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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인연

장미숙 |2007.09.13 23:49
조회 53 |추천 2


                        악연은 없다...  

 

 

 

                                                                         (시인 이원규)

 

 

이 세상에 인연은 있어도 악연은 없습니다.

소중하고도 소중한 인연마저 스스로 망쳐놓고 자기 합리화의 세치 혀로 악연이었다고 우길 뿐이지요.행여 첫 만남이 불쾌하거나 불행했다손 치더라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저 핑계에 불과합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은 인연이지요.

윤회나 환생을 믿지 않더라도 소중하지 않은 인연은 없습니다.

처음엔 사소하여 잘 알아보지 못할뿐, 이 사소함이야함로 존재의 자궁같은 것이 아닌지요. 블랙홀이나 미로일 수도 있지만 바로 이곳에서 꽃이 피고 새가 웁니다.

 

연리암의 물봉선화 한 송이가 피는 데도 필연적인 이유가 있고,

그 꽃잎 위에 내린 이슬 하나에도 실로 머나먼 여정과 엄청난 비밀이 스며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65억 분의 1의 확률로 만난 그대와의 인연, 그 얼마나 섬뜩할 정도로 소중한지요.

 

극소와 극대, 순간과 영원은 다르지 않습니다.

돌아보면 마치 전생의 악연이라도 있었던 거서럼,

서로 마주치지 않으려고 우리는 또 얼마나 오랫동안 몸부림을 쳤는지요.

악연은 잘못된 만남이 아니라 한 하늘 아래 살면서 아예 만나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결국 인연과 악연의 그 무서운 갈림길은 우리 마음속에 있습니다.

아직은 가지 않은 길, 내내 가지 말아야 할길, 악연의 길을 가기엔 인생이 너무나 짧습니다.

 

그렇습니다. 인연과 악연의 그 무서운 갈림길은 바로 우리 마음속에 있지요. 엄밀히 따져보면 인연은 평화의 개념이며,

 

악연은 전쟁의 개념입니다.

 

"좋은 전쟁"이 없듯이 "좋은 악연"도 없고, "나쁜 평화"가 없듯이

"나쁜 인연"도 없은 것이지요.

 

인연의 크고 넓고도 촘촘한 그물인 "인드라망"

 

우리는 모두 인연이라는 이 아름다운 그물에 걸린 "천상천하 유아독존" 혹은 "독생자" 입니다.

 

"내가 바로 너의 뿌리이며 네가 바로 나의 뿌리"인 만물동근이나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유마경의 경지가 바로 참 인연이 아니겠는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세상에 악연은 없습니다.

 

행여,

 

악연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다만,

 

잘못 살았다는 것의 "반증" 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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