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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남도 봤고 래디오스타도 봤다.
추석때마다 어머니 모시고 갈 영화를 선사해주시는 이준익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게다가 나의 빼이보리뜨중 하나인 뮤빅에서
즐거운인생에 거는 기대를 한껏 부풀려줬으니..
당연히 올해도 보면서 감동을 받아야겠다고 두 주먹에 쥐가 나도록 불끈쥐고 영화관을 찾았다.
터질거야..
영화를 본사람들은 가슴이 터져버릴것이라고 했다. 가슴은 뛰고
엉덩이는 절로 들썩거리고 어느새 자신의 손..아니면 발은 리듬을 따라하고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실망했다 이영화.
우선 이준익감독에 대한 기대를 보자.
그의 작품들, 왕의남자와 라디오스타에서는 약한자의 모습이 나온다.
이번작품에서도 마찬가지. 그러나 전편들에서 살아있던 현실성이 이번영화에서는
판타지로 다가올 뿐이다.
한마디로 실업자가 밴드를 만들고, 밴드를 성공시키고, 창업을하고, 단번에 손님을 왕창 끌어들이는
행위는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준익감독은 지금 왕의남자 이후로 기쁨에 겨워 살고 있는지 이번영화는 너무 달콤하고 보랏빛 희망으로 가득차있다. 그것이 영화보는내내 너무 부담스러웠다.
일단 왕의 남자에 이어 다시 한번 출연한 지성파 배우 정진영.
그의 넉살좋은 연기는 왕남에서만 족했다. 현실적이지 못한 캐릭터의 첫 등장으로 보는 내내 안타까움을 전달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하였던것이다. 왕남에서의 그의 웃음은 쓰디쓴 임금의 운명을 거꾸로 해석한 탁월한 표현이자 엑소더스였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의 정진영은 아마 아직도 자신이 왕남에 출연한것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가장 리얼하면서 가장 감동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영화 [와이키키브라더스]의 그 주인공의 씁쓸한 표정이 차라리 그리워질뿐이다. 물론 역경속에서 웃음을 잃지않는 캐릭터는 현실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나라의 어느 가장이 그 상황에서 무턱대고 장가장가지지장가를 부르면서 가족앞에 떳떳할 수 있을까. 나는 한순간 이준익 감독이 고통도 인생의 쓴맛도 직장을 잃은 아픔도 전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그도 막다른 골목에 갔던 인물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또한 왕남과 라디오스타의 흥행으로 이미 그런 고통을 벌써 잊어버린것이 아닐까.
캐릭터의 일관성은 영화 내내 나타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달나게 했다. 기타를 가지고 친구앞에서 밴드하자고 다짜고짜 얘기하는 사람은 소위 바보다. 가장 일찍 회사에서 짤리면 가장 일찍 인생을 깨닫기 마련인데 그는 여전히 인생을 모른다. 그것이 원래 그런 사람이기때문이라고? 천만에. 그가 여전히 짤리지 않는 마누라 덕을 보고 있기때문에 그렇다고? 천만에. 도저히 현실적이지 못한 캐릭터이기때문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밴드가 결성되고 밴드가 성공하는 그 과정이 너무 생략된 것일까.
너무 희망적인 메세지를 전달해야만 한다는 그 투철한 감독의 의지에 순탄한 배를 타고 우리는 그저 끝내 아주 빠르고 아주 맛있게 차려진 밥만 후떡 먹는, 즉 홍대클럽의 공연현장과 막판 조개구이집의 공연현장만을 맛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된것이다. 감독은 아마 그 두 장면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고 시나리오를 그것에 맞춰서 지어내간것인지도 모른다.
밴드를 죽이기 위해서는 3번의 가요제 탈락이라는 장치가 필요했고
또한 밴드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실업과 가정파탄과 기러기 아빠라는 현실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고
또한 밴드를 갑작스럽게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서는 꼴찌도 천재로 바꾸는 탁월한 선생이 필요했는데 그게 죽은 친구의 아들이었고
홍대에서는 단 한번에 오디션에 오케이하게되었고
공연은 성공을 하였고
막판 조개구이 공연장에서도 대단히 성공하였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논리는 무엇일까. 하면된다일까..아니면 돈장난하면 다 된다일까.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영화일뿐이다.
이준익 감독은 다시한번 쓴맛을 봐야한다.
다시한번 쑈를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