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번에 재수를 한 수험생입니다.
고등학교 다니는 3년 내내
선생들한테 참 많이 찍혔더랬죠.
제가 좀 불만이 많았거든요.
뭐 흔히들 말하시는
"호강에 겨워서" "다들 겪었던"
[불합리함.]
때문에... 부모님과도 엄청난 마찰을 빚고
선생님들과도 마찰을 빚고
제가 얌전히 학교를 졸업했다는게 신기할 정도네요.
앞서 말했듯이 고등학교를 거치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겪었을 겁니다.
마치 대학교가 전부인냥 공부가 전부인냥
말하는 어른들의 모습을요.
말로는 대학교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하면서도
대학교만 가라. 대학교가서 너 하고 싶은것 마음껏 해라.
대학교만 가면 인생이 변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소리...
앞뒤가 안맞는 모순된 소리에
몇 번이고 뒤집혔었네요.
대학교 가면 도대체 뭐가 바뀌나요.
분명히 대학교가 인생의 전부는 아닌데
왜 대학교가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우리가 수능에 목 매달아야 하나요.
아니.
백 번 양보해서
남들 다하듯 보다 자기 계발을 위해 공부하는 거라고 칠게요.
자기 계발.
말은 참 그럴 듯 하네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학교가 설립되어 학생들을 교육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인성 교육?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한 기초 교육?
아니면...
상위권 애들 몇 명 서울대 보냈다로 우수 학교 여부를 판정하는
소위 말하는 "대학 잘보내기" 인가요?
제가 고 2 일 때 저희 동아리 선배가
포항공대와 서울대 두 군데를 붙었는데
포항공대를 갔습니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었죠.
그 선배... 엄청 까이더군요.
거의 뭐 학교의 이름에 먹칠을 한 것 마냥
배신이라로 한 것 마냥...
이게 제대로 되 학교의 모습인가요?
서울 농대라도 집어넣어서
한 명이라도 서울대 더 보냈다, 좋은 학교네.
라고 대외의 평가를 잘 받는게 학교의 목표인가요?
사교육을 억제하고 공교육의 활성화를 하겠다...
말을 참 번지르르 하네요.
근데 우리나라에 공교육이라는게 있기나 했는지는 의문이네요.
고등학생이라는 것들이
학교에서 도대체 뭘 배웠길래
6대 광역시 전국 팔도조차 지도에서 집어내질 못 할까요?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위해 필요한 지식은
바로 그런 지식이 아닐까요?
죽어있는 지식 가르치고, 대학교 잘 보낸거로 평가받고
이게 공교육의 참 모습인가요?
이제 제가 이 글을 쓰게 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해주신
서울 강서구 M고 K모 선생님과 그 외 분들에 대해 쓰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K모 선생님께...
진정한 위선이 무엇인지를 절실히 느끼게 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고등학교 3학년에 처음 올라갔을 때.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탐 네 과목을 정해
공부하고 있었고 공부해왔을 그 때...
그 선생님이 제 옆에 있던 녀석에게 불쑥 말하더군요.
"너 왜 국사 선택 안하냐?"
다른 과목도 아니고 왜 하필 국사였을까요.
다른 학생도 아니고 왜 하필 그 녀석(당시 우리반 2등으로 들어왔답니다.)이었을까요.
서울대?
그 놈의 서울대가 뭐 대단하다고.(아 대단하긴 합니다만...)
학교에서 눈에 불을 켜고 학생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 명이라도 서울대 더 보내려고 온갖 난리법썩을 치면서
그게 우리를 위한 길이라고 가식을 떠는 모습...
참 보기 좋더군요.
그리고...
제가 당시에 수리가 참 안나왔더랬습니다.
바닥을 기었으니 말이죠.
고 2 겨울방학에 논 댓가를 톡톡히 치렀던거 같네요.
그렇게 수리가 바닥을 기던 어느 날...
저보고 수리를 포기하라더군요.
제 점수를 보고는 그런 말이 충분히 나올 수 있겠다 싶기도 했지만
참 주변에서 수리 포기했다는 놈들 몇 번 보긴 했지만
참 씁쓸하더군요.
가능성은 보지도 않고 그냥 덥어놓고
눈 앞의 입시에 급급해서 대학 지도를 하는 모습...
선생님들에 대한 환상을 다시 한 번 깨더군요.
이 이야기를 제가 왜 하느냐...
제게 "결국 너한테 수리 포기하라는 것 땜에 열받았냐?"
라고 하실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번에 수능보고 성적표를 찾으러 갔다와서
정말로... 정말로... (대부분의)학교 선생 따위는 믿을게 못 된다라는걸 느꼈습니다.
제가 이번에 언외 1등급 수리가 3등급이었습니다.
근데 그 성적표를 보면서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와 함께
"서울에 수리 반영 안하는 대학 많으니까 거기 가면 좋은 성과 얻을 수 있을거다."
