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대관령목장
사람마다 느낌이 다들 다르겠지만, 가을이라는 단어는 참 묘한 감성을 자극한다. 왠지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만 같고, 낙엽 쌓인 길을 걸어 향긋한 찻집에 앉아 차라도 한잔 마셔야 할 것 같은… 거기에 눅눅한 샹송까지 곁들인다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만 같은, 그리고 가을이면 누구라도 시인이 될 것만 같은,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이제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 상큼한 가을 바람, 중년의 머리칼처럼 살짝 살짝 물든 잎새. 해마다 겪는 가을이면서 계절의 변화 앞에서 우린 그만 털썩 주저앉고 만다. 그렇게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한 강원도 평창 삼양대관령목장을 찾아가 본다.
동해전망대
삼양목장을 찾아가는 길은 매우 험한 비포장의 연속이다. 차 안이 모두 뒤집어질 정도라면 가히 짐작할 만할 것이다. 거리상으로는 그리 길지 않지만 비포장을 달려야 하기 때문에 꽤나 멀게 느껴진다. 곧 하늘에 닿을 만큼 올랐다 싶으면 삼양목장 입구에 닿게 된다.
원래 삼양목장은 개별적인 출입이 불가하였다. 하지만 드라마, CF, 영화 등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입장이 가능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귀에 익은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준서와 은서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아름다운 영상을 담아낸 곳이 바로 이곳 삼양목장이다.
우리나라 다수의 여행지 중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진 곳들이 여럿 있다. 전남 보성의 대한다원, 강원 양양 상운폐교, 강원 춘천 남이섬 그리고 경남 거제도의 외도 등 대표적인 드라마 촬영지이다.
사실 막상 이러한 여행지를 가보면 실망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드라마 영상을 통해서 조금은 미화된 부분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름다운 영상이 어설픈 연기를 하는 배우들을 압도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하여간, 삼양목장 매표소를 통과해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동해전망대까지 자유롭게 능선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다른 것보다 웬만큼 높이에 올라와 있으니 시야가 확 트여 무엇보다 마음까지 후련해지는 느낌이다. 고지가 높기 때문에 바람이 심하지만 저 멀리로 계속 이어지는 능선과 파르라니 깎아 놓은 초지의 어울림은 마치 외국의 어느 목장에 와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구제역 때문에 아무 때나 한가로이 풀을 뜯는 젓소를 보기란 꽤나 어려운 일이란다. 대신 삼양목장을 가보면 영화 예고편을 보는 것처럼 군데 군데 미개봉작이며 이미 종영된 드라마까지 촬영된 장소에 팻말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이런 것 때문에 젊은 연인들은 연신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연애소설 촬영지
동해전망대까지는 한참을 걸어올라야 한다. 편도 1시간은 족히 걸려 출입이 허가된 지점인 동해전망대에 서면 날 좋을 때면 주문진까지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운좋으면 가능한 일이다.
목장 사무실을 끼고 우측 길로 올라가면 가을동화의 ‘은서네집’, ‘준서네집’이 있는데 이곳은 현재 숙박시설로 사용하고 있지만 비용이 비싼 편이다. 그리고 산악 오토바이도 대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타고 동해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지만 완전 비포장이어서 엉덩이는 조심하는 것이 좋을 듯. 삼양목장에서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면 바로 야생화를 보는 것이다. 계절별로 피어나는 야생화들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곳에 숨어있어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교통정보
▶ 자가운전
삼양대관령목장이 있는 평창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영동고속도로 횡계 나들목을 나와서 횡계 읍내 방면으로 가는 456번 지방도로를 잠깐 이용한다. 그리고 횡계교가 있는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직진하다가 다시 횡계2교를 건너자마자 다시 좌회전한다. 그리고 구영동고속도로 밑을 지나 계속 직진 길을 택해 삼양대관령목장까지 가면 된다. 곳곳에 삼양대관령목장 이정표가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숙박정보
삼양대관령목장 주변에는 숙박시설이 전혀 없고 횡계 읍내까지 나와야 한다.
음식정보
삼양대관령목장 내에 매점이 하나 있고 그 안에 식당이 있을 뿐이고 횡계 읍내까지 나오면 황태구이나 황태해장국을 파는 음식점들이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