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한국에 온다. 국내 최초다. 전세계인의 가슴에 오롯이 남아 있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작품전이 오는 11월24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막된다.
국내에서 반 고흐 단독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전시에 출품되는 유화 45점, 드로잉및 판화 22점 등 총 67점의 보험평가액이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전시는 역대 어느 전시보다 메가톤급 전시임을 말해준다. 작품가 1조4000억원은 국내 미술전시 사상 최고가로, 당분간은 깨지기 힘든 액수. 특히 반 고흐의 ‘자화상’과 ‘아이리스’는 보험가액이 각각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시작은 네덜란드의 반 고흐 미술관(Van Gogh Museum, 암스테르담)및 크뢸러 뮐러 미술관(Kroller-Muller Museum,오텔로)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또 일부 작품은 네덜란드의 트리튼재단 미술관으로부터 대여해왔다. 이번에 서울에 오는 오리지날 유화 45점과 드로잉및 판화 22점 중에는 반 고흐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아이리스’와 ‘자화상’ 외에도 걸작이 다수 포함됐다.
10년이라는 짧은 작가생활에 반 고흐가 남긴 유화작품은 약 880여점. 그 중 ‘반 고흐의 5대 걸작’으로는 1885년 작인 ‘감자 먹는 사람들’(본 전시에는 판화작품 전시)과 파리 시기의 ‘자화상’, 아를르 시기의 ‘해바라기’, 셍레미 시기의 ‘아이리스’, 오베르 시기의 ‘오베르 교회’가 꼽힌다. 이 작품 중 ‘자화상’과 ‘아이리스’가 이번 전시에 나오며, 반 고흐의 또다른 대표작인 ‘씨 뿌리는 사람’ ‘노란 집’ ‘우체부 조셉 룰랭’ 등 시기별 대표작이 한국 땅을 밟는다. 특히 이번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아이리스’는 반 고흐 미술관 설립 후 단 한차례도 외부 반출이 없었던 작품이어서 더욱 화제다.

예술가로서 가난과 좌절로 점철된 쓰라린 인생여정을 통해 자살로 삶을 마감한 비운의 화가 반 고흐는 독특한 화법과 끓어오르는 내면을 표현함으로써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 특히 구도적인 강렬한 작품이란 점 때문에 사후 1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가로 꼽힌다.
‘불멸의 화가-반 고흐’로 명명된 이번 서울전은 10년동안 짧은 예술가의 삶을 살면서도 주옥같은 명작을 남긴 반 고흐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비운의 예술가의 삶과 예술을 더듬어보는 신화 속 여행으로 꾸며진다.

전시는 반 고흐 작품의 탄생과 변천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연대기 순으로 구성된다. 가난한 농민사회의 처참한 생활상을 화폭에 담으며 미술을 통해 인류애를 실현코자 화가의 길을 택한 초기 네덜란드 시기(1881-1885)부터, 처음으로 인상파의 빛을 발견하면서부터 자신의 화풍의 기틀을 마련한 파리 시기(1886-1888), 이상향을 꿈꾸며 색채의 무한한 신비를 마음껏 구현한 아를르 시기(1888-1889), 불타는 예술혼을 자연의 묘사를 통해 분출하던 셍레미 시기 (1889-1890), 그리고 생의 마지막을 장식 한 70일간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기(1890)로 나뉘어 소개된다
전시를 기획한 서순주 박사는 “이번 전시는 반 고흐 전시로는 지난 1990년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에서 열린 작가 사망 100주기전 이후 최대 규모로 국내 미술전시의 한 획을 긋는 전시가 될 것을 자부한다”며 “반 고흐는 대중적 인지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화가로 반 고흐전의 유치 성사는 미술전시의 월드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비운의 화가 반 고흐는?= 1853년 네덜란드의 준데르트(Zundert)에서 태어나 1890년 37세의 일기로 파리 북부 오베르의 작은 다락방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반 고흐는 예술에 모든 것을 바친 비운의 화가다. 그는 가난으로 점철된 척박한 환경 속에서 동시대의 어떤 예술가보다도 처절한 삶을 살았으며 예술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 특히 말로 할 수 없는 영혼적인 삶을 그림에 담아낸 것은 오늘날 그의 그림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요소.
후기 인상파작가로 구분되는 반 고흐의 화풍은 1886년 파리에서 인상주의자들의 그림을 발견하면서부터 어두운 색채는 밝은 색상으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테마는 빛으로 가득한 야외 풍경으로 바뀌었다. 짧게 끊어지는 화필과 밝은 보색의 색상체계는 인상주의, 특히 후기 인상주의의 점묘파 화법에 영향을 받은 것이기는 하지만 그의 독창성은 전통적인 사실주의 기법을 거부하면서 "비사실적인 그림이 직접적으로 사실을 그린 그림보다 더욱 진실되게 보이고 싶다"던 그의 열망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예술가로서 너무나 짧았던 삶을 통해 880여점의 작품을 남겼지만 살아있는 동안 그의 작품은 거의 인정받지 못했다. 인생에서 그렇게 찾고 싶어했던 사랑에도 모두 실패했던 그에게 예술은 유일한 피난처였다. 오직 예술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바꾸려 한 그는 태양을 찾아 남불로 내려가 불꽃같은 작품들을 탄생시켰고, 미술사상 유례없는 걸작들을 남겼다.
생전에 거의 그림을 팔지 못했음에도 “언젠가 내 그림들은 물감값 이상의 가격에 팔릴 날이 올 것이다”고 스스로를 위무했던 그의 작품 ‘의사 가쉐의 초상’은 1990년 당시 경매역사상 최고가인 8250만달러에 팔리며 기염을 토했다. “화가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다른 모든 것은 차후의 일이다”고 말한 ‘신념의 화가’가 곧(11월24일 서울시립미술관) 한국인과 만난다. 반 고흐 서울전은 2008년 3월16일까지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 한국일보, KBS 공동주최. 관람문의: 1577-2933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