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가 흐르는 다이아몬드가,
화려한 겉과 처절한 속사정을 동시에 말해준다.
영화의 주된 형식은 액션이지만,
전달하는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끔찍한 사실들이다.
빠르게 전개되고, 시원하게 박살나니
얼핏 무거운 사실들을 너무 가볍게 띄워버린건 아닌가 하는
착각도 들게 한다.
그러나 내전을 통해 탄생한 소년 전사들이
어른처럼 도박을 하고, 리드미컬한 음악 속에 파묻혀,
즐거운 듯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여간 사실들이 희석될 때,
그 아이러니한 장면들은 영화의 어느 부분보다도
강하게 슬픔을 끌어올린다.
내전 속에 이산가족이 되었던 솔로몬의 슬픔보다 훨씬 격하고,
그 의미가 대니의 목적 달성과 연관되는 것과 달리
총을 쥔 소년들의 슬픔은 영화의 정점에 있는 것이다.



3명의 핵심 인물들이 서로의 목적에 의해 얽혀
운명 공동체가 되는 설정은,
담고자 하는 세가지 구도의 인간상을 한데 묶는데 효과적이다.
아프리카의 처절한 역사 속에서 벗어나길 갈구하는 대니,
그 역사 속에서 상처받는 순수한 영혼의 솔로몬,
그 모든 진실을 위한 매디.
몇몇 헐리웃 포스터들은
등장인물들이 동등한 비율의 역할을 담당할때
그들의 독립적인 포스터를 만드는 것 같다.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의 경우도
기억을 조작한 3명의 서로 다른 사랑에 대한 본능에 대한
해석이 모두 중요하듯 세명 각각의 독립된 포스터도 있다.
자칫 커스틴 던스트의 역할이 영화에서 비중없는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엄연히 그녀 또한 다른 방식으로
본능을 드러내는 중요한 인물이었으니까.
그럼 이젠 하고 싶은 말을 할 때가 됐다.
영화를 떠받치고 있는 세명중 두명이 자연스레 제거되고,
영화의 메시지마저 슬그머니 뒷걸음치게 만든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최강의 다이나믹 액션"은 도대체 뭔지...
내가 이 영화를 선택했던 건
뻔한 액션처럼 느껴지게 만든 카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만족스러웠던 디카프리오의 연기를 믿었기 때문이지만,
사실 나조차도 디카프리오의 원맨쇼 액션인줄 알았다.
보고 나서 대단히 만족하고, 또한 얼마나 안도감을 느꼈던지.
7000원, 8000원, 적은 돈이 아니기에,
문화생활이란 일종의 과감한 투자라지만,
보기 전부터 겁에 질리게 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다.
자꾸 영화를 안보게 만들지 말라구요, 님들아...;;;


P.S.
상업성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닐까 하는
저에 대한 걱정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외국에서 건너온 것이기에
짧은 말로 어설프게 어필도 안되고,
확실하게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오락성 짙은 카피를 내건다는 건
이해할 수도 있다지만, 솔직히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관객들은 포스터의 핵심 문구나 포스터의 분위기,
상징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매력을 느낄 수 있고,
내용을 예측할 수도 있고, 예측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것을 접하는 즐거운 경험을 할 수도 있고,
때론 실망할 수도 있고, 절대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제가 항상 느끼는 것은 그 반대와도 같습니다.
저 카피가 관객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오히려 관객을 멀어지게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늘 영화를 보기 전에 겁부터 먹습니다. "이거 뻔한 영화 아냐?"
막상 보면 아닌 것들이 더 많습니다.
저마다 개성이 있고, 매력이 있고,
노력이 있으며, 가치가 있는데,
저런 카피들이 가끔은,
저로 하여금 영화를 보지 않도록 할 때가 가끔 있다는거죠.
예전에는 포스터에 크게 관심을 갖진 않았었지만,
요즘 들어서야 관심있게 지켜보고 영화를 포스터를 통해
미리 거꾸로 읽어보는데 취미를 두다보니,
좋은 영화를 많이 보게 됩니다.;
P.S.2.
디카프리오 연기력이...
누구는 지저분해졌다고 뭐라 하는데;;; 나름대로의 포스가...;;;
누구는 아직 멀었다, 절대 안된다, 라지만...;;;
수염은 진정 잘 어울려요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