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8시가 넘었습니다. 아버지와 9시 경에 방아를 찧기로 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후다닥 준비해서 화순으로 갔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준비를 끝내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작업복을 갈아입고 트럭을 몰고 정미소로 갔습니다. 동네에서 나락 몇 개를 가지고 오신 분이 있어 먼저 방아를 찧어 보냈습니다.
그리고 언동 마을로 갔습니다. 이 어르신은 젊었을 때 동네 정미소를 했던 분입니다. 지금도 트랙터와 이앙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연세가 많아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아직까지는 직접 하고 계십니다. 지난 가을에 방아를 많이 찧었고 이번에는 남은 방아를 찧었습니다. 매상 포대로 스무 개 남짓 방아를 찧어 갖다 드렸습니다.
마을을 벗어나려니 다른 아저씨 한 분이 부릅니다. 방아를 찧자고 하십니다. 어머니가 아프셔서 정신 없이 지내다 보니 방아를 찧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방아를 매일 찧지는 않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모아서 주말에 하루씩 잡아 찧을 뿐입니다.
집에 트럭을 대고 나락을 실었습니다. 콤바인 포대로 40개 정도 나왔습니다. 올해 벼 수확이 아주 좋지 않다고 합니다. 우렁이 농법으로 농사를 지었는데 어머니가 아프셔서 병원에 계신 탓에 신경을 전혀 쓰지 못했다고 합니다. 방아를 찧으니 쌀로 열 가마 정도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고 좋아 하셨습니다.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서 창고 정리를 하고 씼었습니다.
아버지는 약속이 있어 나가시고 어머니와 동네 아주머니 한 분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냉장고에 있던 떡국대를 꺼내 만두와 함께 떡국을 맛있게 끓여 주셨습니다. 배가 고파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습니다. 그러고보니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졸지에 두 살을 먼저 먹어버린 하루였습니다.