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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

최승표 |2007.12.02 04:45
조회 253 |추천 0

나는 연애 편지에 많은 말을 쓰지 않았다..느낌표,물음표,쉼표,마침표,따옴표,맞따옴표...이걸로도 편지가 완성 되었고 나에게는 남들은 받지 못하는 장문의 편지를 받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소문을 듣고 당시에 학교 짱이였던 선배[가명:대근] 한명이 나를 찾아와 교실로 온게 아닌가?!!

나를 보자마자 그 선배는 몸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였다

 

대근이형 : [어깨를 주먹으로 팍~팍~치면서]아따..니가 연애편지를 그렇게 잘 쓴다면서?!!

 

대근이 형이 내 어깨를 치는데 엄청 아팠다

아~~맞다고 하면 나를 더 때릴 것 같아서 떨리는 목소리로 아니라고 말했다

 

뜽표 : 네..그..그..그..그게 아닌데요!!(--)a

뜽표 : 저 연애편지 못 써요!!

대근이형 : [어깨를 또 치면서]아니냐..그럼 나가 헛소문을 들어부렀다 말이냐?!!

 

대근이형은 계속해서 몸으로 대화를 했고 이러다간 온몸에 멍이 들 것 같고 아주 큰일 날 것 같았다

 

뜽표 : [비굴하게]아니..그게 아니구요 그냥 조금 아주 조금 써요!!

 

대근이형의 눈썹이 살짝 올라가더니 다시 몸대화를 하더라

 

대근이형 : [어깨를 또 치면서]어쭈...후배 주제에 니가 지금 나한테 잘난척을 하냐?!!

 

짜증나게 때렸데를 또 때리는거라 눈물이 핑~~돌더라구...ㅜㅠ

그러면서 대근이형이 한마디 하는데....

 

대근이형 : 니가 오늘중에 연애편지를 써오면 나가 너의 죄를 다 사하여 주불랑께 그리 알그라이...

 

쪽지하나를 나한테 던지고는 가더라구....

거기에는 근처 여고에 다니는 한살 많은 누나의 이름이 써 있던거였다...참고로 가명을 쓰겠음...[유리]

연예인도 아니면서 남학생들 사이에서 싸인하고 다니는 누나

우리때 대단했다...얼굴은 정말 이뻤지

그누나가 집에 갈 시간에는 부평시내 전 남자고등학교 남학생들이 받들어 총을 하며 길을 내준다는 그 누나...

그런 누나에게 무식하고 컴파스 짧고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대근이 형은 정말 어울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편지를 안써주자니 남은 고교생활이 암울 할 것 같아서 편지를 서 줬다

한시간..두시간..세시간이 지나가는데 생각나는게 없더라 자고로 연애편지란 마음이 당겨져 있어야 하는건데

강압적으로 그것도 절대적 상대적으로 매치가 안되는 상황에서 쓰는거라 글이 써내려 갈 일이 없는건 당연한거지

그때마침 국사시간에 배운 원효대사의 명언이 떠오르는 것이였다

 

원효대사 : 나에게 만약 자루없는 도끼를 빌려준다면 난 세상을 떠받들 제목을 만들겠오

 

바로 원효대사가 요석공주가 인연을 맺으려고 했을 때 했던 말인데...나와 함께하면 귀한 인재를 낳아 국가에 도움이 될거라는 말이였다

나는 정성스럽게 편지를 써 내려갔고 다음날 대근이 형에게 보여줬다

역시나 무식한 형님 성질부터 내더군

 

대근이형 : 야..근디 연애편지에 도끼가 모다냐?!!

대근이형 : 누가보면 나가 도끼판 줄 알긋다 짜슥아...ㅡㅡ++

대근이형 : 나가 연애편지를 써오라 했지 누가 이따위 걸 써오라 했냐?!!

대근이형 : 너 오늘 내손에 죽어불래?!!

