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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큰 남자아이와 키 작은 여자아이.

홍태화 |2007.10.22 01:45
조회 784 |추천 0

봄바람이 살랑거리던 2004년 3월 27일.

길을 걸어가던 소년이 수줍게 말했습니다.

우리... 사귈래?

그렇게 우리 둘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남자아이는 공부를 잘했습니다.

콧대가 높았죠.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고.

그에 반해 여자아이는 참 착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할 줄 아는 착한 아이였습니다.

처음엔 모든 게 어색했습니다.

둘이 있을 때 말도 못하고 어색하게 손만 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차차 서로를 알아가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남자아이는 아침마다 걱정이 있었습니다.

밥을 잘 안 먹고 오는 여자아이 때문이었죠.

그래서 남자아이는 매일 아침 매점을 갔습니다.

고등학생이라서 용돈도 얼마 안받았지만,

배고플까봐 매일 비요뜨를 사다줬습니다.

하지만 남자아이는 끝내 여자아이가 좋아하는 맛을 몰랐죠.

매일 묻고 물었지만 남자아이는 까먹더라고요.

그래도 여자아이는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나의 행동 하나에 행복해하던 모습.

사소한 것 하나지만 늘 행복해하던 모습.

그런 모습에 반해 3년이란 긴 시간동안 여자아이를 만났습니다.

그 시간동안 남자아이의 부모는 여자아이를 매우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남자아이는 여자아이가 너무 좋았습니다.

3년이 지난 후 이 둘은 유럽을 함께 떠나기로 했습니다.

사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를 사랑하긴 했지만 망설여졌습니다.

헤어진 후에 남을 아픔이 두려웠고,

집에 걸리게 되어 혼나는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와 다른 날짜에 가게됩니다.

2007년 7월 12일. 남자아이는 유럽으로 갑니다.

처음엔 전화도 자주 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다 전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자아이는 전화도 안하게 되고,

전화도 매우 퉁명스럽게 하게됩니다.

그리곤 새로운 사람을 바라보게 됩니다.

남자아이는 철이 없었는지 새로운 사람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남자아이는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됩니다.

하지만 남자아이는 아직도 그 여자아이를 사랑했나봅니다.

내내 여자아이 걱정을 합니다.

마음을 다 잡고 다 잡았습니다.

하지만,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잠시라도 다른 마음을 먹은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사실대로 말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동안 잘 못한게 너무 많아서..

못 얘기했습니다.

8월 9일 남자아이는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여자아이는 12일에 돌아왔습니다.

이 둘은 다시 만났습니다.

남자아이는 사실 그 기억이 지워지지않았습니다.

그래서 미안해서 더 잘해주려고 했는데,

여자아이는 그렇게 못 느꼈나봅니다.

여자아이는 남자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남자아이는 처음엔 슬퍼하질 않더군요.

그냥 무덤덤할 뿐..

하지만 시간이 하루 이틀 지날 수록 남자아이는 슬퍼합니다.

어느 날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의 소식이 너무 궁금해

여자아이의 아이디로 싸이를 접속합니다.

여자아이가 올린 사진을 봅니다.

남자아이의 사진이었습니다. 보고싶다며..

그 날 밤 남자아이는 한참을 울어야만 했습니다.

여자아이가 너무 보고싶었지만, 남자아이는 문자하나 못 보냈습니다.

여자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렇게 또 시간이 가고,

어느 날 갑자기 여자아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신사역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남자아이는 조금의 생각도 않고 바로 뛰쳐나갔습니다.

여자아이를 만났습니다.

남자아이는 마치 어제 만난 것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손도 잡아주고 싶고 따듯하게 안아주고 싶었는데,

남자아이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여자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러던 어느날, 여자아이에겐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깁니다.

남자아이는 다시 붙잡으려 하지만 이젠 헛된 노력일 뿐입니다.

늦은 후회뿐이죠. 매일 밤을 울며 지새지만,

이제 여자아이에겐 새로운 사람이 곁에 있습니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를 잊으려고 하지만 잊혀지질 않습니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다들 아셨겠지만 제 이야기입니다. 제가 남자아이죠.

저 여자친구한테 잘해준게 별로 없어서 너무 미안하기만 합니다.

저한테 늘 주기만 했었는데 전 해 준게 없습니다.

서로 함께 있을 땐 몰랐는데 헤어지고 나니 이젠 알겠습니다.

그 아이가 얼마나 소중했고, 함께 해서 얼마나 기뻤는지.

하지만 이제 그 아이는 제 곁에 없어서 너무 슬픕니다.

늦은 후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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