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빵서재에서 적는 11월 첫 리뷰.
오늘은 목요일이지만, 난 점심밥을 뒤늦게 챙겨먹고 잠시 커피를 내리고
앨범들을 뒤적거린다. 오늘은 좀 짜증나는 일이 있었던지라, 피우다 만 담배가 이미 수북하다.
해서 아무렇게나 집어든 음악이 너바나의 음반인지라, 몇곡 듣다 말고
다시 시디를 보다보니, 카펜터즈의 1969년과 1973년도 싱글앨범을 모아둔 비정규 앨범이 있는지라,
잠시 꺼내 튼다.
벌써 커피만 3잔째, 오후에 즐기는 식타임치고는 꽤 많이 마신다.
짜증스러운 일이, 내겐 우울할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카펜터즈가 얘기하는 비오는날 월요일에
우울함은, 어쩌면, 지금 내 기분과 꽤 어울린다는 생각에 가만 들어본다.
그 옛날 이런 천상의 목소리를 가지고도 거식증으로 죽었다는 믿지 못할 사실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꼽는 팝계의 최고의 여성보컬은 바로, 이 목소리다.
뭐, 내 주장르인 재즈와는 어울리지 않는 음색이지만, 이 얼마나 멋진 음색이란 말인가.
자못 이 곡의 가사는 섬뜩하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 속에 있는 우울함이란 것이
서정적인 멜로디와 함께, 차분히 내려깔리는 목소리라,
첫 소절의 가사처럼, 난 오늘 나 혼자 지껄이기도 하며 화를 삭이고,
또 이럴 때면, 나 자신이 나이가 들어있음을 문뜩 느끼기도 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힘이 되기도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고, 비오는 월요일에 우울함을 느끼듯,
한가한 목요일 오후에 느끼는 씁쓸함이라.
재미있다.
이 곡은 참 재미있다.
더욱이 가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