 

에이그 무식한 형님 어쩜 그리 무식이 단독 드리블을 하냐?!!

속으론 대근이형을 비웃었지만 얼굴엔 미소를 띄우고 말았다

 

뜽표 : 선배님 화내지 마세요 그래도 이게 유명한 말이예요!!

뜽표 : 원효대사가 요석공주에게 프로포즈 했던 말이예요..이말로 요석공주와 맺어졌고 설총을 낳았잖습니까?!!

 

그러면서 대근이형은 모르면서 또 아는척을 하는 것이였다

 

대근이형 : 이~~이~~나가 원효대사 그사람을 좀 아러..원효대사 그사람이 소림사 출신이자나!!

대근이형 : 아따 스님도 장가를 가분다냐...근디 어짜 얼라 이름을 흉기로 했다냐?!!

대근이형 : 설총이 모냐 설총이 안그냐?!!

 

이러는게 아닌가..그러더니 얼른 태도를 바꾸는게 아니던가

 

대근이형 : 아따 니는 어린노무 자슥이 연애편지를 어찌 요리 찐하니 잘 쓰따냐?!!

대근이형 : 참말로 수고해싸 야..자 그럼 요것을 유리에게 직접 갔다 주그라이..

 

그냥 편지만 써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게모냐?!!

누나네 학교 앞에서 기다리다가 편지 전달까지 해야 한다니 속이 뒤집어 질 것 같더군

하지만 안하면 또 맞고 암흑의 학교생활을 할 것 같은데...

그렇게 누나네 학교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ㅋㅑ~~여자들 뗴지어 있으니 거 무섭데..저글링 같아...ㅡㅡㅋ

키도 작고 어리게 보이는 나를 보자 다들 또 한마디씩 하더라구

 

여학생1 : 아이구..니 집에 엄마 없냐..누나가 놀아줄까?!!ㅡㅡㅋ

여학생2 : 아이구 나가 모성애가 막 솟구쳐분다...누나가 빵 사줄까?!!

여학생3 : 완젼 애기네..키워서 잡아 먹을라고?!!

 

누가 여고생은 청순 가련 아름답다고 했던가?!!

내 앞을 지나가는 그녀들은 야성이 넘치는 거친 여자들이였다

나는 그 여학생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슬슬 눈치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전방 5M에서 광채가 나는게 아니였던가

그렇다 유리누나였던 것이였다

누나는 슬로우 모션으로 머리카락을 흔들며 교문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러자 어디서 튀어나오는지 남학생들이 일렬 종대로 누나옆에 붙더군

어찌나 많은지 그 남학생들을 뚫고 갈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슬그머니 집으로 돌아서는데 머리통을 울리는 소리

 

대근이형 : 아그야 이번주까지 답장이 안날라오면 이번주 토요일이 니 제삿날이다 알긋냐?!!

 

대근이형이 나에게 던지고 간 말이였다

난 잽싸게 달려가서 누나의 손에 편지를 올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젤 불쌍하게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흘리면서 누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뜽표 : 누나 답장 안해주면 저 죽어여...ㅜㅠ

 

그리곤 얼릉 뒤를 돌아 전력질주를 했다

다음날 학교를 가니깐 대근이형이 내 책상에 앉아 있는게 아니였던가

 

대근이형 : 고생했다 아그야..편지는 잘 전달 했겄지?!!

뜽표 : 예?!!네...

뜽표 : 예 어제 드렸어여

대근이형 : 이번주까지 답장이 안오면 니는 주긋쓰야

대근이형 : 오는거 봐서 니 고생한 것은 내 보답을 할랑께

 

그날이후 난 나날이 살이 빠져나갔다

답장을 생각하자니 수업시간에 집중도 안되고 도시락도 목구녕에 걸려 안넘어가고 참담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약속한 이번주는 하루밖에 안남았는데 아침마다 몸소 1학년 교실로 행차하여 저의 안부를 묻는 대근이형의 행태를 보아 답장은 아직 안왔나 보더군!!