수리 반영 안하는 대학가려고 수학 포기할래 소리 듣고도
계속 공부를 해온게 아닙니다.
제가 이번에 엄청 못봐서 4등급, 5등급이라도 나왔다면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3등급입니다.
수리를 포기하고 대학교에 들어갈만한 성적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더군요.
참고로 제가 알아본 바로는 서울에 수리를 반ㅇ영하지 않는 4년제 대학교는
작년보다더 더 줄어서 그 수가 대단히 적다고 들었습니다.
뭐라 할 말이 안나오더군요.
작년에 했던 이야기와 결부시켜보면 이 선생이
무능력하다는 결론 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만...
제가 재수를 결심할 당시 선생님한테
주요 대학 내신 산출 표 좀 달라고 부탁을 한 적 있었습니다.
"수도권 대학까지 싹 다 뒤져서 가장 적합한 대학교 찾겠다."
하.하.하....
재수해서 수도권 대학이라니요...
그래도 3년 내내 공부 왠만큼 해서
작년 성적만으로도 수도권 대학교는
장학금받고도 다닐 수 있었는데
그 외에도
학교 생활하면서 참 불합리한 일 많았네요.
자기 과목 공부 안한다고 은근슬쩍 압박 주는가 하면
수업 시간에 엎드려있다고 앞에서 열심히 욕을 하고 계신가 하면
선생님들한테 묻고 싶네요.
어차피 학교에서는
SKY에 갈 학생들만 몇 명 있으면
나머지 학생들은 말썽만 안부리고 있으면
되는거 아닌가요.
대학교와 교육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학생들에게
위로를 해주질 못할 망정, 길잡이를 해주지는 못할 망정
그들에게 또다른 압박을 가해야만 하나요.
성적을 빼고 순수하게 학생을 대해 줄 수는 없나요.
제 개인적인 넋두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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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으실 분들에게 말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에서 제게
"누구나 겪는 일 너만 겪는 것처럼 말하지 말아라."
"배부른 소리하네."
등의 옛날 이야기를 들어 제가 쓸데없는 불평이나 하고 있다고 말하실 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대체로 이런 류의 이야기를 할 때면 다들 그런 반응이더군요.)
그럼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해서 불합리하다는걸 뻔히 알면서도
난 이미 지났으니까 나완 상관없으니까 하는 태도로 무시하겠습니까?
내가 겪었던 불합리함을 내 동생이, 내 조카가, 내 아이들이 겪을텐데...
그걸 '우리도 겪었던거니까 어쩔 수 없어'라면서 그 현실에 끌려가시겠습니까?"
인간은 학습 능력이 있습니다.
잘못된 현실을 바꿀 능력도 있구요.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바꾸지 않으려는 태도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로 이야기를 꺼내서 미안하지만 고 전태일씨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남들 다 겪는 불합리함이라고 해서
전태일씨가 외면했던가요?
전태일씨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현실을 바꾸었나요?
전태일씨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현실을 바꾸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 그 결과는 솔직히 안타까웠지만요.
그가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더 오랜 시간 동안
그러한 악조건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더 많은 피땀을 흘려야 했을 겁니다.
이제 긴 글이 정말 마지막이네요.
위에 글 다 뻘소리라고 욕해도 좋습니다.
제가 건방지다고 욕해도 좋습니다.
이 한 마디만 들어주세요.
"우리는 모르모트가 아니다! 교육부의 제비뽑기 교육 정책 따위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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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어쩌다보니 일간베스트에까지 오게 되었네요.
제 일천한 글쏨씨로 인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듯하여
이렇게 좀 더 끼적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공부하기 싫어가 아닙니다.
얼마 전에 아는 동생에게 문자가 왔더군요.
"학교가 감옥같아."
전 단지 제 동생들, 제 후배들이 저와 똑같은 이유로
부모님과 선생님들과 갈등을 빚으며
추억만 쌓아도 모자랄 고등학교 3년의 시간을 헛되이 보낼 것이
안타까워... 그들만이라도 보다 다양성이 보장된 사회에서
보다 자신의 꿈을 위한 자유로운 학교 생활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일 뿐입니다.
압니다.
제가 이렇게 주절주절 쓴다고 해도 현실은 바뀌지 않겠지요.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전태일씨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이 있어서 우리 사회의 하층 노동자들의 인권이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그 분의 고귀한 희생이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전 자퇴하거나 일인 시위를 할 정도로 용기가 있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말만 늘어놓는 제가 위선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마저도
외면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p.s. 그리고 제 글을 제대로 안 읽으신 분들이 계신 것 같아서 한 마디 덧붙이겠습니다.
전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었고 원하는 학교, 학과도 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제 성적 운운하시기 전에 글부터 제대로 독해하시는 연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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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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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보시기 불편하다고 하시기에 글씨 효과 없앴습니다.
오타도 수정했습니다;;
관심가져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