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극중 60년대 앤디워홀의 뮤즈로 살다가 정신질환과 약물중독으로 28세에 요절한 비운의 여인 에디 세즈윅을 실감나게 연기했다.그리고 평소 패션 아이콘으로 꼽혀왔던 그는 이 영화 속에서도 여지없이 ‘매니시룩(mannish look:남자같은 의상)’ 감각의 스타일을 선보였다. 헝클어진 짧은 머리. 헐렁한 니트를 아무렇게나 걸쳐 입은 영화 속 그의 모습은 지극히 남성적이었지만 대중들은 그 속에 스멀스멀 번지는 야릇한 섹시함을 느낄 수 있었으리라.
2007년 7월과 8월 대한민국은 MBC TV 월화극 '커피프린스1호점'의 꽃미남 여자 은찬으로 인해 ‘소년’ 열풍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올 가을 패션계는 어리디 어린 은찬식 ‘소년’ 보다는 좀더 성숙하고 섹시한 시에나 밀러식 ‘남성’이 되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타일리스트 이숙진씨는 “남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매니시룩은 강한 여성을 원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도 통한다. 남성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남성’을 탐닉할 필요는 없다. 강하되 여성적인 그리고 섬세하고 성숙한 분위기를 첨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1. 남장여자 변신 위한 첫번째 관문-매니시룩 변신
▲스타일 체크
전세계 디자이너들은 ‘매니시룩’을 2007 가을·겨울 트렌드로 주저없이 꼽았다. 하지만 단순히 남성스러운 멋을 부각시키는게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다. 턱시도에 큰 벨트를 이용해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거나 커다란 액세서리에 장갑 등을 매치하면 절제미 속에서 우아하고 도도한 여성스러움이 드러나게 된다.
코오롱패션 쿠아의 김은정 실장은 “짧은 헤어스타일에 H실루엣. 낮은 허리선의 짧은 스커트나 팬츠 등을 키워드로 잡을 수 있다. 남성적인 느낌 속에서 여성 같은 이미지를 살려 코디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스타일 코디
‘매니시룩’ 연출을 위해서는 그동안 많이 활용되었던 셔츠아이템과 재킷. 정장 팬츠를 이용해보자. 가을이라고 해서 마이크로 미니팬츠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길이가 긴 셔츠에 밑단이 접힌 숏팬츠는 남성다우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앵클부츠로 마무리하는 것도 참고사항.
팬츠를 입은 느낌으로 다양한 소재와 컬러의 레깅스를 원버튼 롱재킷이나 박스형의 넉넉한 실루엣을 가진 니트에 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의할 점은 재킷은 큼직한 라펠(lapel:옷깃)과 아웃포켓이 달려 장식의 느낌을 강조한 디자인이 좋다는 것.
그런가하면 니트와 울 소재의 롱 베스트(vest:조끼)는 포인트를 주는 아이템으로 제격이다. 남성 수트의 기본 장식 중 하나인 칼라를 달아 매니쉬한 느낌을 강조한 베스트를 착용해보자. 베스트와 함께 허벅지 부분을 넉넉하게 처리한 복고풍 7부 길이 배기팬츠(baggy pants:자루같이 헐렁헐렁하게 만든 여성용 바지)를 함께 매치하면 스타일리쉬한 연출이 된다.
그동안 늘씬한 하체를 강조하는 스키니 팬츠가 부담스러웠다면 바지폭이 밑단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와이드 팬츠에 도전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헐렁한 U네트라인 상의를 매치하면 쉬크한 매니시룩을 연출할 수 있다.
▲컬러와 소재 선택
컬러는 짙은 회색이나 블랙&화이트가 최선이다. 특히 회색의 진보가 눈에 띈다. 차콜 그레이(석탄 처럼 짙은 회식)부터 라이트 그레이(연회색)까지 다양한 감도의 회색이 트렌드 컬러로 제안되고 있다.
블랙&화이트는 매니시룩의 기본이 되는 아이템임을 잊지 말자. 여기에 연녹색이나 겨자색·보라색·빨간색 등을 이용해 액센트를 주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남성적이지만 섬세한 여성미가 요구되는 경향으로 인해 고급 소재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실루엣을 형성하는 울 소재와 고급스러움을 연출하는 모 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은은한 펄 느낌 소재도 유행할 전망이다.
2. 남장여자 변신 위한 두번째 관문-소품
스타일을 도드라지게 하는 것은 바로 소품이 좌우하는 일이다. 특히 ‘매니시룩’이 단순한 팬츠와 재킷을 매치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스타일의 아이템과 믹스매치된 것을 정의하고 있는 만큼 소품의 활용도에 따라 스타일 점수가 매겨지게 된다.
중절모 또는 가는 넥타이를 비롯해 와이드 니트 벨트·머플러 베레모 등을 코디해보자. 은빛의 남성용 메탈시계나 체인 목걸이 등도 스타일리쉬한 소품으로 충분하며. 반대로 진주 목걸이 등 여성적인 쥬얼리도 독특한 코디법이 된다. 장갑은 전체 의상의 단조로움을 없애주는 소품으로 그만이다.
패션브랜드 시슬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여성 스타들이 시상식 때마다 애용하는 끈이 없는 여성적인 빅클러치백 또한 매니시룩을 완성하는 한축을 담당한다”며 “끝이 뾰족하고 광택이 나는 남성용 구두도 눈에 띄는 매치법이 된다”고 제안했다.
3. 남장여자 변신 위한 세번째 관문-헤어스타일
패션의 완성은 헤어스타일로 이뤄진다. 계절마다 새 옷을 준비하듯 헤어스타일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말처럼 남장여자가 되기 위한 마무리는 역시 헤어스타일 변신이 중요하다.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에 헐렁한 박스티 하나로 중성적인 매력을 과시할 수 있지만. 완전한 남성 변신은 힘들기 때문이다.
일단 ‘커프’의 은찬식 헤어로 꼽히는 것은 바로 미니멀 섀기컷이다. 적당히 레이어드를 유지한 소년 느낌의 스타일로 머리모양에서 보이시한 느낌을 주되 꾸민듯한 인상을 배제하는 것이 특징. 머리에 왁스나 헤어겔을 바르지 않고 바람에 말려 자연스러운 상태를 유지하는게 필요하다.
김혜수가 보여준 영화 ‘바람피기 좋은날’에서 보여준 보브 단발은 강렬함과 함께 여성미도 가미되는 스타일. 앞머리가 눈을 덮지 않도록 하고 광대뼈 부분을 커버하는 장점이 있다. 그런가하면 이효리가 비달사순 광고에서 선보인 언밸런스 커트도 매니시룩에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