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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RH> 스위스 취리히를 다녀와서...

함민경 |2007.09.14 09:22
조회 70 |추천 1
 


 

 

와~부럽다...
탄성이 절로나올 아름답고 평화로운 도시 취리히에 다녀왔다.
이번이 두번째 취리히..
지난번 취리히는 언제였나..1월이었나...? 춥고..비도 내리고해서 특별히 구경을 하지 못했었다.
97년에 배낭여행으로 갔었던게 생각났다.
그때 Kunsthaus며 fraumunster며 Grossmunster모두 다녀왔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 시립미술관에서 봤던 그 그림들은..지금 내게 어떻게 다가올까..
그 그림들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한게 없겠지만,
내가 10년동안 정말 많이 변했기 때문에,
꼭 다시한번 그 그림들을 확인하고 싶었다.

도착한 첫날은 밤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호텔에서 제공하는 셔틀을 타고 공항에 가서
간단한 저녁을 먹고, 장을 봤다. 이 물가 비싼 나라에서 왠 장을 보나; 하겠지만..
스위스에 왔으니 초콜렛도 사가고 우유도 마셔봐야 하지않나. 왜냐면..
스위스는 초콜렛과 치즈의 제조법을 법으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고로, 세계 최고품질을
자랑하기때문에..

다음날 저녁 10시 22분 디피쳐이기때문에 픽업시간이 저녁8시 45분이었다.
비행전에 조금 자주어야하기때문에, 일찍 일어나서 관광을 나갔다가 돌아와서 잠시 잠을 자려생각했으나,
다음날 아침이 되니 몸이 무거운것이 일어나질 못하겠다..
아. 우야노T- T
같이 나가기로 했던 크루들에게 나는 같이 못가마. 연락을 하곤 다시 이불속을 파고들었다.
누워있으니 좋았지만 무거운마음..
다시 이곳에 올수있을까.. 다시 취리히에 올수있을까...이게 마지막이지 않을까..
그림 보고싶은데...날씨도 좋은데...계속 머리속에 맴도는 생각들..
일어나보니 12시다.

 

안돼T0 T

후다다닥 준비를 하고 나가니 눈앞에서 유유히 떠나고 있는 호텔셔틀버스..T0 T
어뜩해 어뜩해..다음버스는 30분후.
아. 한숨을 쉬며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 파랗고 그 옆에 떠있는 구름이 너무 하얗고 예뻐서잠시 생각을 멈췄다. 아..좋다.....파란하늘..하얀구름...



그리고 다시 고민에 빠졌다.
30분을 기다려 호텔셔틀을 타고 공항에 가서 다시 트레인을 타고 시내로 나가서 걸어가서 미술관에
간다면...적어도 1시간 이상 걸려야..
T- T
이런나를 기다렸다는듯이 서있는 택시..........
이 물가비싼나라에서 택시라니 왠말..
그치만 순간 머리속에서 택시비와 금쪽같은 시간과 시간을 벌어서 얻게될 무형의 가치..등등 잽싸게
게산해본후, 그래. 택시타자. 다른사람들은 기백만원들여서 일부러 여행오는데, 택시값정도 투자하자.
하고 탄 택시는, 공항에 가자는 내 말을 듣자, 살짝 흥정을 한다.
잘 하지 못하는 영어와 굉장히 잘하는 독어를 섞어서 설명을 한다.
공항까지가면 24 SFr 인데, 거기가서 니가 중앙역까지 가려면 다시 10SFr을 내야되.
그럼 결국 34 SFr정도 드는거야.
근데 니가 이걸타고 중앙역에 가면 40 SFr (3만원조금 넘는정도)갈수있어. 그리고 몇분 안걸려.
6 SFr 밖에 차이안나잖어~그치만 니가 공항가서 기차타고..힘들어~
대충 이런 설명이다.
속으로는 아냐 그냥 기차타고 시내나갈껴~! 하면서도 열심히 열심히 설명하는 기사양반의 말을
ok ok 하면서 고개를 끄떡이며 듣다가.
갑자기 귀찮아졌다.!!!
"Ok. 40 SFr! Let's go to Kunsthaus plz."

이게 왠 호사냐. 택시를 타고 누비다니. 스위스에서..비싸기로 유명해서 아무도 안탄다는 택시를;
여튼, 이게 마지막 취리히가 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을 품고 나는 택시를 타고 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다 오지 않았는데 벌써 미터기는 40을 넘어가고있다. 아 머야~조마조마;
이런 내 심정을 아는지 삑! 하고 미터기의 버튼을 누른다.
다행히 미터기는 더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우헤헤..기뻤다;;

다왔대!
엄마나?



