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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엄마와의 Date day, 그간 아무것도 못

이가람 |2007.09.19 02:17
조회 19 |추천 0

 

 

오늘은 엄마와의 Date day,

 

그간 아무것도 못먹고

골골거리며 감기에 시달리던 못난 딸은 기어코,

엄마가 몇번이고 무슨일인지 묻게 만들었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어, 이러다 괜찮아진다고

그렇게 연거푸 엄마를 방에서 밀어냈지만.

 

기어코 물한잔이라도 떠다주던 우리엄마.

 

 

 

그런 엄마에게 미안해서,

엄마가 일어날 새벽시간보다 좀 더 빨리.

치즈를 많이 먹어야 되는 엄마를 위해서

또 하루에 계란 두개정돈 먹어야 건강하다길래,

내 특기가 되버린 계란말이를 해두고 잠들었다.

 

 

 

 

전화가 울렸다.

 

평소보다 잠을 자지 못해서,

전날 여전히 아무것도 먹질 못해서

몸상태는 최악이었지만

오늘 일찍 끝나니 밖에서 밥먹고

영화보러가자던 엄마의 데이트신청.

 

 

그 마음이 고맙고 죄송스러워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지만 나가겠다 약속하고,

내 다리에 껴서 잠자던 토토와 일어나

부엌으로 가서 본건 내 몫으로 남겨둔 계란말이 반과

그 위에 놓여진 '화이팅'이란 메모.

 

화이팅 화이팅 화이팅

그 어떤 화이팅보다 짠해지는 그것.

 

 

 

 

* * *

 

 

 

 

하염없이 내리던 비.

그 전날 요동치던 내 마음과 눈물을 가라앉혀주던 비.

이젠 울면 안되는 나를 대신해서 울어주던 비.

 

 

울렁이는 속탓에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았지만,

걱정시킬순 없으니까 매운라멘을 주문했다

비어버린 속이지만, 정신을 차리고 싶었어

아주아주 매운걸 먹고서.

 

 

자리잡고 앉아 있는데 옆자리 아기가 운다.

아기엄마는 밥투정하는 아기덕에 밥을 못먹어 안쓰럽고.

 

보다못한 엄마가

도시락으로 싸갔던 내 계란말이 하나를

아기손에 쥐어주자, 울음을 그치고 먹는다

짜식 맛있는건 알아가지고 -_-

 

결국 남은 계란말이를 전부 아기에게 주고

아기엄마는 편하게 식사할 수 있어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자리를 떴다.

 

엄마에게 사죄의 뜻으로 만든 계란말이는,

오늘 한 아기엄마의 편안한 식사를 도우며

보람되게 살다갔다.

 

 

 

 

* * *

 

 

 

 

영화 보는 내내 근근히 졸던 엄마.

항상 긴 영상물을 집중해서 보지 못하는 우리엄마.

그래도 꼭 즐거운 코믹물을 선호하는 엄마.

 

엄마랑 함께 관람한 영화는

마파도, 가문의위기, 권순분여사납치사건.

(실미도, 신부수업은 예외)

 

 

엄마는 안다.

딸내미가 영화만 보면 울어버린다는걸.

 

마파도를 볼때도 혼자 울었다.

클라이막스쯤 눈물짜게 만드는 한국 코미디영화들.

실미도를 볼때는 통곡을 해서

엄마아빠가 '얘 왜이러냐'라며 잡고 일으켰다.

 

엄마와 영화관을 가는건,

함께 가지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내 모습을

보여주는 시간이다.

 

한창 영화에 집중하다가 옆을 돌아보면

눈이 감겨있는 엄마덕에 깨우기 바쁘지만,

그 누구와 영화관을 오는 것보다 보람된다.

 

단순히 그 영화는 영화하나로 기억되기보다,

엄마와 함께한 추억으로 소중하게 간직되기 때문에.

 

 

 

 

* * *

 

 

 

 

아무리 누군가에게 버려져도,

항상 그 자리에 지키고 있는 엄마가 있어서

삶은 따뜻한가보다.

살아갈 수 있는가보다.

 

 

 

그럼에도 못난 생각을 했었지, 나는.

못났다. 참말로 못났었다.

어찌 그다지도 못났었는가, 나는.

 

내사랑에 눈이 어두워, 엄마의 사랑을 잊었구나

 

 

 

 

 

 

 

 

 

 

 

엄마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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