쉬웠던 남자.
그래서 첫 휴가를 나오던 날,
남자는 여자에게 먼저 문자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하늘이 파랗네요.'


그렇게 시작한 두 사람.
같은 하늘을 나란히 볼 수 있음이
가장 행복함을 진작에 알게 된 두 사람.
그래서 그들은 여전히 이렇게 사랑을 속삭입니다.


'오늘 달은 배가 별로 안고픈 미키마우스가
똥그란 도넛츠를 조금 갉아 먹은 것처럼 생겼어.'


그렇게 여자가 메세지를 보내면,
남자는 언제나 하트 다섯개를 찍고 이렇게 대답하는 거죠.


'응, 나도사랑해,'라고.

 


그대와 함께라서..
그대가 있어서..
그대..라서..
행복한..


사랑을 말하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