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값 한국이 세계 최고
한국 소비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값에 화장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매일경제가 한국, 일본, 홍콩 그리고 화장품 원산국에서 같은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서울의 화장품 가격은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도쿄, 홍콩, 파리보다도 훨씬 높
았다.
이번 조사는 각국 도시의 백화점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했으며 달러화 표시는 원화로
계산했다.
에스티로더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아이디얼리스트 스킨 리휘니셔'(500㎖)의 경우
서울 판매가격은 11만2000원.
그러나 일본 도쿄에서는 9만3600원, 홍콩에서는 7만200원으로 2만~4만원이나 싸
다. 원산국인 미국에서는 6만9000원이었다.
서울에서 11만5000원에 팔리는 랑콤의 '뉴트릭스 로얄 크림'(50㎖)도 홍콩에서는 8
만2800원, 도쿄에서는 8만1900원으로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원산지인 프랑스
파리에서의 판매가는 6만1000원이었다.
또 비오템 '라인 필 에센스'(30㎖)도 서울 8만8000원, 도쿄 5만4600원, 홍콩 6만
500원, 원산국 5만3250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크리스찬디올의 '플라스티 시티
바디젤'(200㎖) 역시 서울 6만원, 도쿄 5만700원, 홍콩 3만8500원, 원산국 3만
9850원으로 서울이 가장 비쌌다.
한국 화장품 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것은 일차적으로 관세 때문. 한국의 경
우 수입화장품은 관세가 8%다. 반면 일본과 홍콩의 경우 화장품 수입은 무관세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는 수수료와 국가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가격에 반영이 되
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백화점 수수료가 외국에 비해 높은 것도 수입 화장품 가격이 다른 나라
에 비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화장품 본사의 가격정책이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 수입 화장품의 국내 유통 구조는 한국지사와 수입전문회사를 통한 유통 두 가지
형태가 있다.
국외 브랜드 중 국내에 지사를 두고 영업을 하는 경우 상품가격은 대략 수입원가
20~25%, 판매사원 인건비 20%, 지사 마진 10%, 유통업체 수수료 30~35%, 프로
모션 비용 10~20%로 구성된다.
반면 수입 전문회사인 에이전시를 통해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 화장품은 수입원가
30∼35%, 판매사원 인건비 등 일반관리비 20%, 벤더업체마진 10%, 유통업체
수수료 30∼35%, 프로모션 비용 5~10%가량으로 구성된다.
어느 경우든 원가를 제외한 부분을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화장품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이미지 산업이기 때문에 수입사들이 고급 마케
팅을 위해 가격을 높이고 있다"며 "비싼 화장품일수록 좋은 화장품이라는 소비자들
의 인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화장품 가격은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분야로 한국 소비자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
하는 외국 화장품 회사들의 가격 전술 때문에 결국은 한국 소비자들이 세계에서 가
장 비싼 화장품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외국계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본사 정책상 진출국별로 가격이 다르
게 책정된다"며 "한국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 2007년 4월 22일 / 매일경제신문 >
by 애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