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납치 사건인 영화인데 영화 포스터나 스틸을 보면 만화적 캐릭터로 포장된 배우들에게 웃음이 번진다. 으로 한국 코미디 영화에 젊음의 폭죽을 쏘아 올렸던 김상진. 2001년 '우정'을 소재로 한 으로 '뭉클한 코미디' 의 기적을 선사했다. 그뿐인가 탈옥이라는 영화의 단골 소재를 '감옥으로의 복귀'라는 기발한 소재를 보여주었던 , 집과 귀신을 웃음과 함께 풍성하게 차려냈던 등 그가 선보인 영화들은 기발한 소재와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데 노련하다.
[나문희를 응원온 정일우, 김범, 김혜성] 그가 3년만에 코미디 영화 한편을 들고 나온 것은 나문희의 첫 스크린 단독 주연작, 김상진 감독의 8번째 코미디 이다. 27일 종로 서울극장에서 언론배급시사를 가진 은 나문희의 코믹한 연기가 돋보이고 대한민국 코믹 연기의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강성진, 유해진 그리고 원빈, 조인성의 계보를 잇는 조각미남 유건이 출연하여 올 추석을 겨냥한 가족 코미디다.
[무대인사를 하고 있는 주연배우들] 김감독의 전작에서도 볼 수 있듯이 김상진 감독의 영화에는 황당하고 독특한 소재가 있다. 바로 이번 영화에서도 납치된 권순분여사가 어리버리한 납치범을 설득하여 자신의 납치극을 코치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이야기꺼리를 제공한다. '국민 어머니' 나문희와 김상진 감독의 만남만으로도 기대를 모았던 영화기도 하다. 에서 국밥집 주인으로 살가운 모정을 분출했던 나문희가 에서 보여준 코믹스런 모습을 더해 국밥집 재벌 권순분여사로 변신을 꾀했다. 국밥장사로만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국회의원 후보인 큰아들과 잘나가는 딸들과 도박만 하는 막내까지 2남2녀를 둔 대한민국 어머니로 그려진다. 거기에 에서 이미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는 강성진과 유해진은 참으로 오랜만에 한영화에 출연한다.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는 배우들] 어리버리한 3인조 강도인 도범(강성진), 근영(유해진), 종만(유건) 셋은 돈이 꼭필요한 사연이 있다. 도범은 사기죄로 교도소에가 있는 임신한 와이프의 보석금이 필요하고 종만은 그녀의 남동생이다. 도범과 친구사이인 근영은 농사를 지으며 결혼을 하기 위해 어머니의 새이빨을 할 돈으로 우즈벡에 국제결혼을 하려고 하지만 사기를 당해 그 돈을 만회하기 해 돈이 필요하다. 이들이 목표로 삼은 이는 "하루 판매량 3천그릇, 월 매출액 7억5천만원"을 벌어들이는 국밥집의 대모 권순분 여사. 하지만 어렵사리 납치한 권여사는 두려움에 떨기는 커녕, 이 가련한 젊은이들을 달래고 호통치고 구박하기에 바쁘다. 게다가 권순분여사의 몸값을 흥정하기 위해 자식들에게 전화를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책임을 미루는 그들에게 아연실색한다. 한 평생 국밥을 팔아 자식들을 건사 했던 권순분 여사는 배신감에 치를 떨며 납치범들에게 오히려 돈을 받아 준다고 한다.
납치범이 요구한 금액은 5천만원, 콧방귀와 자신의 몸값이 그정도 밖에 안되냐며 흥분한 권여사가 올린 몸값은 500억이다. 시나리오 권순분, 연출 권순분, 출연 권순분, 도범, 근영, 종만 으로 경찰과 언론을 상대로 대규모 납치 사기극을 꾸민다. 이미 미래의 경찰 청장인 재도(박상면)과의 친분이 있고 휴대폰, 디카, 미니홈피까지 섭렵하는 권순분여사 손에 놀아나는 납치범들과 이를 뒤쫒는 재도와의 두뇌싸움을 마다 하지 않는 권순분여사의 활약상이 이 영화가 주는 재미이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나문희는 "황정민씨가 에서 잘 차려진 밥상에 젓가락만 들었다고 말했는데, 나는 잘 차려진 잔칫상에서 노래와 춤만 춘 것 같다"며 출연에 대한 소감을 말했고
[코미디 영화에 실력있는 김상진 감독의 간담회] 등장인물의 이름이 작위적이며 웃기려고 만든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문근영, 강도범같은 이름은 나 자신도 작위적이라고 생각했다. 기억에 남기 쉬운 이름을 생각하다 나온 것인데, 이름이 주는 웃음이 너무 커서 오히려 놀랐다. 특히 문근영(유해진 역할)에 이렇게 많이 웃을 줄 몰랐다. 앞으로 이름으로 웃기는 코미디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라고 답하며 이름에 대한 설명을 했다. 영화 은 분명 유쾌한 영화이다. 나문희의 순간순간 터지는 사투리 연기와 유해진, 강성진의 오버하지 않는 코믹스런 연기는 웃음을 전해주는데 문제가 없다. 또한 인질과 납치범사이의 권력 역전에서 오는 웃음의 뇌관은 김상진 감독의 손을 거쳐 재미를 더한다. 앞에서 말했듯 이러한 아이러니적 설정은 김상진 코미디의 오랜 모티브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누구든지 범렵하지 못할 듯한 나문희의 모성적 카리스마를 만나면서 빛을 더한다. 어찌보면 인질이 권력을 잡는 것이 당연해 보이듯 설득력이 있다.
[간담회장에서의 배우들 모습] 이 영화에서는 초반에 인질과 납치범 사이의 권력 싸움을 루즈하게 보여주지 않으며 초반부터 권순분 여사가 권력을 잡고 영화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하지만 단발적 에피소드에 기댄 웃음의 포인트가 안타깝다. 전형적이고 상투적인 모습에서 빗겨나지 않은 캐릭터의 설정에서 웃음을 기대하는데 있어서 무리도 따른다. 이 때문일까? 물질만능주의와 가족애의 풍자성을 드러내고 싶어했으나 수면위로 떠오르질 못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거기에 코미디 영화임에도 120분의 러닝타임은 다소 지루한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권순분여사의 납치 사건에 경찰의 추격전은 다소 과장이 심하다. 500억의 현금 수송을 기차를 이용한 시퀀스는 지나치게 길고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국민 어머니 권순분 여사] 하지만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가 아니던가? 논리적으로 현실적으로 비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든다. 스펙터클한 클라이막스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연기자들의 세세한 조크와 오버하지 않은 연기력에서는 폭소를 터뜨리는데 문제가 없다.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인 이 영화 올 가을 추석에 가족끼리 볼수 있는 코믹영화라고 추천해도 문제는 없겠다. 올 가을 한국영화에 나온 코미디 영화를 본다면 은 연인끼리, 는 부부끼리, 은 친구끼리, 은 가족끼리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포토타임 권순분 여사와 납치범들] 김상진감독의 뒤집기식 설정코미디를 기다린 관객이라면 과감하게 티켓을 끊고 예매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씨네통 닷컴 빡's의 기자시사회 리뷰 보기)
Copyright ⓒ parkchulw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