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우리동네> 피범벅이 된 시체보다 살인을 꿈꾸는 사람의 본성이 잔인한 스릴러물

박철원 |2007.11.22 11:35
조회 728 |추천 0

올 한 해 유난히 많은 스릴러물이 소개된 가운데 그 중 독특한 소재의 살인마를 내세운 가 언론시사를 가졌다. 언론시사회 전부터 이 영화는 예고편 공개 부터 화제를 낳았다. 이미 범인이 누구라는 것을 알리고 시작하는 내용과 국내 최초 모방범죄, 살인마와 살인마의 대립구도와 같은 국내 영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소재의 스릴러물이라는 점에서 이슈가 된 것이 사실이다.   또한 TV에서 주로 얼굴을 알린 오만석과 드라마 '하얀 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한창 주가가 오르고 있는 이선균이 주인공. 여기에 아직까지 눈에 띄는 흥행작은 없지만 연기력 하나로 앞으로의 가능성에 주목하게 하는 류덕환이 가세해 세 축을 이룬다. 사실 세 배우 모두 연기력은 모두 어느 정도 인정받은 배우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류덕환의 연기 변신이 상당히 기대됐다.  

  영화 에서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씨름부 학생 역에서 배우로서의 최고의 연기력을 인정받는 느낌을 받았다. 그 여린 역을 맡았던 류덕환이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배우임을 감안하면 앞날의 배우로서의 성장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작은 키에 여린 소년의 마스크를 한 류덕환이 이번 새 영화에서는 사이코 패스적인 광적인 살인마 역활을 맡았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기대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사실 영화의 보도자료를 보고 연출을 맡은 감독의 프로필을 보고 다소 의아했던것도 사실이다. 얼핏 보도된 영화의 스케일이나 소재를 봤을때 기존 흥행감독 중 한 명일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단편영화의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장편 영화 데뷔작인 정길영 감독이였다. 감독은 인간의 본성과 내면을 드라마틱하게 내보이기 위해 스릴러라는 장르를 선택한 듯 보인다.  

  뒤에서 다시 말하겠지만 영화는 중간중간과 뒷 부분에 밝혀지는 주인공들의 숨겨진 과거를 보여주면서 그 들이 갈등하는 내면의 진실을 영화의 전면에 내세우려고 한다. 그래서 일까? 영화의 스릴러적 요소와 범인과 그를 쫒는 자와의 두뇌싸움 혹은 액션씬을 기대하고 본 관객이라면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감독 역시 무대 인사에서 "헐리우드 스릴러 장르의 영화 처럼 강한 액션과 스피드한 스릴러는 아니다." 라고 밝히며 영화를 소개 했다. 그러한 점이 기타 다른 스릴러 영화와 다른 차별성을 가지는 점이다. 이 점이 영화에 약이될 수도 독이 될수도 있다는 점이 관건이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누군가 죽이고 싶도록 미워질 때, 머릿 속으로만 상상하는게 아니라 그 상상을 현실로 이행할때가 끔찍 한것이다. 보통 스릴러나 공포영화가 잔혹성과 피범벅의 장면으로 경쟁하기 마련인데 영화 는 심리적 내용을 강조하고 싶었던가 피범벅된 처참한 시체의 모습은 그다지 참혹해 보이지 않고 살인을 꿈꾸는 인간의 본성이 더 잔인하게 느껴진다.  

  영화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면
서울의 한 변두리 가상 동네인 '사초동' 한 동네에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여자아이, 50대 여성, 매춘부에 이어 20대 여인까지. 그들은 공개적인 장소에 피범벅된 처참한 모습으로 사지가 끈에 묶인 채 발견된다. 영화에는 세명의 각기 전혀 다른 캐릭터가 등장한다. 추리소설가 지망생 경주(오만석 분)는 소설도 안 풀리고, 집주인에게는 월세 독촉을 받는다. 문방구점 사장 효이(류덕환)는 동네에서 친절한 태도로 누구나 좋아한다. 연쇄살인사건을 담당하는 형사는 경주의 친한 친구인 재신(이선균).   경주는 월세를 못 내자 집열쇠를 바꿔버리고도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여주인이 경주의 가족사진 액자를 깬 것에 흥분해 살해하고 만다. 사실 경주에게는 숨겨진 과거가 있으며 그에게 살인마 적인 본능이 비춰진다. 살해한 집 주인 여자를 계속해서 터지고 있는 연쇄살인사건을 흉내내 처리하고 동일범의 소행처럼 꾸민다. 그렇지만 연쇄살인범인 효이에게 '선생님이 죽인 거죠?'라는 의문의 문자 메시지가 발신자표시제한으로 도착하고 효이는 경주를 알아보지만 경주는 효이의 정체를 알아채지 못한다.  

