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기덕...
대한 민국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감독...
그는 가장 짧은 시간에
최소의 비용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지만
그 영화적 완성도는 누구도 따라잡지 못한다.
그만큼 대단한 능력을 지닌 감독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모두에게 만족을 얻지 못한다.
영화평론가들 조차 거의 작품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하고 있으니
관객들의 반응은 안봐도 뻔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초창기 가학성과 폭력적 영화로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제대로 안겨주는 영화를 만들던 그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만든 후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불편함은 줄어들고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해야할까..?
#.2
파란대문
시간
빈집
활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
그동안 내가 본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이다.
특이하게 내가 이 영화들을 본 것은 극장이
아닌 케이블 영화채널에서였다.
"빈집" 이후 지방인 이곳의 극장엔 김
기덕 감독의 영화가 걸린 적이 없다.
빈집의 개봉당시 극장에서 보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개봉 일주일만에 사라져버려 보지 못했다.
김기덕 영화란 여전히 대중들에게 낯선 존재인것이다.
그리고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그의 최근작 "숨"을 보았다.
처음으로 극장에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접한 것이다.
#.3
자살을 시도한 사형수와
어릴적 죽음을 경험한 여자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여자의 남편과 사형수를 사랑하는 어린죄수...
이들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기덕 영화답게 나에겐 여전히 어렵다.
이 여자가 왜 사형수를 찾아가는지..
그리고 왜 보안과장은 이 여자를 들여보내 준것이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영화를 보고난후
그 여운은 아직도 남아 있다.
뭐랄까?
숨이 막힐듯한 강렬함에 빨려들어가 버렸다고나 할까요?
#.4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뭐니뭐니해도
면회실에서 여자와 사형수의 면회 장면이다.
여자는 자신의 죽음의 경험을 사형수에게 이야기한후..
사형수를 위해 우리나라의 4계절을 보여준다.
언제죽을지 모르는 사형수에게 추억을 만들어 줄려고
그러한 것인지
아니면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4계절을 통해
그에게 위로를 해주는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것 아무런 희망이 없던 사형수는
이 여자의 행동을 통해 무언가 희망을 발견했고
더이상 자살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이 여자와 사형수는 진정한 소통을 주고 받은 것이다.
이 여자와 사형수의 만남과 헤어짐은
분명 4계절을 통해 이어진다.
여자와 사형수는 메마른 겨울에 온기없는
면회실에서 처음만났을때
아무런 소통을 하지 못하고 무미건조한 사이였지만....
봄으로 치장된 면회실에서의 두번째 만남부터
사형수는 이 여자에서
봄에 희망이 싹터듯이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여름으로 치장된 면회실에서의 세번째 만남에서
사형수는 여름의 열정을 닮은듯 여자에게
키스하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가을로 치장된 면회실에서의 네번째 만남에서
두남녀는 자신들의
사랑을 확인하지만 여자의 남편에게 들키고 만다.
가을...온 산과 들판이 화려하다가
이내 다시 모든 것이 황량해 지듯이
사형수와 여자는 절정을 사랑을 느끼지만
여자의 남편이 앎으로 인해
결국 둘의 사랑은 황폐해지기 시작한다.
여자의 남편은 사형수에게 아내의 사진을 줌으로써
적당한 타협을 시도하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려 하지만
이미 여자에게 집착하게 된 사형수는
또다시 자살을 결심힌다.
결국 싸늘한 겨울...무미건조한 면회실에서
여자는 다시 사형수를 만나게 되고...
둘은 그들의 만남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듯이
격정적인 사랑을 나눈다.
교도소 문을 나서는 여자의 머리위로 흰눈이 내리고...
여자는 남편과 아이와 눈싸움을 나눈다.
여기서 왜 여자는 눈싸움을 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눈이 주는 세속적 의미에서
찾을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문학작품속에서 눈의 상징적 의미는
순수의 상징 혹은 지난날의 고통과 고뇌의 정화를 나타낸다.
결국 여자는 눈밭에서 눈싸움을 함으로써...
눈을 통해 지난날의 고통과 고뇌로부터 정화됨으로써
평온한 상태름 자이하게 되는 것이다.
여자의 남편의 경우도 마찬가지일것이다.
남편 역시 지난 날의 외도라는 잘못된 행동을
눈을 통해 정화되어 평온한 상태를 맞이하게
된것이고 결국 그들은 단란한 가정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5
이 영화에서 이끌어가는 힘은
아마도 배우들의 완변한 연기이다.
중국 배우 장첸은 "벌써일년" 뮤직비디오속
그 이미지는 온대간대 없고
영화속 사형수 그차체로...사형수의 고통을
완벽히 보여주고 있다.
여자역의 박지아는 이 영화에서 정말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
아무런 말없이 무표정한 연기에서...
동요부터 가요까지 활기차게 부르는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녀는 "기담"에서도 강렬한 옹알옹알 연기로
관객들의 뇌리에 남았다)
김기덕의 패르소나라고 할수 있는 하정우 역시
단란함이 깨져버린 가정의
가장으로써 아내의 비정상적 행동으로
불안해하는 역을 잘 연기하였다.
사형수를 사랑하는 어린죄수 강인형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느끼게 되자 표출하는 분노와 질투를 잘 보여주었다.
#.6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늘 그러하듯이..
이 영화역시..
관객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끝나 버렸다.
상영관에 불이 켜지고
결국 이제 모든 것은 오로지 관객들의 몫이 되어 버렸다.
마지막으로..
나는 김기덕 감독이 나에게 던져준
이 영화로를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시하나를 소개하면 이리뷰를 마칠까 한다....
고은 - 눈길에서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돌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경
세상은 지금 묵념의 가장자리
지나 온 어느 나라에도 없었던
설레이는 평화로서 덮이노라.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눈 내리는 하늘은 무엇인가.
내리는 눈 사이로
귀 기울여 들리나니 대지(大地)의 고백(告白).
나는 처음으로 귀를 가졌노라.
나의 마음은 밖에서는 눈길
안에서는 어둠이노라.
온 겨울의 누리 떠돌다가
이제 와 위대한 적막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눈 더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