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어릴적부터 어느 나라 영화든 영화라면 닥치는대로 봐왔고 점점 그 영화라는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간 뒤부터는 한국 영화의 우수성과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알리기 위해 동양인학생회 회장으로써, 그리고 학교에선 유일한 한국인 학생활동조직위원으로써 한달에 한번씩 한국영화를 학교강당에서 상영했습니다.
황금같은 주말시간을 이용했지만 관객들은 항상 늘어만 갔을정도로 한국 영화들은 인기가 많았습니다. 제가 그간 상영한 영화는 20편이 약간 넘었는데, 한국형 블록버스터부터 독립영화까지 그 종류는 매우 다양했습니다. 먼저 그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영화들 몇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1. 실미도: 강한 액션과 완벽한 조합을 이루는 음악, 그리고 탄탄한 구성. 게다가 사실에 근거한 영화라는 자체로 이미 감동을 주었던 영화입니다. 반응이 너무 좋아 앵콜 상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2. 괴물: 액션, 드라마, 스릴러, 코메디가 뛰어난 연기와 우리나라 영화음악의 거장 이병우씨의 음악, 그리고 (마지막에 괴물이 불타는 장면을 제외한) 훌륭한 CG로 미국 비평가들에게 한국영화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영화입니다.
3. 바람의 파이터: 뉴욕 타임즈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남자'라고 소개했었던 최배달씨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양동근씨의 소박하고 절제되었으면서도 리얼한 연기로 그려냈던 영화입니다. 특히 남성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4. 태극기 휘날리며: 한국전쟁, 분단의 아픔을 끈끈한 형제애로 그려낸 영화입니다. 장동건씨와 원빈씨의 꽃미남 캐스팅으로 여성관객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았죠^^; 연기라면 연기, 내용이라면 내용, 음악이라면 음악. 모든 면에서 관객들로 하여금 아쉬움 없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6. 올드보이: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특이한 소재를 영화로 아주 잘 살려낸 작품입니다. 벌써 특정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였고 그 덕에 유명세를 많이 탄 영화입니다. 미국의 모 영화잡지에서 최고의 반전영화 50에 뽑히기도 하였습니다.
이상 저희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한국영화 베스트 6이었습니다.
제가 감히 한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마틴 스코세시, 올리버 스톤, 우디 앨런, 엠 나이트 샤말란, 곽경택님등의 유능한 감독들과 안젤리나 졸리, 올슨 자매, 알렉 볼드윈 (그리고 이서진씨)등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들을 배출한 세계에서 감히 가장 좋은 영화학교중 하나라고 할수 있는 뉴욕대(NYU) Tisch School of Arts에 필름학과를 다니는 영화인으로써 저는 냉정하게 영화를 작품으로 보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심형래 감독님의 디워라는 영화가 물론 CG로는 어느나라에 갖다놔도 대접받을 만큼 훌륭하다는 것을 알고, 그 CG가 우리나라의 기술로만 만들었기에 그 자부심또한 높은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디워를 발판으로 더 큰 대작들을 기대해볼수 있다는것을 인식시켜주기엔 충분합니다만 아직 디워가 국제영화시장에 서기엔 내용, 연기, 연출, 구성등 많은 부분에서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것을 인정하고 싶습니다.
삼성의 이건희회장님께선 2001년 삼성전자가 소니전자의 매출을 앞질렀을때 축제의 분위기로 치닫는 회의실에서 '[지금의 작은 승리에 기뻐하기 보다는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해 도약하라]'며 호통을 치셨습니다. 디워가 이룩한 승리는 가히 축하할만 합니다. 하지만 디워는 세계인들의 호평을 받기엔 부족한게 많습니다.
자부심도 지나치면 자만이되고 자만에 찬 자에게선 좋은 작품이라는것은 나오기가 힘듭니다. 앞으로 한국 영화계의 무궁한 발전을 기약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좋은 영화를 만드는것이 바른 제작자의 자세이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지언정 지금까지의 짧은 성공을 지나치게 떠받들지 않으며 비판할것은 비판하고 더 질적으로 좋은 작품을 기대하는 것이 바른 관객의 자세입니다.
한국영화, 많은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정상이 되는 그날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