이번주 마지막날 대근이형은 내 책상에 앉아 나를 기다렸던 거였다

 

대근이형 : 승표 이제 딱 하루 남았는디 니 기분이 어쩐가 한번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건 왜일까 모르긋다

대근이형 : 제삿상 음식은 워떤게 올라가면 좋긋냐?!!

대근이형 : 나는 말이다 인간적으로 말이다 머릿고기 눌른 것이 좋드라

 

그러면서 나를 누르는 포즈를 취하는데 나는 숨이 멈출 것만 같았다

한사람이 죽게 생겼는데 유리 누나는 답장을 보내오지 않더군

나는 자포자기 했다

 

뜽표 : 어떻하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갈까?!!ㅜㅠ

뜽표 : 아니야 대근이형은 끝까지 찾아올거야..그러고도 남아..아우...어떻게...ㅜㅠ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고 나는 대근이형이 기다리는 옥상으로 올라가려고 일어섰다

그때 누군가 나를 부르더군

그러더니 작은 상자를 주는게 아닌가 그 상자에는 김유리라고 써있던 것이였다

갑자기 눈앞이 환해졌다

 

뜽표 : 그래 이젠 나는 살았다...ㅎㅏㅎㅏㅎㅏ

뜽표 : 착한 누나가 날 구해줬구나

 

나는 상자를 받아들고 얼른 튀어 올라갔다

 

뜽표 : 대근이형 드뎌 왔어요..유리 누나가 드디어 답장을 보냈어요..근데 선물이 있는 것 같아요..이것 보세요!!

 

내가 상자를 건내주자 대근이형 귀에 입이 걸리더군

 

대근이형 : 고생했다 승표야이

대근이형 : 야 니들 앞으로 승표 건들이면 나한테 디진다이...

대근이형 : 아따 우리 승표 잘했다 잘했어이...어이구 이게 모다냐 어이구...어디 풀어볼까나!!

대근이형 : 아따 와이리 가슴이 떨리냐이

 

그렇게 대근이형이 유리누나의 상자를 펼쳤는데

안에는 신문지로 겹겹이 쌓여있던 것이였다..

 

대근이형 : 아따 얼마나 좋은 것이길래 이리도 마니 쌓다냐..

 

한겹..두겹..세겹..네겹..마지막 신문을 거둬내고 개봉박두

모두의 이목이 물건에 집중 되었다

순간 나는 직감했다

 

뜽표 : 나 오늘 죽었구나!!

뜽표 : 오늘이 내 제삿날이구나!!

 

그렇다 신문지 안에는 진짜로 자루가 없는 작은 도끼가 쌓여있던 것이였다

그리고는 편지에 이렇게 써있더군

 

유리누나 : 자 됐니...원하는 도끼니깐 잘 써라!!

 

나에게 만약 자루없는 도끼를 빌려준다면 난 세상을 떠받들 제목을 만들겠어

그날 나는 내 몸이 자루가 되도록 대근이형에게 맞았다...ㅜㅠ

나중에 알고보니 유리누나는 단순무식에 깡패같은 대근이형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군!!

그래도 왠만하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가만히 있으면 계속 찍쩝될 것 같아서 그런 모진 행동을 한거란다

치떨리게 보기 시른 사람 지금도 다신 보기 시러서 그때 그렇게 답장을 보냈다는 것이였다

지금 32살인 나는 대근이형이랑은 영영 연락을 안하고 그 방향으로 오줌도 안싸고..유리 누나랑은 지금도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다는 옛날 이야기가...ㅎㅏㅎㅏㅎㅏ

내싸이에 보면 누나 사진도 있구 지금도 이쁘다..벌써 딸 둘에 아들 하나 있는데..아직도 미인이다...^^

지금도 가끔 도끼 얘기를 하는데 웃긴다...풉!!(--)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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