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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 - 이철호엮음

김미진 |2007.10.17 01:22
조회 17 |추천 0


 

아들아!딸들아! 나 죽거들랑 아파 마라.

내 평생에 부귀와 영화는 못 누렸으나 그까짓 게 무엇이랴,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 아니어도 쌀 사고 소금 살 돈 있어 삼 시 세끼는 먹었고, 비단옷 좋은 갓 아니어도 헤진 옷 부서진 갓 있어 예의는 차렸으며, 크고 호화로운 집 아니어도 자고 초라한 집 있어 비바람은 피하였으니 그만 하면 족하지 그밖에 무엇을 더 구할 건가.

 

아들아!딸들아! 나 죽거들랑 애달파 마라.

우리네 인생 '무에서 왔다가 무로 돌아가고,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거니, 죽어 백골로 남는 것도 가당찮고 돌아간 후 한 뼘의 땅을 갖는 것도 합당치 않다.

...죽으면 연기되어 사라지는 것이고, 돌아가면 잊혀지는 것이러니, 분묘고 골당이고 다 헛되고 부질없다.

그저 화장이나 하여 아무 산, 아무 물에나 훌훌 뿌려다오.

바람처럼, 노을처럼 그렇게 돌아가련다.

 

아들아!딸들아! 나 죽거들랑 울지 마라.

제행이 무상이라 나면 죽고 만나면 헤어짐이 정해진 것이거늘 무엇을 애통하고 비통하다 하랴.

나 잘 살다 돌아간다. 한세상 즐거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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