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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클리닉 보는 게 더 나을 듯...영화 <어깨너머의 연인>

이장연 |2007.10.22 12:46
조회 332 |추천 0
부부클리닉 보는 게 더 나을 듯...영화

포스터와 영화는 참 많이 달랐다.

일요일(21일) 저녁 동인천 애관극장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이미연과 이태란이 주연한 이었습니다.

동인천.
정말 얼마만인 줄 모르겠습니다. 인근 제물포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시절 몇 번 오간 적이 있지만, 요 몇 년 사이에는 거의 가보질 못했습니다. 그동안 인천의 중심지였던 동인천은 참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옛 명성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주말이면 북적이던 대한서림 일대도 너무나 한산했습니다.

아참 자전거를 타고 집인 인천 서구 공촌동에서 동인천까지 오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아침 일어나자마자 가을 숲 속을 거닐고 돌아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담쟁이덩굴 관련 포스팅을 하고, 자전거에 올라탔습니다. 간만에 운동도 할 겸, 영화를 함께 본 벗님이 동인천에서 계산동까지 자전거로 1시간 20분이란 시간이 걸렸다는 말도 들은 바 있어 용기를 내보았습니다. 가정오거리, 신현동, 석남동, 목재단지, 송림동을 지나쳐 오면서 그사이 참 많이 변한 인천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는 길에 추억의 모교인 대헌중학교와 송림시장, 산업도로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배다리, 70년째 명맥을 이어오지만 북광장 개발로 쫓겨날 처지에 놓인 중앙시장, 그리고 화평동 냉면거리를 둘러보고 대한서림 앞에서 영화를 함께 보기로 한 벗님들과 만났습니다.

사실 영화 을 꼭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닙니다.
벗님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기로 했는데, 장소를 애관극장으로 결정하고 나니 상영 중이거나 개봉예정 영화에서 괜찮다 싶은 영화(카핑베토밴 보고 싶었습니다!)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난하다 싶은 영화를 택했는데 그게 이었습니다. 30대 두 여성의 사랑과 삶에 대한 진솔하고 속 시원한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해서.(다음에는 정말 괜찮은 영화를...)

100년 역사의 애관극장


애관극장 앞


주말인데도 관람객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애관극장 10년 만인 듯 싶다.



하여간 내 생애 최악의 영화 이후 찾지 않았던 애관극장에서 벗님들과 영화를 봤습니다. 극장에는 주말인데도 관객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고, 연인들보다 젊은 여성들이 대다수였습니다. 불이 꺼지고 이미연과 한 남성의 정사 신으로 영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영화는 자동차보다 오토바이를 즐기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포토그래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32살의 미혼여성이자 유부남과 사랑 아닌 연애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는 서정완(이미연). 서정완의 절친한 친구이자 자신의 타입이 아닌 남편과 지루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원하는 것을 갖지만, 자신과 10살 차이 나는 어린 여성과 남편의 바람으로 협의 이혼을 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꿈꾸지만, 전업주부로 대책 없이 살아오던 그가 처한 현실에 불안해하는 윤희수(이태란). 두 여성의 복잡한 연애관과 생활관을 풀어냅니다. 상반된 성격과 삶을 살아가는 두 여성과 관계된 남성,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휴먼스토리 같은 곁다리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영화속에서 30대 초반의 미혼, 기혼 여성들이 공감할 만한 것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일례로 스페인으로 입양되었다 어머니를 찾으러 한국에 온 22살의 젊은 남성 마르코와 첩의 자식으로 태어난 서정완의 모성적 관계는 상투적인 설정은 억지스럽게 끼워 넣은 듯 느껴집니다. 둘의 관계가 영화 초반부터 얇게 연결되어 있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 갑자기 두드러진 장면은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마르코가 매개가 되어 자신의 처지와 꼭 닮은, 그동안 어머니에게 소원했던 서정완이 어머니를 찾아 화해의 가족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결혼과 연애, 일과 섹스에 대한 스캔들이 아니라 혼돈 속에서 영화는 중구난방 예측불허로 돌아갑니다. 잘 타던 오토바이가 사고를 내는 등.

관객들을 황당하게 놀라게 하는데는 성공했다.



아무튼 영화는 예고편, 광고와는 사뭇 다릅니다. ^-^::
많은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그 '여성들을 위한 영화'란 기대마저 무색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특히 젊은 미혼. 기혼여성들 모두 공감하지 못할 듯 한, 황당한 스토리 전개는 짜집기 냄새가 풀풀 풍겼습니다.
'보다 트렌디한 드라마! 보다 쎈 대사 맛!'이란 카피는 정말 그러했습니다. 이건 프렌즈 같고, 이건 싱글즈 같고, 이건 섹스앤시티 같고, 이건 부부클리닉 같다는 느낌. 그다지 못나지 않은 윤희수의 남편이 바람 피는 장면과 협의이혼 하게 되는 모습에서, '4주후에 뵙겠습니다'란 멘트까지 떠오르더군요.

마지막 신도 너무 어색했다. 해피인딩이라고 하기에 머할 만큼...



그런데 에 대한 이런 감상은, 저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함께 영화를 본 벗님과 뒷 자리에 자리한 여성들도 영화가 끝나고 나서 다들 어이없는 표정을 짓더군요.
'영화 어땠나'라고 묻기조차 조심스러울 만큼. 협의이혼을 했다가 재결합한 윤희수 부부에게 갑자기(?) 아기가 생기고, 아기가 생기기 전에 누드를 찍겠다던 윤희수의 전신 누드를 서정완이 촬영하는 장면에서 관객 모두 화들짝 놀라며 황당해 했던 것처럼.

p.s. 자신의 삶을 즐기는 요즘 트렌디한(?) 여성들의 사랑과 연애관이 이 영화와 같다면, 그들의 연애와 사랑은 참 우울할 것 같습니다. '사랑보고 사랑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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