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돋아서 멀리멀리 비추옵소서]
올 새해 첫 아침
해돋이를 갔지만 님은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들은 님을 향하여 사랑과 평화를 기도하였습니다.
이번 추석, 기상청의 예보와 상관없이
아무리 바쁘시더라도 님께서는 꼬옥 왕림하옵소서.....
그리고, 기왕에 오시려거든
아주 높이 떠서 멀리 좀 비추어주옵소서.....
마음은 있어도 찾아가 보지 못하는 내 사랑하는 부모님과 핏줄들
바다건너 이역에 공부하러 가 이제 곧 겨울을 맞이할 아이들
송충이 계급장 달고 어머니 계신 쪽으로 충성을 외치는 우리 아들들
이 사람들이 계시는 곳에도 둥그렇게 훤하게 비추어 주옵소서....
자신만이 나라를 구하고 백성을 배불릴 수 있다고 단언하는 사람들
서로가 자신이 정의의 파수꾼이라고 외치는 사람들
불의의 사고와 질병으로 병원에서 고통받고 계신 분들
죄 짓고 교도소에서 재기를 다짐하는 가슴아픈 사람들
이 사람들이 기다리는 곳에도 높이 오르셔서 널리 비추어 주소서....
아무데나 아무나에게 짖어대는 사람같지 않은 사람들과
성경을 믿는 사람이건, 불경을 믿는 사람이건, 코란을 믿는 사람이건
무슨 말인지 하고싶은 듯 슬픈 눈으로 울어대는 짐승들도
서로 사랑하고 함께 아파할 수 있도록 둥그런 얼굴을 크게 내밀어 주소서....
우리들 목숨이 우리들 것이 아니고
우리들의 영혼이 우리들의 것이 아니며
저희들 가진 것이 저희들 것이 아니고
저희들의 고통과 기쁨이 모두 헛된 것이라 하더라도
이 불쌍한 중생들이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고 지나온 자리를 살펴볼 수 있도록
그냥 세상 모든 것이
아무런 조건과 차별없이 단 하루밤 만이라도 정지할 수 있도록
그렇게 잠시 다녀가시옵소서....
여러분 가족들 모두 건강하시고
즐거운 명절과 함께 행복한 가을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07. 9. 21.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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