얼마나 변했나 보려고 했더니, 아니, 난생 첨와보는곳 같잖어?
참으로 희한했다. 그때는 눈을 뜨고 다녔던건지????
굉장히 낯설음을 느끼며..그렇지만 밖에 설치되있는 익숙한 미로의 모빌을 보며 왠지모를 위안을 느끼고
미술관안으로 들어갔다.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정도인 관광국가이면서도 참으로 어이없게도 스위스는 어느곳이던 영어로 된 설명서에 매우 인색하다.
하여튼, 특별전시를 제외한 기존전시품을 보는 코스를 택하니 12 SFr을 내란다.10년전에는 4SFr이었는데...
물가가 세배로 올랐구나..실감하며, 스위스가 낳은 유명한 조각가인 쟈코메티관부터 들어갔다.
쟈코메티관이 1번이야! 지도에서도. 크..
일단은 나는 그의 작품세계에 크게 관심이 없지만, 스위스 100SFr에 떡하니 있는 대단한 인물이니 유심히
그림과 조각들을 살펴보았다. 크게 느끼는 바가 없어 나중에 어떤사람인지 조사해봐야지..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곤..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음을 느끼며-7시간후면 도하로 돌아가야 하므로..T- T
내가 이렇게 여유를 부릴시간이 없다.
주요한(?)이라기보단..보고싶었던 유명한 그림을 보자.. 하고는 후다다닥 설명서를 보며 움직이려 했으나,
강력히 항의하고싶을정도로 스위스 Kunsthaus(시립미술관)는 여러가지가 불편하다.
일단 각 룸에 있어야 할 번호가 없다!? 지도에는 번호로 다 표시해놓았으면서 왜 방에는 어떤방에는 붙어있고
어떤방에는 안붙어있고..
그리고, 영국의 유명한 Tate museum 처럼, 다양한 설명서가 있으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Tate Museum 에는 완전 20개가 넘는 설명서가 있는데, 역사적인일을 다룬 그림을 볼사람.
해서 쭉 관련된 방번호 상세한 그림위치까지 자세히 나와있다. 설명까지 덧붙여서..
또, 유명작가의 그림만 살펴볼사람, 인물화만 살펴볼사람, 평화로운 그림을 보고싶은사람, 등등
여러가지로 분류를 해놓아서, 선택할수있게했다. 그래서 혹시나 놓칠수도 있는 그림까지도 놓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놓았던것처럼..
불친절한 데스크의 여자도 그랬지만(나머지 안내자들은 굉장히 친절했지만),
스위스의 Kunsthaus는 그림을 관람하려는 관람객의 입장에서 보면 친절하지 않은 미술관 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여튼,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 지를 물어가며 그림들을 살폈다.
딱 보면 알수있는 스타일들...피카소다. 샤갈이다. 칸딘스키다. 막스에른스트다! 미로다!
레제다!!!!!!!! 레제의 그림도 몇번 본적있었지만, 이번처럼 임팩트가 크기는 처음이다..
진짜 멋진 사람이구나! 진짜 멋진 그림이구나!!!! 
뭉크다.. 아..우울해....이사람은..왜...이렇게 그림들이 슬플까...
피카소다..이사람은 정말 복받은 사람이지..그림도 이렇게 신날까..신나서 그렸구나..
모딜리아니...이사람그림은..별로 좋아하지 않지만...스탈이 이렇게 독특해서 사랑받는구나...
샤갈이다..이사람은..상처받은 사람이다..
칸딘스키다..이사람은..섬세한 A형일꺼야..
에른스트...이사람은...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다.. 그게아니라면 이렇게..자유자재로...
미로다.. 이사람그림은 왜이렇게 좋은거야..왜이렇게 훔쳐그리고 싶은 그림이야..도하에 가면 꼭..모작을...
모네다.. 아. 이사람은..정말..대단하구나..이 오묘한 느낌의 색감들...꿈꾸는것 같아...좋아..

고흐다.
빈센트다!
빈센트다 빈센트!!!!!!!! 고독한 영혼! 가엾도록 빈곤한 생활! 생명을 녹여 그려낸 그림들..상처받은 영혼...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외로운 한마리 길잃은 늑대! 정신이상으로 자기자신에게 권총을 겨누고 그것마저 실패하고 고통속에 죽어간..
미치광이의 그림.. 빈센트..빈센트..평생을 처참하도록 가난하게 산 사람. 육체와 정신을 다바쳐 그린 그림...

고흐의 그림을 보고 귀를 자른 자화상도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생레미 정신병원에 있을동안 그렸던 그림의 하나인 "실편백나무가 있는 밀밭" 을 보고 정말 가슴이 너무아팠다.


