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제라툴 *카이스트
*카이스트: 프로토스 군대 계급 중에서 최상으로 높은 계급.
프로토스 작전 군대를 총 지휘한다.
테란의 총사령관과 비슷함.
"카이스트 님. 저 파비아 의원입니다. 탕약을 가져왔습니다."
출입문 바깥에서 들려오는 파비아 의원의 목소리였다. 나는 홀
피 앞에 앉아 손가락들을 이용하여 이번 테란 정벌 작전표를
작성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나는 작업을 멈추고 소리쳤다.
"들어오시오, 파비아 의원."
출입문이 "지유웅!"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파비아 의원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탕약을 한 사발을 쟁반에 받쳐 두 손으로 들고
엄숙하게 내 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파비아 의원이 주는 탕약 사발을 받고 그에게 물었다.
"내가 언제까지 이 탕약을 마시면 이 병이 다 낫을 수 있겠소?"
그러자 파비아 의원은 평소 때처럼 온화한 음성으로 말했다.
"2주 동안 꾸준히 이 탕약을 복용하셨으니 며칠만 이 유스타피
우스 풀잎을 달인 탕약을 계속 드신다면 다 나으실 것입니
다."
며칠이라...... 나는 파비아 의원에게 간청하듯 말했다.
"낼 모레가 바로 출전날이요. 이번 전투에는 내가 직접 지휘를
해야 한단 말이요. 뭔가 방법이 없겠소?"
내 말에 파비아 의원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조금 심각한
어투로 말했다.
"아무래도 죄송스럽지만 이번 전투에 나가시는 것은 무리인
듯 싶습니다. 제가 모디첼로(프로토스의 군의병원)에서 폰티
즈(빛을 이용해서 외부에서 환자의 몸을 실시간 검사하는 시
스템)로 카이스트 님의 몸을 꾸준히 지켜본 결과, 한 나흘, 닷
새 정도면 다 나으신다만, 이번 전투에 나가셔서 무리를 하게
되면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을 할 것입니다. 그러면 고열로 생
명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죄송스럽지만 이번 전투에 나가시
는 것을 포기해야만 할 것입니다. 프로타(기계로 된 마이크
로 단위의 약으로 내부에 다량의 독한 항생제가 들어있음.)
를 복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몸을 피곤하고 지치
게 만들기 때문에 안 됩니다."
아, 안돼. 이번 전투는 내가 직접 지휘하려고 했건만...... 머리
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나는 홀피 스크린에 떠 있는 아직 미완
성인 작전표를 보며 건성으로 말했다.
"알았소, 파비아 의원. 나가 보시오."
잠시 후, 출입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휴우!"하고 한숨을 쉬었다. 갑자기 작업에 흥미를 잃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
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은근히 가슴이 답답해졌다. 나는 옆에
놓여 있는 뜨거운 탕약을 천천히 마셨다.
탕약을 다 마신 뒤, 계속해서 작전표를 작성하는데 바깥에서
또 누군가가 나를 찾아온 듯한 소리가 들렸다. 나는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면서 외쳤다.
"밖에 누구인가?"
그러자 곧바로 대답이 들려왔다.
"접니다. 갈릴투스, 제라툴 님을 뵙나이다."
갈릴투스? 아니, 이 밤중에 도대체 무슨 일이지?
"어서 들어오게."
출입문이 열리고 붉은 망토로 온몸을 휘감은 갈릴투스가 내
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일손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는가?"
갈릴투스는 내 물음을 듣는 둥 마는 둥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내게 물었다.
"여기 의자 없습니까? 다리가 아픈데......"
무례한 성격 여전하군. 나는 옆에 있는 스카시 술 주전자를 들어 금속으로 된 잔에 가득 따랐다.
갈릴투스는 겨우 의자 하나를 찾아 의자에 쌓인 먼지를 쓸어내린 뒤, 헛기침을 하고는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작전표를 작성하시는 것에 힘이 드실까봐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드리려고 왔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귀하신 분을 모셔
왔습니다."
