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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이 암 덩어리 키운다

김진희 |2007.09.06 09:30
조회 133 |추천 2
스페어타이어 신드롬 주의보!
뱃살이 암 덩어리를 키운다     보기에 푸근하고 넉넉해 보이는 뱃살이 당신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사망률이 높고, 잠복 기간이 긴 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이 복부 비만인 남자들을 호시탐탐 노린다. 비호지킨 림프종을 피하고 싶다고? 지금까지 알려진 유일한 방법은 체중 관리뿐이다. 이래도 배에 스페어타이어와 햄을 두를 텐가?  

스티브 버크는43세가 되던 생일날에 암 선고를 받았다. 첫번째 증상은 6개월 전 발견한 턱 밑 림프절에 생성된 부종이었다. 의사는 병원균에 의한 감염으로 생각하고 항생제를 처방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증상을 의뢰할 때쯤 부종이 사라졌고, 완치되었다고 생각한 버크는 치료를 중단했다. 몇 달 후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심호흡을 할 때마다 불편을 느끼기 시작했다. 흉부 엑스레이를 통해 그의 허파 주변에 액체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여전히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처음 검사를 받고 난 3개월 후, 20여 개의 주사바늘 자국이 몸에 남게 되었습니다. 흉부외과 의사와 나는 더 많은 림프절의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버크는 말한다.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짜가 제 생일인 9월 27일이라고 하더군요. 아이러니였지요. 그냥 웃음만 나왔습니다.”

버크는 검사를 시작하기 전에 암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의 준비는 또 다른 이야기였다. 마침내 밝혀진 그의 병명은 비호지킨 림프종이다. 우리 몸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면역체계, 림프구 혹은 백혈구 세포 내에서 생성되는 잠행성 암이다. “누구나 눈앞이 캄캄해질 겁니다.” 그는 말한다. “막상 암 선고를 받고 나면 지금껏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쏟아지지요. 아이들이나 혼자 남은 아내의 모습 같은 것들 말입니다. ”

비호지킨 림프종의 발병 원인
30년 전에는 희귀한 종류의 암이었던 비호지킨 림프종은 오늘날 인류가 겪는 여섯번째 악성 질병이 되었다. 미국 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총 3만680명이 비호지킨 림프종을 진단받은 적이 있고, 그 가운데 1만 명이 이 병으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Melanoma으로 사망한 사람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비호지킨 림프종의 발병률은 지난 30년간 매년 3~4%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암 연구원 크리스틴 스키볼라Christine Skibola의 말이다. 미국과 유럽, 오스트레일리아는 비호지킨 림프종의 발병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1991년, 미국 암 연구소NCI가 ‘신종 유행병’이라 부를 만큼 이 병의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구충제부터 머리 염색제, 에이즈와 엡스테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까지 많은 원인이 지목되었지만 아무것도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세상의 ‘무언가’가 변했다. 그 결과 림프종이 엄청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불가사의한 일이다.” NCI의 유행병학 및 생물 통계학 부국장인 패트리샤 핫지 박사는 논문에서 이렇게 한탄했다. 많은 과학자가 고민을 거듭하는 동안, 몇 사람들은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그 ‘무언가’가 환경호르몬이나 병원균의 감염이 아니라 너무 분명하고 익숙해서 간과되어온 것이라면? 비호지킨 림프종이 증가한 지역과 시기를 짚어본 스키볼라와 다른 전문가들은 그 답이 바로 우리 코밑에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날로 증가하는 남자들의 허리둘레 말이다.