  재신은 경주의 집에서 우연히 경주가 쓴 추리소설을 읽다 살인 방법이 실제 연쇄살인사건과 닮아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란다. 경주와 재신에게서는 서로가 입 밖에 내지 못한 비밀이 있다. 바로 재신 자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으나 어쨌든 경주의 부모를 죽이게 됐고 이를 경주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주는 재신의 행동을 알고 있었다. 재신은 경주가 여주인을 죽였다는 것을 알고 끔찍한 운명에 절망한다. 연쇄살인범 효이는 보란 듯이 사건을 수사 중인 형사까지 죽인다. 효이는 자신이 그 살인마라는 단서를 경찰서에 들어가서까지 남겨놓는다. 자신을 일부러 드러내보이는 효이의 정체가 이 영화를 보는데 있어 관전 포인트기도 하다.  

  오만석과 이선균, 그리고 정길영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오랜 친분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 오만석과 이선균은 학창시절부터 뮤지컬 배우 활동에 이어 TV와 영화까지 비슷한 시기에 활동 영역을 넓혀가며 12년 넘는 우정을 쌓고 있다. 친구와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하여 어떠한 느낌이였냐는 질문에 이선균과 오만석 모두 "친구와 한 화면 안에 선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죠" 라며 솔직한 느낌을 말했다. 또한 이선균은 "오랫동안 서로 연기하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서로의 연기패턴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연기할 때 에너지 낭비 없이 편했다"고 말했다.  

  오만석은 "이번 영화에서 우리가 의견 일치를 못 본 장면이 딱 하나 있었는데, 그날 결국 촬영을 접고 감자탕집에서 아침 10시까지 소주를 나눠 마셨다"고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오만석은 "이선균은 무슨 역할을 하든 자기식으로 잘 풀어서 하는 스타일이라 연기에 과장이 없다"고 극찬했다. 이어 "류덕환까지 셋이서 다음에는 정말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를 해보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 영화는 이선균, 오만석의 열연도 볼만 하지만 류덕환이야 말로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인다. 여리고 순수한 외모 뒤로 날카로움과 잔인함을 지닌 연쇄살인마 역의 류덕환은 영화에서 작지만 탄탄한 몸매를 드러냈다. 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류덕환은 "나는 꼭 몸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에서는 체중을 늘렸고 에서는 곱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류덕환은 "이번 영화에서는 우락부락하지는 않지만 탄탄하고 날카롭게 보이려 했다"며 "촬영 직전 운동을 하고 힘을 주니까 저런 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촬영기간 내내 칼을 품고 다닐 정도로 역활에 빠져 살던 류덕환은 결국 집에서 어머니께 쫒겨날 뻔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처럼 배우들의 열정과 연기력으로 이 영화는 빛이 난다.  

  선과 악이 존재하여 쫒고 쫒겨 두뇌 싸움을 하는 스릴러물과는 달리 배우들의 높은 연기력으로 끔찍하리 만큼 영화 속에 몰입되어 있는 세 배우를 보는 재미가 더 크다. 또한 오만석과 류덕환의 살인마 대결에서 과연 누가 이길 것이며 저 사이코 패스적 성향을 보이는 두 살인마가 왜 저런 상황에 닥쳤고, 형사역의 이선균은 과거의 어떤 비밀 때문에 괴로워 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 이 영화를 보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러한 과거와 현실을 오가는 구도가 스릴러 영화를 몇 발자국 후퇴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연쇄살인범에게는 어린 시절 겪은 사건이 트라우마로 작용하며 살인대상인 여자들은 '타락'했기 때문에 죽었다는 관습적인 설정은 이 영화도 흔한 스릴러의 한계를 넘지 못했구나 하는 마음도 든다.  

  "기교는 있지만 순수함이 없다"라는 재선의 극중 대사가 이 영화를 표현하는데 적절한게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 저 말이 맞는지 틀린지는 관객이 선택해야 하는 몫인 것이다. 아, 그리고 이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에게 알려주고 싶은 사실은 살인마 유영철과 탈옥수 신창원은 한동네에서 살고 있었다면, 두 사람이 마주쳤다면, 이란 파격적인 소재에서 시작된 영화라는 점과 극중 재신과 경주가 대화하는 언니와 여동생의 장례식에 얽힌 심리 퀴즈는 실제 살인을 저지른 범인에게도 던져지는 질문중에 하나라고 한다.  

  연기력에 목마른 관객들과 무언가 다른 스릴러가 보고 싶은 관객에게는 이 영화 추천해 주고 싶다.

 

(씨네통 닷컴 빡's의 기자시사회 리뷰 보기) 
Copyright ⓒ parkchulwon. All Rights Reserved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