귀하신 분? 아니, 그가 대체 누구인가?
"귀하신 분이라니...... 대체 누구 말인가?"
"군사님을 모셔왔습니다."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갈릴투스 뒤에서 검은 망토를 뒤집
어 쓴 정체불명의 남자 하나가 갑자기 불쑥 나타났다. 나는 깜짝 놀랐다.
"아닛, 알타니스! 어떻게 이 시간에 알타니스가......"
그러자 검은 망토의 남자는 망토를 걷어올렸다. 진짜로 알타니
스였다.
그가 씩 웃으며 말했다.
"카이스트. 인사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까전부터 이 대진영
에 와 있었습니다. 소식 다 들었습니다. 역시 카이스트이십니
다. 놈들이 그놈들의 본 행성과 연락하는 통신망도 끊었겠다,
워프 레이(Warp Ray)를 이용하여 이 행성을 죄다 포위시켰겠
다, 놈들의 사기도 말이 아닐테니 이제 이기는 것만 남았군요.
하하하!!!"
알타니스의 말을 듣자 내 입꼬리가 무의식적으로 치켜올라갔다. 듣고보니 그렇군. 이제 이기는 길만 남았어......
"작전을 세우시는 것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갈릴투스의 물음에 나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지휘관들의 의견들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신중하게 세워보고
있네. 우리의 목표는 단숨에 저 하루치 같은 테란놈들의
중앙 본부를 함락시키는 걸세. 3년 동안 우리가 준비해 둔 군
사력을 모두 퍼부을 걸세."
내 말에 지휘관과 군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타니스가 내게
물었다.
"언제쯤 출전하실 생각이십니까?"
"내가 작전표를 다 완성하는 대로 출전할 걸세. 출전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는가, 갈릴투스?"
내 말에 갈릴투스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네. 출전 준비는 이미 다 끝내 놓았습니다. 지금 출전한다
해도 아무런 지장이 되지 않습니다. 형제들의 사기도 아주
대단합니다."
갈릴투스의 말에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이대로 내 계획
대로만 되어 준다면......
그때 잠자코 있던 알타니스가 조용히 내게 말했다.
"카이스트는 아직 코카이즈 때문에 몸이 많이 편찮으시지 않
습니까? 이번 테란 정벌에 나가실 수 있겠습니까?"
그 말에 다시 가슴이 답답해오기 시작했다. 나는 몇번 기침을
하고는 조용히 말했다.
"아까 자네들이 오기 전에 의원이 다녀갔다네. 그가 말하길
이번 정벌에 나가는 것은 무리라고 하더군. 그래서 나는 아무
래도 나가지 못할 것 같네......"
"그렇다면 누구를 이번 정벌의 총지휘관으로 삼으시겠습니
까?"
갈릴투스의 말에 나는 웃음이 났다. 나는 장난기가 발동하여
그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왜, 자네 이번 정벌의 총지휘관이 되고 싶은 건가? 하하하!!!"
내 말에 갈릴투스는 속을 들켰는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때 알타니스가 내게 말했다.
"이번 총지휘관 결정은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잘못하면 우
리가 준비했던 모든 것이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누구를 세울
것입니까?"
나는 그 말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누구를 총지휘관으로 임명하지? 나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테사다나 페닉스가 곁에 있었으면 아주 좋았을걸......
그들과 알다니스까지도 지금 카키나루 행성에 있지 않은가?
나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때 지금 내 곁에 있는 지휘관들
중에서 믿을 만한 지휘관 한 명이 생각이 났다. 나는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이번 테란 정벌의 총지휘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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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달만에 37편으로 찾아뵙는군요. 그동안 너무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죄송합니다. - , -
자, 점점 긴장이 고조되는 스토리!!! 다음 편에는 어떻게 될까요?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