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당신,
인간으로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죄로 당신을 고소합니다.
사랑을 그대로 지나치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등한시한 죄,
핑계와 편법 그리고 체념으로 삶을 영위한 죄로
망자의 이름을 빌려 당신을 고소합니다.
극형을 받아 마땅하나 피고를 평생 고독형에 처하는 바입니다."
그는 말을 멈추고 와인을 단숨에 들이켰다.
프랑소와즈 사강,
사강이라는 이름은 마르셀 푸르스트의 중 인물의 이름에서 따온 필명으로, 그녀의 삶 역시 한편의 문학 작품 같았다.
19살 때이던 1954년 이라는 소설을 발표하면서 단숨에 인기작가가 되었다.
22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평생 두통에 시달리며 살았고 두 번의 이혼 이후 외롭게 살았다. 말년에는 마약 복용과 탈세 혐의로 전 재산을 압류당한 채 친구 집에 얹혀 살다 2004년 쓸쓸한 최후를 맞았다.
그렇게 유명 했음에도, 외롭게 살았고, 그 어떤 문학상도 받아보지 못한 그녀.
이 책은 그녀 나이 24살때 쓴 것으로, 그 푸릇한 나이일 때임에도 고독감이 물씬 느껴지는 책이었다.
수줍고 떨리는 데이트 신청에서 '차 한잔 하실래요'가 아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니.
어찌 낭만적이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로맨스 이야기가 아니다. 매우 짧은 이야기지만 세 남녀의 사랑속에 일탈과 애착, 고독, 행복 그 모든 감정들을 세밀하게 그려 내 자신이 몰두하게 만들었다.
로제라는 애인이 있지만, 항상 외로웠던 폴르.
누가봐도 멋진 14살 연하의 시몽이 나타나면서 그녀는 많이 흔들리는데..
익숙하고 편안하고 무난하지만 자신을 외롭게 하는 사람과
눈이 부시게 너무 매력적이고 자신만을 바라보지만 자신이 불안해지는 사람과
무엇을 택하는게 옳은 것인지.
꼭 사람 뿐 만이 아니라, 일에서도,
나 역시 나이 듦과 함께 그렇게 변해가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했다.
브람스...
14년 연상인 클라라를 평생을 혼자서 짝사랑한 사람.
이 책을 영화로 옮긴 것에서는 브람스의 교향굑 3번 3악장이 주제가 처럼 나온다는데.
언제 한번 들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