 

 

 

 힘차게 찍어내린..그렸다기보다는 붙에 있는 물감들은 찍어내린..살아있는 터치들의 그 그림들이
정말 가슴속에서 슬프게 아프게 꽂혔다.
액자에 코가 닿도록 그 터치들을 자세히 자세히 보았다..
그리고 한발..두발..뒤로 나가 다시 그림을 보았다.
놀랍다. 인상파가 찾아낸 빛의 순간포착이란 이런것이구나.
멀리서 본 그 그림은. 가까이서 보았을때의 마구 찍어낸 붓터치들이 꿈틀대는 공간 이 아니라
하나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시 코앞에 그림을 놓고 자세히..자세히 보았다..
빈센트.. 당신은 이 그림을 그릴때..무슨생각이었나요..
혹, 돈이 없어 가진물감만으로 그림을 그려야되서 이 색깔을 이곳에 쓴건가요?
굳은빵하나와 커피한잔으로 하루를 때우고 그린 그림인건가요?
왜 아무도 당신을 알아주지 않았던걸까요..당신이 살아있을때..단 한번도 당신의 그림으로 인해 성취감을 느낀적이 없다니..
그런데 이기적이게도 나는 그것에 감사드립니다.
만약..당신의 그림이 처음부터 누구나 인정해주는 그림이었다면, 당신의 영혼으로부터 그린 수 많은 그림들을 아마 볼수없었을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생제레미 정신병원에 있는동안 그린 밤하늘의 별과같이 빛나는 그림들..그 그림들을 아마 볼수없었을것 같습니다.
당신의 가여운 생활은 당신을 미치게 했고 그 미치광이 같은 붓터치의 그림들을 지금 모든 사람이 사랑합니다.
하늘에서라도 하하하 큰소리로 웃어주시길..봐라. 온세상이 내 그림을 인정한다. 라고..

오랫동안 오랫동안..그 그림을 본후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시립미술관내의 까페에 있던 미로의 도벽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고,
급한 마음을 이끌고 중앙역으로 향했다.
중앙역으로 가던길에 Fraumunster와 Grossmunster를 살피고 싶은 마음에,
또 지도를 보며, 물어보며, 드디어 취리히의 상징적 건축물인 그로스뮌스터 성당에 도착했다.


 


11~13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세워진 그로스뮌스터 성당은 그 유명한 츠빙글리가 설교사로 취임하여
종교개혁을 이끈곳이기도 하다. 교회안의 약간 어두운 분위기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쟈코메티가 제작했다.

 


성당 한구석에 앉아서 기도를 하는데  눈물이 났다.
조용히 눈물을 훔치고 조용히 성당을 나왔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왠지 후련하고 좋았다.

 

리마트강을 끼고 중앙역까지 걸어갔다.
백조다! 아니 동물원도 아니고 왠 백조가!!

하핫;; 리마트강에 유유히 있는 새하얀 백조들...아 진짜 신기해!

 


 

 

진짜 잘산다..이렇게 잘살고 좋은 환경을 이 사람들은 아무런 감사도 못느끼며 산다지..원래부터 이랬으니까..
당연한것으로 여기니까.. 복받은것들..
어딜대고 셔터를 눌러도 그림같은 이 아름다운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질투를 느꼈다.

 



즐겁게 야외테이블에서 식사를 즐기는 연인들, 강가에 아무렇게나 철푸덕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평화롭게 샌드위치를 먹는 가족들.. 아 이거 뭐야. 영화인거야?

중앙역에 도착하니 갑자기 배가고프다. 아. 아무것도 안먹었구나.
먹음직스런 잘구워진 돼지고기 소시지와 딱딱한 빵, 콜라를 사들고 공항가는 티켓을 6SFr 에 끊고,
마침도착한 기차를 탔다. 2등칸에 타서 소시지와 빵과 콜라를 먹고있자니, 아니 벌써 공항이란다.

 



공항에 도착해서, 남은 돈으로 초콜렛과 기념마그넷을 사고 셔틀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와보니 픽업시간까지 네시간남았다..
세시간 잘수있겠구나.....
호텔에 있는 명상음악을 잠시틀어놓고 짐정리를 한후 짧은 세시간의 휴식에 들어갔다.

 



일어나서 나가길 잘한거야. 취리히는 예쁘고 좋았어.
라고 되새기며.. 얕은 잠에...빠져들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도하의 아침...
새빨간 기에 하얀 십자가표시 그로스뮌스터와 백조가 있는 리마트강과 아름다운 건물들이 있는
마그네틱이 취리히의 추억을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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