2005년 발표된 한 NCI 논문은 분명한 근거를 제시한다. 1천321명의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들과 임의로 선발된 1천57명의 사람들을 비교한 결과,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다른 그룹에 비해 확산성 비호지킨 림프종diffuse non-hodgkin lymphoma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높았던 것이다.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이어지기 시작했다. 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699명의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들과 914명의 건강한 통제 집단을 비교한 결과, 신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사람들에게 90% 더 많은 위험이 나타난다고 한다. 건강한 BMI 지수는 20~25 사이다. 26~30은 과체중으로 간주되고, 30 이상은 비만이다. 연구에 따르면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더 많은 위험을 안고 있다. “그 후로 속속 새로운 연구 자료들이 축적되기 시작했습니다.” 메이요 클리닉 유행병학 교수이자 논문의 수석 연구원인 제임스 커핸James Cerhan 박사는 말한다. “비만이 비호지킨 림프종과 중요한 연관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장이 약 182cm인 스티브 버크가 병을 진단받을 당시의 체중은 약 92kg으로, 그의 BMI 지수는 27.7을 기록했다.


‘죽음’을 죽기 살기로 외면하기
진단을 확인 한 버크는 즉시 화학요법을 시작했다. 매 3주에 한 번씩 금요일 아침마다 사무실을 벗어나 암 치료 협회를 향했다. 그곳에서 몇 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 다섯 개의 독한 약이 혼합된 정맥주사를 손등에 맞아야 했다. 암을 죽이는 약, ‘CHOP-R’는 모든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들에게 친숙한 단어들이 조합된 말이다. 림프선종 치료제인 시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와 항종양성 항생물질 하이드록시독소루비신(hydroxydoxorubicin, 항암제 온코빈Oncovin, 부신피질 호르몬제인 프레드니손prednisone, 악성 항종양제인 리툭산Rituxan의 약자다. 앞의 세 가지 성분은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고 네번째 성분은 면역체계를 청소하며, 마지막 성분은 암과 관련이 깊은 B세포를 대상으로 한다.

많은 영화에서 화학요법을 받는 환자들을 묘사하는 방식을 떠올려 보라. 메스꺼움과 구토다. “화학요법에 고통스러운 부작용들이 따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버크의 말이다. “탈모나 메스꺼움, 피로 그리고 그 외에도 많은 부작용들이 있습니다. 변비 같은 것도 그렇죠.” 그러나 그가 말하는 진짜 고통은 화학요법의 부작용이 아니다. 더 어려운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애써 외면하고 사는 ‘죽음’에 대한 대처다. “내 병의 심각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의 두 딸 칼라와 케이시도 그 과정에 동참했다. “아이들은 나를 보면서 아빠가 어떻게 견뎌내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만약 체중이 이 암의 주범이라면, 왜 비호지킨 림프종은 동일한 체중이나 신체질량지수를 지닌 여자보다 남자들에게 더 커다란 위험이 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성별에 관계없이 비만은 모두 같지 않은가? 답은 체지방의 위치에 있다. 체지방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위험 정도가 조금씩 달라진다. 남자들의 경우 대개 최악의 부위에 축적된다. “전형적으로 남자들은 복부 주변에 많은 지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 논문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스키볼라의 설명이다. “때문에 림프종의 위험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장 지방’이 위험하다는 것은 우리나라 언론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복부 지방은 심장병과 당뇨의 위험요소로 알려져 있다. “신체질량지수보다 허리 치수를 더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복부의 내장 지방은 질병의 위험에 대한 더 확실한 지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아직 어떻게 복부 지방이 비호지킨 림프종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스키볼라가 집중한 가능성은, 복부 지방에 의해 체내로 분비된 사이토카인cytokines이라는 염증성 물질이 단계적 반응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종양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체계의 B세포의 생성과 생존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B세포 중 하나라도 DNA 이상을 일으키면 이는 곧 전면적인 암세포 성장이 발생할 가능성을 증가시킵니다.” 스키볼라의 말이다. “지방이 가까이에 있는 장기들뿐 아니라 우리 몸 전체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죠.”

화학요법과 병행한 자전거 타기
두번째 화학요법을 받는 동안 버크는 열광적인 사이클리스트인 처남 토니로부터 한 가지 귀띔을 받았다. 토니는 그에게 랜스 암스트롱Lance Armstrong이 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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